Ⅰ. 서 론
기능성 소화불량증(functional dyspepsia, FD)은 증상을 설명할 수 있는 기질적 질환이 배제된 상황에서 불쾌한 식후포만감, 조기포만감, 상복부 통증, 작열감 중 한 가지 이상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기능성 위장관 질환으로, Rome IV criteria에 의해 정의된다1. FD는 전 세계적으로 10-30%의 유병률을 보이며2, 삶의 질 저하와 의료 이용 증가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만성 질환이다3,4.
FD의 병태생리는 위장관 운동 이상, 위 적응 장애, 내장 감각 과민, 뇌-장 축(Brain–gut axis)의 이상 등 복합적인 기전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5, 이러한 기능 이상은 위에 국한되지 않고 상부 위장관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에서는 다양한 식도 관련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며6, 인후부 이물감(globus sensation) 또한 그 중 하나로 보고되고 있다. Rome IV criteria에서는 기질적 병변이나 삼킴 장애 없이 인후부의 이물감을 지속적으로 느끼는 상태를 인두구(globus)로 정의하며, 이를 기능성 식도질환의 한 범주로 분류하고 있다. 인두구는 역류 증상 및 다른 기능성 위장관 증상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내장 감각 과민 및 위장 운동 이상과 같은 공통된 병태생리가 제시되고 있다8,9. 따라서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에서 나타나는 인후부 이물감은 독립된 증상이라기보다 상부 위장관-식도 축(esophagogastric axis)의 기능 이상이 연속적으로 표현된 임상 양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10,11.
기능성 소화불량은 다른 기능성 위장관 질환과의 중첩이 흔하며, 이러한 중첩은 상부 위장관 및 식도 증상의 동반과 함께 증상의 중증도와 질병 부담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12. 특히 인후부 이물감이 동반된 환자군은 다양한 상부 위장관 증상을 함께 호소하는 경우가 많으며, 기존의 위산억제제, 위장관운동촉진제 및 항우울제 등의 약물치료에도 충분한 증상 호전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5. 이러한 점에서 기능성 소화불량과 인후부 이물감이 중첩된 환자군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접근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을 다양한 변증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그 중 肝脾不和는 임상에서 흔히 적용되는 병리 개념이다13. 肝氣의 鬱結은 脾胃의 運化 기능을 저해하여 상복부 팽만감, 식후 불편감 등의 소화기 증상을 유발하며, 동시에 氣의 소통 장애와 痰氣의 結滯가 상부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 인후부 이물감(梅核氣)으로 나타날 수 있다14. 이러한 점에서 肝脾不和는 기능성 소화불량과 인후부 이물감이 동반된 임상 양상을 통합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병리적 기반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러한 병태 인식을 바탕으로 한약 치료는 기능성 소화불량의 증상 개선에 유의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어 왔으며15,16, 인후부 이물감을 포괄하는 기능성 식도질환에서도 유의한 임상적 효과가 제시되고 있다17. 그러나 기존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불응성 환자에 대한 치료 경험과 객관적 평가를 포함한 보고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본 증례에서는 기존 서양의학적 치료에도 호전을 보이지 않았던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를 대상으로 복령음 합 반하후박탕을 비롯한 한의치료를 시행하여, 복합적인 위장관 증상과 인후부 이물감의 유의미한 개선을 확인하였다. 또한 위의 전기적 활동을 비침습적으로 측정하여 위운동 기능을 평가할 수 있는 위전도 검사(electrogastrography, EGG)를 통해 위기능의 개선을 객관적으로 확인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본 증례는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았던 불응성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에서 한의치료가 임상 증상 및 위기능 개선에 유효할 가능성을 보여준 증례로서 보고하고자 한다.
본 증례는 연구에 앞서 경희대학교한방병원 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KOMCIRB 2026-04-003, 승인일: 2026년 4월 3일)을 통해 본 환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졌음을 밝힌다.
II. 증 례
1. 증례 및 진단
64세 여성 환자가 조기포만감, 식후 더부룩함, 속쓰림 등을 비롯한 소화불량과 인후부 이물감을 호소하며 X년 6월 3일 내원하였다. 본 환자는 만성적으로 상복부 더부룩함과 인후부 이물감을 호소하던 자로, X-1년 9월경부터 증상이 점진적으로 악화되면서 속쓰림 및 트림이 동반되었다. 이에 X-1년 11월경 시행한 상부위장관내시경 검사상 특이소견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경구 약물 치료를 시행하였으나 증상 호전 없어 자의로 중단하였다. 이후 지속되는 증상에 대해 X년 2월경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후 자율신경기능 이상으로 진단받고 경구약물 복용을 시작하였으나 증상 호전되지 않아 상기 증상에 대한 한의치료를 위해 X년 6월 3일 본과로 입원하였다. 과거력상 특이 내과적 질환 및 수술력은 없었다.
본 환자는 상부위장관내시경 및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인후부 이물감과 위장관 증상을 유발할 만한 기질적 병변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병력상 체중 감소, 반복되는 구토, 위장관 출혈 등의 경고 증상도 동반되지 않았다. 내시경 검사 외에도 입원기간 동안 일반혈액검사, 혈청생화학검사 등을 시행하였으며, 증상을 설명할 만한 특이 소견은 확인되지 않았다. 환자는 진단 시점 이전부터 6개월 이상 조기포만감, 식후 불편감, 상복부 통증을 호소하였고, 최근 3개월 이상 해당 증상이 지속되어 Rome IV criteria 상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진단하였다. 특히 식후 불편감과 조기포만감이 두드러져 postprandial distress syndrome(PDS) 아형의 특성을 보였으나, 상복부 통증도 동반되어 일부 epigastric pain syndrome(EPS)의 양상이 중첩된 것으로 판단하였다. 환자가 호소한 인후부 이물감은 식사와 명확한 연관 없이 지속적으로 나타났으며, 상부위장관내시경 검사에서 기질적 병변은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연하곤란이나 연하통 등의 식도 기질질환을 시사하는 증상은 동반되지 않았고, 위식도역류질환 및 호산구성 식도염을 시사하는 내시경 소견 또한 관찰되지 않았다. 이에 본 증례의 인후부 이물감은 Rome IV criteria 상 기능성 식도질환의 범주인 인두구에 부합하는 임상 양상으로 판단하였다. 다만 식도 운동장애를 배제하기 위한 추가적인 기능검사는 시행되지 못하였다.
X년 6월 3일 입원 1일 차에 시행한 계통문진 및 신체진찰 결과는 Table 1과 같았다.
Table 1
General Condition at Admission
상기 계통 문진 및 신체 진찰 소견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한의학적 변증을 시행하였다. 환자는 신장 154 cm, 체중 47 kg으로 전반적으로 마른 체형이며 脈弱, 舌淡紅, 苔薄白, 面色萎黃, 氣力低下, 自汗 등의 素症을 통해 氣虛로 변증하였다. 또한 소화불량이 주 증상인 점을 함께 고려하여 脾氣虛로 진단하였으며, 長鳴, 痞滿, 惡心 등의 증상을 근거로 만성적인 병태에 따른 濕痰停滯가 동반된 것으로 판단하였다. 사소한 일에도 불안해하거나 걱정하며 잠 못 이루는 성정과 평소 스트레스가 많다는 환자 호소를 통해 肝鬱氣滯 또한 겸하였다고 진단했다.
2. 치료계획 수립 및 치료 내용
상기 환자는 소화불량과 더불어 인후부 이물감을 강하게 호소하였다. 이에 위장관 증상에 대해 복령음(茯苓飮)을, 인후부 이물감에 대해 반하후박탕(半夏厚朴湯)을 합방하여 투약하였으며 입원 기간 동안 증상의 변화를 관찰하였다.
1) 한약치료
복령음은 백복령, 인삼, 백출, 지실, 진피, 생강으로 구성되며 三焦에 水氣가 있어서 답답하여 음식을 먹지 못하는 증상을 치료하는 처방으로18, ≪鄕藥集成方≫에 “治三焦有水氣, 滿悶不能食, 消痰氣, 令能食茯苓飮”라고 설명되어 있다. 이는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환자의 소화불량 증상과 유사하다. 반하후박탕은 반하, 후박, 복령, 생강, 자소엽으로 구성되며 ≪金匱要略≫에 처음 수록된 처방으로, 七情像으로 인해 발생한 인후부 이물감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19. 본 증례의 환자는 소화불량만큼 인후부 이물감으로 인한 불편감을 강하게 호소하고 있기에 반하후박탕을 합방하여 투약하였다. X년 6월 3일부터 X년 7월 2일까지 복령음 합 반하후박탕을 탕전하여 1일 3회 식후 2시간 복용하였다(Table 2). 2시간 동안 1.8L의 물에 2첩 분량의 구성 약재들을 가압 환경에서 열수추출하여 100 ml 3포를 탕전하였다(광동 약탕기, 서울, 한국).
Table 2
Composition of Bongnyeong-eum-hapbanhahubak- tang
2) 침치료
X년 6월 3일부터 X년 7월 20일까지 총 30일간 인후부 이물감과 소화불량 증상 개선을 목적으로 침치료를 시행하였다. 0.25×40 mm stainless steel 일회용 호침(동방메디컬, 성남, 대한민국)을 사용하여 1일 1회, 20분간 유침하였으며, 각 혈위에 1-1.5 cm 깊이로 直刺한 후 추가 술기 없이 유침하였다. 혈위는 기능성 소화불량 치료에 다빈도로 활용되는 혈자리를 중심으로 中脘(CV12), 上脘(CV13), 下脘(CV10), 天樞(ST25), 足三里(ST36), 上巨虛(ST37), 內關(PC6), 合谷(LI4), 太衝(LR3)를 선정하였다.
3) 전침치료
X년 6월 3일부터 X년 7월 20일까지 총 30일간 소화불량 증상 개선을 목적으로 전침치료를 시행하였다. 혈위는 足三里(ST36), 上巨虛(ST37)를 선혈하였으며, 1-1.5 cm 깊이로 直刺하였다. ST36에 대한 전침 자극은 여러 연구에서 위 운동성을 조절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20, 21, 22). 양측 ST36와 ST37를 각각 한 쌍으로 연결하여 주파수 3 Hz, 환자가 통증을 호소하지 않는 범위 내 최대 강도의 전기자극을 하루 1회, 20분 시행하였다. 0.25×40 mm stainless steel 일회용 호침(동방메디컬, 성남, 대한민국)을 사용하였으며, STN-111 침전기자극기((주)StraTek, 안양, 대한민국)를 이용하여 전기 자극을 가하였다.
4) 뜸치료
X년 6월 3일부터 X년 7월 20일까지 30일간 온열자극을 통한 소화불량 증상 개선을 목적으로 복부에 쑥뜸 치료를 시행하였다. 기능성 소화불량의 치료에 사용된 다빈도 혈자리 중 복부에 위치한 中脘(CV12), 天樞(ST25)에 시행하였으며(정상윤, 2014 #189), 간접쑥뜸기(햇님온구기, 동양의료기기, 서울, 대한민국)를 사용하여 1일 2회 20분 동안 진행하였다.
5) 양약치료
본 환자는 위장관 증상에 대해 X-1년 12월 12일부터 모사프리드시트르산염이수화물(mosapride citrate dihydrate) 15 mg 1일 1회, 펙수프라잔염산염(Fexuprazan hydrochloride) 40 mg 1일 1회 복용하였으나 증상 호전 없어 약 1개월간 복용 후 자의로 중단하였다. 이후 지속되는 증상에 대해 X년 2월경부터 클로나제팜(Clonazepam) 0.25 mg 1일 1회 및 미르타자핀(Mirtazapine) 3.25 mg 1일 1회를 처방받아 복용하였으나, 환자가 약물 중단을 희망하여 입원 15일 차에 클로나제팜을 먼저 중단하였고, 이후 입원 23일 차에 미르타자핀 복용도 순차적으로 중단하였다. 약물 중단 전후로 수면 양상 변화나 전반적인 컨디션 저하는 관찰되지 않았다.
III. 평가 방법 및 치료 경과
1. 평가 방법
본 증례에서는 소화불량 개선 양상을 관찰하기 위해 매일 복부불편감의 정도와 구체적인 증상 양상을 문진하였으며, 불편감의 정도를 수치평가척도(Numerical rating scale, NRS) 점수로 기록하였다. 입원 시와 퇴원 시에 위장관 증상 평가 척도(Gastrointestinal Symptom Rating Scale, GSRS)와 기능성 소화불량 관련 삶의 질(Functional dyspepsia-related quality of life, FD QoL) 설문지를 시행하여 증상의 세부 변화 양상과 삶의 질을 평가하였다. 또한 정량적인 변화 양상을 확인하기 위하여 위전도 검사를 시행하였다.
1) 인후부 이물감 및 소화불량 증상에 대한 환자 주관적 불편감 확인
매일 오전 6-7시에 전일의 복부불편감 증상 양상 및 정도에 대해 문진하였으며 불편감은 NRS 점수로 기록하였다. 또한 복부불편감으로 인한 식사량 감소 및 인후부 이물감에 대한 호소를 반영하여, 식사량과 대해서도 함께 문진하였으며 인후부 이물감을 NRS 점수로 평가하였다. 더불어 전일 대비 증상의 증감 여부를 반복적으로 확인함으로써, 환자의 NRS 평가 기준이 일관되게 유지되도록 하였다.
2) 위장관 증상 평가 척도(Gastrointestinal Symptom Rating Scale, GSRS)
GSRS는 자기보고형 위장관 증상 평가 척도로, 상부 및 하부 위장관 증상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복통, 소화불량, 역류, 설사, 변비의 5개 증상 영역으로 구성되며, 총 15개의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문항은 7점 척도를 사용하여 점수화되며, 총점은 최대 105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증상의 중증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23. 입원일 및 퇴원일에 평가를 시행하였다.
3) 기능성 소화불량 관련 삶의 질(Functional Dyspepsia Related Quality of Life, FD-QoL)
FD-QoL은 건강 관련 삶의 질(Health-Related Quality of Life, HRQoL)에 기반하여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의 삶의 질을 평가하기 위한 평가 도구로, ‘섭식’, ‘생활 활력’, ‘정서’, ‘사회적 기능’의 네 영역으로 구성된다.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부터 ‘매우 많이 그렇다’까지 총 5단계로 평가되며, ‘전혀 그렇지 않다’에 0점, ‘매우 많이 그렇다’에 4점을 부여하여 삶의 질이 낮을수록 점수가 높게 책정되며 최대 총점은 84점이다24. 해당 평가는 입원일 및 퇴원일에 시행하였다.
4) 위전도 검사(Electrogastrography, EGG)
위전도 검사는 환자의 위 운동성 및 기능을 평가하기 위해 위의 전기적 활성도를 체표면을 통해 측정하는 검사로, Polygraf ID™ (Alpine Biomed, Denmark)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25. 본 증례의 환자는 입원 기간 동안 2주 간격으로 총 3차례 검사를 시행하였으며, 모든 검사는 물을 포함하여 8시간 이상 금식을 유지한 상태에서 오전 8시 30분에 진행하였다. 검사는 환자가 45도 거상된 앙와위 자세를 취한 상태에서 총 5개의 전극을 부착한 후 시행하였으며, 전극의 위치는 Fig. 1과 같다(Channel 3: 검상돌기와 배꼽 중점, Channel 1: Channel 3으로부터 좌측 45도 상방의 연장선과 검상돌기 하연의 수평선이 만나는 지점, Channel 2: Channel 1과 Channel 3의 중점, Reference: 검상돌기 바로 아래, Ground: Channel 3의 가로선과 좌측 전중액와선의 교차점). 8시간 이상의 공복 상태에서 20분간 식전 검사를 진행하고, 뉴케어 2캔(대상웰라이프, 1캔당 200 mL)을 섭취한 뒤 20분간 식후 검사를 시행하였다. 위전도 검사의 결과 지표로는 주 주파수(Dominant Frequency, DF), 파워 비(Power ratio, PR), 식전 및 식후 정상 위서파의 비율을 사용하였다.
2. 치료 경과
1) 인후부 이물감 및 소화불량 증상에 대한 환자 주관적 불편감 확인
환자는 입원 당시 NRS 9의 심한 복부불편감을 호소하였으나, 치료가 진행됨에 따라 점진적인 감소 양상을 보였다. 치료 시작 후 약 10일 경과한 시점에서 상복부 더부룩함, 상복부 통증, 속쓰림의 감소와 함께 NRS 5-6으로 감소하였으며, 입원 2주차 이후에는 가스차며 트림이 발생하는 증상의 경감과 함께 NRS 4 이하로 호전되었다. 이후로도 지속적인 증상의 경감을 통해 호전을 보여 종일 소화불량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관찰되었으며, 이에 비례하여 식사량의 증가도 함께 관찰되었다. 입원 초기 끼니당 2-3숟가락 정도에 불과하였던 식사량은 치료 후 1공기까지 증가하였다. 이후 간헐적으로 가스차는 증상 및 더부룩함이 발생하여 NRS 0-2 사이의 변동성은 있으나 입원 시 대비 뚜렷한 증상 개선이 확인되었다. 인후부 이물감은 입원 당시 NRS4로 확인되었으며 이후 증상의 증감은 보였으나 점진적인 감소를 보여 입원 25일 차 이후로는 소실되었다(Fig. 2).
2) 위장관 증상 평가 척도(Gastrointestinal Symptom Rating Scale, GSRS)
입원 시 시행한 GSRS 점수는 총 62점, 입원 30일 차에는 총 23점으로 감소하였다. 세부 문항별 점수 변화는 다음과 같다. 환자의 주 증상과 관련된 복통군은 입원 시 10점에서 퇴원 시 2점으로, 소화불량군은 입원 시 32점에서 퇴원 시 13점으로, 역류군은 14점에서 2점으로 호전을 보였다. 입원 기간 동안 설사 및 변비 증상은 호소하지 않았다 (Fig. 3).
3) 기능성 소화불량 관련 삶의 질(Functional Dyspepsia related Quality of Life, FD-QoL)
입원 시 시행한 FD-QoL의 점수는 총 51점으로 모든 항목에서 불편감의 호소가 있었다. 입원 30일 차에 시행한 FD-QoL은 16점으로 전반적으로 점수가 감소하였으며 삶의 질의 개선을 보였다. 특히 섭식 문항은 18점에서 7점으로, 정서 문항은 17점에서 4점으로 10점 이상의 큰 폭의 감소를 나타냈다(Fig. 4).
4) 위전도 검사(Electrogastrography, EGG)
위서파의 주 주파수(Dominant Frequency)는 세 차례의 검사 모두 참고치인 2~4 cpm 이내로 확인되었다. 위전도 검사 중에서도 이상 소견이 가장 잘 관찰되어 빈용되는 결과값이자 위의 원위 전정부에 해당하는 Channel 3에서 파워비(Power ratio)와 정상 위서파(Normal Slow Wave)의 비율을 확인하였다26. 파워비는 위의 수축력을 반영하는 지표로, 2 이상일 경우 정상으로 간주하며 1 미만인 경우 식사에 대한 위장의 운동이 불량할 가능성이 높다27. 본 환자의 파워비는 6월 4일에 0.3으로 위 수축력의 저하를 보였으나, 6월 18일에 1.6, 7월 2일에 2.3로 증가하여 위 수축력의 개선을 확인하였다. 위 운동의 규칙성을 보여주는 정상 위서파의 비율은 80% 이하인 경우 위장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다28. 본 환자의 정상 위서파 비율은 식전 및 식후에 85%~100%의 범위로 측정되며 변동성이 관찰되었지만 참고치 이내의 범주였다(Table 3).
Table 3
Changes of Electrogastrography Parameters During the Hospitalization Period
| Day 2 (6/4) | Day 16 (6/18) | Day 30 (7/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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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e† | Post‡ | Pre† | Post‡ | Pre† | Post‡ | ||
| Dominant frequency (cpm*) | 3.0 | 2.9 | 2.8 | 3.2 | 2.8 | 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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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nnel 3 | Normal slow wave (%) | 85 | 95 | 90 | 85 | 100 | 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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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adygastria (%) | 0 | 0 | 0 | 0 | 0 | 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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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achygastria (%) | 5 | 0 | 10 | 15 | 0 | 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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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rhythmia (%) | 10 | 5 | 0 | 0 | 0 | 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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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wer ratio (Post‡/Pre†) | 0.3 | 1.6 | 2.3 | ||||
5) 환자 관점
본 증례의 환자는 만성적인 소화불량을 호소하던 자로, 상복부 더부룩함, 상복부 통증, 복부팽만감, 조기포만감, 속쓰림, 위산역류, 트림, 가스참, 인후부 이물감, 오심 등 다양한 위장관 증상을 호소하였다. 입원하여 복령음 합 반하후박탕을 투약하기 시작하며 점진적으로 증상의 빈도 및 강도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입원 1일 차에 “공복일 때는 괜찮다가도 한 숟가락이라도 먹으면 배가 더부룩하면서 명치부위가 아파요. 속도 쓰리고 가스가 많이 차서 트림, 방구가 자주 나와요. 목에 뭔가 걸린 것 같은 느낌이 계속 들어요”라고 표현하며 다양한 위장관 증상을 호소하였다. 입원 6일 차에 “배가 더부룩한 느낌을 이전보다 덜 느꼈어요.”라고 하였으며, 입원 13일 차부터는 “밥 먹고 나면 더부룩한 게 좀 덜 해요. 그래서 먹는 양이 조금 늘었어요. 신물 올라오는 것도 어제 없었어요.”라고 표현하였으며 이후로도 증상 발생은 거의 없었다. 입원 20일 차부터 “배에서 꾸룩꾸룩하는 소리가 좀 줄고 방귀랑 트림하는 횟수도 줄고 있어요.”라고 하였으며, 입원 24일 차에는 “목에 뭔가 걸린 것 같은 느낌이 점점 줄었는데 어제는 아예 없었어요.”라고 하며 인후부 불편감의 소실을 확인하였다. 입원 30일 차(퇴원 시)에는 대부분의 증상이 소실되거나 경미해져서 “가끔씩 더부룩하거나 가스차는 느낌이 있긴 한데 이전에 비하면 훨씬 편해요. 이제 1끼에 1공기씩 먹어요.”라고 표현하였다.
IV. 고찰 및 결론
본 증례의 환자는 약 1년 전부터 악화된 상복부 더부룩함, 조기포만감, 속쓰림 등의 소화불량과 인후부 이물감에 대해 약물치료를 시작했으나 증상 호전이 없었다. 상부위장관내시경 등 검사를 시행하였으나 기질적 이상은 확인되지 않아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진단 하 위장관 증상에 대한 침치료, 전침치료, 뜸치료를 진행하였으며, 한약치료로 복령음 합 반하후박탕을 30일간 투여하였다. 치료를 시작한 이후로 심리 상태에 따른 증상의 증감은 있었으나 시간 경과에 따른 점진적인 호전을 보였으며, 주관적 평가 척도 수치 호전뿐만 아니라 위전도 검사상 위 기능의 개선이 확인되었다. 증상의 개선과 더불어 식사량이 증가하는 등 환자의 삶의 질 개선 또한 확인되었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다양한 병태생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으로, 내장 감각 과민과 위장관 운동 이상이 주요 기전으로 제시된다5. 이러한 이상은 위에 국한되지 않고 상부 위장관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기능성 위장관 질환 간의 중첩 현상이 흔히 관찰된다12. 인후부 이물감은 환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증상을 의미하며, Rome IV criteria에서는 기질적 병변이나 연하장애 없이 이러한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를 인두구로 정의하고 기능성 식도질환의 한 범주로 분류하고 있다7. 본 증례의 환자는 상부위장관내시경 검사에서 기질적 병변이 확인되지 않았고, 경고 증상 또한 동반되지 않아 환자가 호소한 인후부 이물감은 기능성 식도질환의 범주인 인두구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였다. 기능성 식도질환은 식도 과민성 및 상부 위장관-식도 축(esophagogastric axis)의 기능 이상과 관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기능성 소화불량 또한 유사한 병태생리를 공유한다7,12. 따라서 본 증례와 같이 FD 환자에서 인두구 양상의 인후부 이물감이 동반되는 경우, 이는 독립된 질환이라기보다 상부 위장관 기능 이상이 연속적으로 표현된 임상 양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환자군은 증상의 다양성과 만성화로 인해 기존의 약물치료에 대한 반응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으며29, 실제 본 증례에서도 위산억제제와 항우울제 등 수 차례의 약물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불응성 경과를 보였다30.
한의학적으로 기능성 소화불량은 痞滿, 呑酸, 嘈囃, 胃脘痛, 噯氣 등의 병증에 해당한다. 식적(食積), 기울(氣鬱), 담음(痰飮) 등 발병인자와 관련된 병인이 두드러진 實證의 양상과 위장의 기능 저하가 두드러진 虛證의 양상을 구분하여 변증하며 이를 통해 치료방법을 결정한다31. 脾胃虛弱, 痰飮 停滯, 氣滯 등의 병리로 설명되며31, 이러한 병리 상태가 상부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 인후부 이물감이 동반될 수 있다. 특히 담음과 기체가 인후부의 기기 소통을 저해하는 경우 매핵기(梅核氣)의 형태로 표현될 수 있으며, 이는 현대의학에서 제시하는 내장 감각 과민 및 상부 위장관 기능 이상과 일정 부분 상응하는 개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한의학적으로 지속적인 인후부 이물감을 호소하는 병증은 매핵기(梅核氣)의 범주에서 설명할 수 있으며 심리적 스트레스를 주요 병인으로 설명하는데19, 실제로 심리적 스트레스는 위장 점막의 투과성을 증가시키고 위장운동 및 위장관 관련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쳐 위장관 질환의 발생 및 악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2,33. 본 증례의 환자는 평소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예민한 성향을 보였으며, 이러한 특성을 고려할 때 인후부 이물감은 기능성 소화불량에 동반된 상부 위장관 기능 이상과 스트레스 관련 병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金匱要略≫에 수록된 복령음은 心胸에 痰飮이나 水飮이 정체해 胸部가 脹滿하여 음식을 먹지 못하는 증상에 대해 痰氣를 삭여 치료하는 처방으로19, 본 증례의 환자가 호소하는 상복부의 더부룩함과 조기포만감, 장명, 식사량 감소 등의 증상과 상동하였다. 실제로 복령음의 君藥인 복령은 위장 점막 회복을 촉진하고 면역 및 뇌-장 축 관련 신호를 조절하는 기전이 확인되었으며34, 생강은 임상연구를 통해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에 대해 위배출 및 위수축 증가가 보고되었다35.
반하후박탕은 예로부터 인후부 이물감에 대해 다빈도로 사용되어온 처방으로17, 가스가 찬 듯한 복부 증상에도 유효하며 신경증적 경향이 있거나 스트레스성 위장관 증상에도 적용할 수 있다36. 스트레스는 위장 점막의 투과성을 높여 외부 항원의 침투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염증반응을 유발하고 위장관 질환에 악영향을 미친다32. 본 환자는 평소 사소한 일에도 불안과 걱정을 호소하는 등 예민하고 스트레스에 취약한 경향을 보였다. 반하후박탕은 스트레스와 관련있는 호르몬인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과 코티솔(cortisol)을 조절하여 스트레스 반응을 완화하고 뇌-장 축의 기능 이상을 조절하는 기전을 통해 기능성 소화불량과 관련된 증상을 개선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었다33.
본 증례는 기존의 위산억제제, 위장관운동촉진제 및 정신과 약물 치료에도 충분한 호전을 보이지 않았던 불응성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에서, 한약 치료를 비롯한 한의치료를 통해 유의한 증상 개선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의를 가진다. 특히 기능성 소화불량과 인두구 양상의 인후부 이물감이 중첩된 환자에서 식후 불편감, 조기포만감, 속쓰림과 같은 전형적인 소화기 증상뿐 아니라 인후부 이물감까지 함께 호전된 점은, 상부 위장관 전반의 기능 이상에 대한 통합적 접근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기존에 복용 중이던 양약을 중단한 이후에도 증상의 악화 없이 오히려 호전을 보였다는 점은 불필요한 약물 사용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더불어 주관적 증상 평가뿐 아니라 위전도 검사를 통해 위 기능의 변화를 객관적으로 확인함으로써, 치료의 효과를 다각적으로 평가하였다는 점에서 기존 증례보고와 차별성을 가진다.
다만, 본 연구는 몇 가지 한계를 가진다. 위전도 검사는 기계적 및 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완전히 통제된 조건에서 시행하기 어렵다는 제한점이 있으며37, 이에 따라 본 검사 결과는 보조적 평가 수단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단일 증례보고로서 결과를 일반화하기 어려우며, 장기 추적 관찰이 이루어지지 않아 증상의 재발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였다. 더불어 인두구 증상에 대한 표준화된 평가 도구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여 해당 증상의 변화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또한 본 증례에서는 상부위장관내시경 검사를 통해 기질적 병변을 배제하였으나, 식도 운동장애를 배제하기 위한 추가적인 기능검사는 시행되지 못하여 기능성 식도질환을 확진하지 못하였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추후 상부위장관 증상과 식도 증상이 중첩된 기능성 위장관 질환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