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미각(gustation)은 음식물 내 수용성 화학물질이 구강 내 미뢰의 미각세포를 자극하고, 이 신호가 미각신경을 통해 중추신경계로 전달되어 인식되는 화학감각 기능으로, 음식 선택, 식욕 조절, 영양 섭취 및 유해 물질 회피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1. 그러나 미각은 미뢰 자극만으로 형성되는 단순한 감각이 아니라, 후각, 역비강 후각, 질감, 온도, 구강 내 환경, 통각 및 체성감각, 삼차신경성 화학감각, 심리적 상태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 복합적인 감각이다1,2.
미각장애(dysgeusia)는 미각감퇴(hypogeusia), 무미각증(ageusia), 미각과민(hypergeusia), 이상미각(parageusia), 환상미각(phantogeusia) 등 미각 기능의 양적 또는 질적 이상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그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2,3. 대표적으로 후각장애, 상기도 감염, 약물 복용, 구강건조증, 치과 질환, 내분비·대사질환, 영양소 결핍(아연 등), 심인성 요인, 두부 손상, 만성 내과적 질환, 노화 등이 관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4. 이처럼 미각장애는 단일 원인보다는 여러 위험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 진단과 치료가 용이하지 않다2,4. 또한 식욕저하, 섭취량 감소, 영양 불균형 및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임상적으로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2,3.
최근 고령화, 만성질환 유병률 증가, 다약제 복용, 감염성 질환 양상의 변화 등으로 미각장애와 관련된 임상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4. 그러나 미각장애의 치료는 주로 기저 원인의 확인 및 교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표준화된 치료 전략은 아직 제한적이고, 원인이 명확하지 않거나 복합적인 경우에는 대증적 접근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보다 개별화된 치료적 접근의 필요성이 제기된다2,4.
한의학에서 미각장애는 口味異常의 범주로 분류할 수 있으며, 脾癉 또는 膽癉이라고도 한다. 주요 원인으로는 七情不舒, 胃中積熱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임상증상에 따라 口甘, 口淡無味, 口辣, 口澁 등으로 세분되며, 각각의 病因病機가 상이하므로 이에 적합한 치료법을 적용하여 증상을 조절한다5. 기존 치료로 충분한 호전을 보이지 않거나 원인이 복합적인 미각장애 환자에 대해 한의학적 변증에 기반한 치료가 하나의 선택지로 고려될 수 있으며, 환자의 전신 상태와 동반 증상을 함께 고려하여 개별화된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의가 있다.
Ⅱ. 증 례
1. 연구 대상 및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나주 동신대학교 한방병원 한방내과에 입원하여 한의치료 후 증상 호전을 보인 미각장애 환자 1명을 대상으로 한 후향적 증례보고로서, 동신대학교 한방병원 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심의를 거쳤다(NJ-IRB-25-6).
2. 환자 정보
1) 성별/연령 : F/61
2) 주소증
(1) 미각장애(Dysgeusia) : 상기도 감염 이환 후 발생한 거의 소실된 수준의 미각감퇴(hypogeusia)를 호소하였다. 단맛, 짠맛, 신맛, 쓴맛 등 기본 미각 전반을 거의 인지하지 못하였으며, 매운 음식 섭취 시에는 맛 인지 없이 자극에 의한 통증만 느낀다고 하였다. 경미한 후각 둔화(hyposmia)를 동반하였으나, 비폐색, 비루, 후비루 등의 비강 증상은 호소하지 않았다.
(2) 구강건조(Xerostomia) : 지속적인 구강건조감을 호소하였으며, 특히 야간에 증상이 심화되었다. 환자는 “침이 돌지 않는다”고 표현하였으며, 이로 인해 음식물 연하 시 불편감을 느꼈다. 야간 건조감 해소를 위한 빈번한 음수로 인해 입면장애 및 수면 중 반복적 각성이 발생하였다.
(3) 두통(Headache) : 두부 전반에 걸친 압박감 및 지끈거리는 양상의 두통을 지속적으로 호소하였으며, 간헐적인 어지럼증과 오심이 동반되었다.
(4) 전신 무력감(General weakness) : 미각저하 및 구강건조로 인해 식욕저하와 음식 섭취 회피 경향이 나타났으며, 두통, 어지럼증, 오심이 동반되어 음식 섭취 저하가 더욱 악화되었다. 이로 인해 지속적인 섭취량 감소가 이어졌고, 전신 무력감과 피로감을 호소하였다. 또한 야간 구강건조로 인한 수면장애로 수면의 질이 저하되어 주간 피로감이 가중되었다.
3) 발병일 : 2025년 4월 초 상기도 감염 이후 발생
4) 현병력 : 2025년 4월 초 상기도 감염 이후 미각장애가 발생하여 이후 로컬 이비인후과에서 외래 진료를 통해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경구 약물을 처방받아 복용하였으나 증상 호전 없어 2025년 4월 30일 본원 외래에 내원하였으며, 보다 집중적인 치료를 위해 2025년 5월 1일 본원에 입원하였다.
5) 과거력
(1) 제2형 당뇨병(Type 2 Diabetes Mellitus) : 약물 복용 중
(2) 골다공증(Osteoporosis) : 약물 복용 중
(3) 간기능검사 이상(Liver function test abnormality) : 과거 간장질환용제 복용력 있음
(4) 이상지질혈증(Dyslipidemia) : 과거 약물 복용력 있음
6) 사회력 : 음주(-), 흡연(-)
7) 계통적 문진
(1) 신장 160 cm, 체중 41 kg, BMI 16.02 kg/m2(저체중)
(2) 食 事 : 식욕부진 및 소화불량으로 1/4공기/회, 2회/일
(3) 大 便 : 1회/주, 변비 경향. 음식 섭취량 부족과 관련됨
(4) 小 便 : 빈뇨. 잦은 수분 섭취와 관련됨
(5) 睡 眠 : 입면장애 및 수면 중 각성
(6) 舌 : 舌紅乾, 苔薄白
(7) 脈 : 沈細弱
8) 한의학적 변증 진단 : 본 증례의 환자는 상기도 감염 이후 발생한 미각장애를 주소로 내원하였다. 미각 전반의 저하, 지속적인 구강건조감 및 야간 악화, 입면장애와 수면 중 각성, 舌紅乾, 脈沈細弱 등의 소견을 바탕으로, 외감 후 熱邪에 의한 津液損傷 및 陰液不足의 양상으로 판단하였다. 또한 식욕부진, 음식 섭취량 감소, 전신 무력감, 피로감이 동반되어 氣虛 양상이 함께 관찰되었다. 이에 陰虛를 주된 병리로 하고 氣虛가 동반된 병태로 변증하여, 淸熱養陰, 滋陰降火, 生津和胃, 益氣를 치료 원칙으로 설정하였다. 특히 구강건조와 舌紅乾 등 津液不足 소견이 미각장애와 함께 뚜렷하게 관찰되어, 滋陰降火 및 生津 작용을 목표로 淸離滋坎湯加減方을 주처방으로 선정하였다. 보조적 처치로 生脈散 엑스제 및 酸棗仁湯錠을 병용하여 각각 益氣養陰과 養血安神을 도모하였다.
9) 입원 검사 소견(Table 1)
Table 1
Changes in Laboratory Findings During Admission
| Parameter | 2025-05-02 | 2025-05-08 | Reference Range* |
|---|---|---|---|
| Total protein (g/dL) | 6.80 | 7.13 | 6.6 – 8.7 |
| Albumin (g/dL) | 4.30 | 4.40 | 3.5 – 5.2 |
| AST (U/L) | 43 | 18 | < 32 |
| ALT (U/L) | 111 | 38 | < 33 |
| Creatinine (mg/dL) | 0.64 | 0.64 | 0.5 – 0.9 |
| eGFR (mL/min/1.73m2) | 94.3 | 94.3 | 60 - 999 |
| CRP (mg/dL) | 0.02 | 0.04 | < 0.05 |
(1) 활력징후 : 혈압 132/90 mmHg, 체온 36.5 ℃, 맥박수 81회/min.
(2) 혈액 검사 : Total cholesterol은 207 mg/dL 이었으며, AST 43 U/L, ALT 111 U/L로 간효소 수치 상승이 확인되었다. 혈청 총단백 및 알부민 수치는 정상 범위로 유지되었다. Creatinine 0.64 mg/dL, eGFR 94.3 mL/min/1.73 m2로 신기능은 정상 범위였다. CRP 0.02 mg/dL로 활성 염증 소견은 없었다(Table 1).
(3) 당대사 검사 : HbA1c 7.1%로 혈당 조절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였으며, 요검사에서 요당 2+가 확인되어 이와 부합하였다.
(4) 갑상선 기능검사 : T3 70.7 ng/dL, TSH 0.99 μIU/mL, Free T4 1.30 ng/dL로 이상 소견은 없었다.
10) 복용 약물
(1) Gemigliptin/Metformin SR 50/1000 mg(제미메트서방정)
(2) Calcium citrate 750 mg/Cholecalciferol 400 IU (칼테오40정)
(3) Tibolone 2.5 mg(리브온정)
11) 양방 협진 : 입원 시 혈액검사에서 AST 43 U/L, ALT 111 U/L로 간효소 상승 소견이 확인되어 2025년 5월 3일 본원 양방 내과 협진을 시행하였다. 협진 후 간기능 개선을 목적으로 ursodeoxycholic acid 제제(우루사정 200 mg) 및 간장질환용제(디디셀정)를 투여하였으며, 기력 저하 및 섭취량 감소에 대한 보조적 처치로 영양수액(B군 복합비타민 및 비타민 C 포함)을 2025년 5월 8일과 5월 13일, 총 2회 시행하였다. 2025년 5월 7일 시행한 복부초음파 검사에서 좌측 간내담석이 확인되었다. 입원 시 시행한 B형 간염 표지자 검사에서 HBsAg 음성, anti-HBs 음성으로 확인되었고, 2025년 5월 8일 추가 시행한 간염 바이러스 검사에서 A형 간염 IgG 양성, IgM 음성, C형 간염 항체 음성으로 확인되었다. 이를 종합할 때 급성 바이러스성 간염을 시사하는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같은 날 시행한 추적 혈액검사에서 AST 18 U/L, ALT 38 U/L로 간효소 수치가 정상 범위로 호전되었다. Total protein 7.13 g/dL, albumin 4.4 g/dL로 영양상태는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으며, creatinine 0.64 mg/dL, eGFR 94.3 mL/min/1.73 m2로 신기능은 정상 범위였다. CRP 0.04 mg/dL로 급성 염증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후 이상지질혈증 관리를 목적으로 2025년 5월 12일부터 rosuvastatin 제제를 추가 투여하였다(Table 1).
12) 치료 기간
(1) 2025년 4월 30일 외래 초진
(2) 2025년 5월 1일-2025년 5월 14일 입원 치료 시행(총 14일)
3. 치료 방법
1) 한약 치료 : 한의학적 변증에 근거하여 淸熱養陰, 滋陰降火, 生津和胃를 치료 목표로 淸離滋坎湯加減方을 주 처방으로 사용하였다. 탕약은 2첩을 3팩으로 나누어 조제하였으며, 1팩당 120 mL로 전탕하였다. 2025년 5월 2일부터 5월 14일까지 1일 3회, 매 식후 30분에 복용하도록 하였고, 퇴원 후 치료의 연속성을 위해 동일 처방을 7일간 추가 처방하였다. 1첩당 약재 구성 및 용량은 Table 2에 제시하였다.
Table 2
Composition of Modified Cheonglijagam-tang
구강건조 증상 완화를 위해 生脈散 엑스제(한풍제약, 대한민국)를 2025년 5월 2일부터 5월 14일까지 1일 3회, 매 식후 30분에 복용하도록 하였다. 또한 수면의 질 개선을 목적으로 酸棗仁湯錠(경방신약(주), 대한민국)을 2025년 5월 8일부터 5월 14일까지 4정씩 1일 1회 취침 전에 복용하도록 하였다.
2) 침 치료 및 전침 치료 : 침 치료는 원칙적으로 1일 2회(오전, 오후) 시행하였으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일부 기간에는 1일 1회로 조정하였다. 0.20 mm×30 mm 일회용 멸균 호침(동방침, 동방메디컬, 대한민국)을 사용하여 근위취혈을 위주로 地倉(ST4), 大迎(ST5), 頰車(ST6), 廉泉(CV23), 承漿(CV24), 金津(EX-HN12), 玉液(EX-HN13), 翳風(TE17), 合谷(LI4), 太衝(LR3), 足三里(ST36), 三陰交(SP6) 등에 자침하였다. 자침 후 15분간 留鍼하였으며, 留鍼 중 廉泉(CV23), 翳風(TE17) 등에 침전기자극기(STN-330, ㈜스트라텍, 대한민국)를 이용하여 3 Hz 저빈도에서 환자가 견딜 수 있는 강도로 전침 치료를 병행하였다.
3) 약침 치료 : 紫河車 약침(기린한의원 부설 원외탕전실, 대한민국)을 30G 0.5 mL 인슐린 주입용 주사기(FEELject, ㈜필텍바이오, 대한민국)를 사용하여 1일 1회 양측 翳風(TE17)에 0.25 mL씩 나누어 주입하였다.
4. 평가 방법
1) 수치 평가 척도(Numeric Rating Scale, NRS) : 환자가 호소하는 주관적 불편감을 정량화하기 위하여 NRS를 사용하였다. 평가 항목은 Dysgeusia, Xerostomia, Headache, General weakness로 구분하였으며, 각 항목은 불편감이 전혀 없는 상태를 0점, 상상 가능한 최대의 불편감을 10점으로 하여 환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증상의 정도를 직접 표시하도록 하였다. 평가는 입원 시, 치료 중 주요 경과 관찰 시점 및 퇴원 시 시행하였다.
2) 구강 건강 관련 삶의 질 측정 설문지(Oral Health Impact Profile-14, OHIP-14) : 미각장애로 인한 구강 건강 관련 삶의 질을 평가하기 위하여 Slade에 의해 단축된 OHIP-14를 한국어로 번역 및 타당화된 설문지를 활용하였다9. 본 도구는 기능적 제한, 신체적 통증, 정신적 불편, 신체적 장애, 정신적 장애, 사회적 장애, 활동 장애의 7개 영역, 총 14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은 Likert 5점 척도로 평가하며, ‘전혀 그렇지 않음’ 0점, ‘거의 그렇지 않음’ 1점, ‘가끔 그러는 편임’ 2점, ‘자주 그러는 편임’ 3점, ‘매우 자주 그럼’ 4점으로 점수화하였다. 14개 문항의 합산 점수를 OHIP-Total로 하였고, 점수가 낮을수록 구강 건강 관련 삶의 질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 증례에서는 치료 전, 치료 후에 각각 시행하였다(Appendix 1).
3) 음허 설문지(Yin-deficiency Questionnaire, YinDQ) : 대상자의 음허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된 음허 설문지(Yin-deficiency Questionnaire, YinDQ)를 사용하였다10. 본 설문지는 음허 변증 지표에 해당하는 五心煩熱, 午後顴紅, 潮熱, 盜汗, 形體消瘦, 口乾咽燥, 眩暈, 失眠, 尿少色黃, 大便秘結의 총 1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은 시각상사척도(Visual Analogue Scale, VAS)를 사용하여 0점(전혀 증상이 없음)에서 10점(거의 항상 증상이 나타남)까지 평가하였다. 본 증례에서는 입원 치료 전후의 음허 관련 증상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각 문항을 평가 시점의 주관적 증상 정도에 따라 표시하도록 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음허 관련 증상의 발생 빈도 및 정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각 문항의 점수를 합산하여 총점(0-100점)을 산출하였고, 평가 결과의 해석을 위해 선행연구에서 제시한 음허증의 절단점(cut-off value)인 총점 304점(문항별 0–100점, 총점 0-1000점 기준)을 본 증례의 척도(문항별 0-10점, 총점 0-100점)에 맞게 환산하였다. 이에 따라 본 증례에서는 총점 30.4점 이상을 음허 경향을 판단하기 위한 절단점으로 적용하였다11(Appendix 2).
5. 치료 경과
1) NRS Score(Fig. 1)
(1) 입원 1일 차 (Admission, 2025년 5월 1일) : NRS Score; Dysgeusia 10, Xerostomia 10, Headache 6, General weakness 10 입원 당시 모든 주소증은 고강도로 발현되어 있었다. 특히 미각저하와 구강건조로 인해 식욕저하 및 섭취량 감소가 지속되었으며, 야간 구강건조로 인한 수면장애가 동반되어 피로감과 전신 무력감을 호소하였다.
(2) 입원 2-3일 차(2025년 5월 2일-3일) : 2일 차에는 미각저하가 전일과 유사한 수준이었으나, 3일 차부터 특정 음식 자극과 무관하게 서로 섞인 듯한 이질적인 맛이 간헐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하는 등 경미한 변화가 나타났다. 후각둔화는 입원 초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지속되었다. 구강건조는 生脈散 복용을 시작한 후 일시적으로 완화되었다가 3일 차에 다시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두통 및 전신 무력감은 지속되었으나 식사량은 1/4공기에서 1/3공기 정도로 소폭 증가하였다.
(3) 입원 7일 차(2025년 5월 7일) : NRS Score; Dysgeusia 5, Xerostomia 7, Headache 2, General weakness 5
전반적인 증상 호전이 확인된 시점으로, 미각의 종류별 구분은 아직 명확하지 않았으나, 음식 자극에 대한 전반적인 미각 인지 강도는 증가하였고, 후각도 점차 회복되는 양상이 관찰되었다. 두통은 현저히 경감되었고 전신 무력감도 점차 회복되었다. 다만 당일 오후 두통이 일시적으로 악화되면서 혈압 상승(148/101 mmHg)이 확인되어 淸上蠲痛湯을 투여하였고, 이후 안정되었다. 식욕은 여전히 저하되어 있었으나 식사량은 일반식 1/3공기를 유지하였다.
(4) 입원 8-9일 차(2025년 5월 8일-9일) : 8일 차에 신맛 구분이 가능해졌고, 9일 차부터는 신맛, 짠맛, 단맛 등 개별 미각의 구분이 가능해지기 시작하였다. 다만 미각 회복 과정 중 매운 음식 자극에 대한 일시적 과민 반응이 심화되었다. 8일 차부터 환자는 침 분비가 증가하는 느낌이 든다고 표현하였으며, 이에 따라 구강건조는 전반적인 호전 추세를 보였으나 야간 불편감은 여전히 지속되었다. 일시적인 기력 저하가 있었으나 이후 수면 상태가 개선되고 전반적인 상태가 회복되면서 식사량은 1/3공기 수준으로 유지되었다.
(5) 입원 10-13일 차(2025년 5월 10일-13일) : 미각의 구분이 점차 명확해졌으며 매운 음식 자극에 대한 과민 반응도 경감되었다. 후각 또한 지속적으로 회복되었다. 구강건조는 여전히 주간보다 야간에 더 두드러졌으나 물을 찾는 빈도는 감소하였다. 두통 및 동반 증상은 지속적으로 완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식사량은 아침 섭취량은 저조하였으나 점심 및 저녁을 중심으로 식사량이 증가하여 1/2공기까지 섭취 가능하였으며, 체중이 1 kg 증가하였다. 수면 상태 및 전반적인 전신 상태 또한 양호하게 유지되었다.
(6) 입원 14일 차(Discharge, 2025년 5월 14일) : NRS Score; Dysgeusia 2, Xerostomia 3, Headache 0, General weakness 2
기본 미각의 구분이 비교적 명확해졌으며 매운맛 과민 반응도 현저히 감소하여 혀 통증이 완화되었다. 후각은 대부분 회복되었다. 환자는 침 분비가 충분히 이루어지는 느낌이라고 표현하였다. 구강건조는 혀 안쪽에 일부 잔존하였으나, 입마름과 음수 빈도는 감소하여 일상생활 중 불편감은 현저히 줄었다. 두통은 소실되었고 전신 피로감 또한 호전되었다. 식사량 증가 추세를 유지한 상태로 퇴원하였다.
† Dysgeusia and General weakness had identical NRS scores at all assessment time points (Day 1: 10, Day 7: 5, and Day 14: 2). To prevent overlap and improve visual clarity, the data points for these two variables are displayed with a slight vertical offset.
2) OHIP-14 : 미각장애 및 구강건조로 인한 구강 건강 관련 삶의 질을 평가하기 위하여 시행한 OHIP-14에서 치료 후 총점의 뚜렷한 감소가 확인되었다. OHIP-14 총점은 치료 전 46점에서 치료 종료 후 12점으로 감소하여 총 34점의 개선을 보였고, 모든 하위 영역에서 전반적인 점수 감소가 관찰되었다(Table 3). 이러한 변화는 치료 경과에 따라 미각 기능의 회복과 구강건조감의 완화가 나타나면서, 식사 불편감뿐 아니라 심리적 및 일상생활 측면의 어려움도 함께 완화되었음을 시사한다.
Table 3
Changes in Oral Health Impact Profile-14 (OHIP-14) Scores during Hospitalization
3) YinDQ : 음허 상태를 평가하기 위하여 시행한 YinDQ에서 총점은 입원 시 68점에서 퇴원 시 44점으로 24점 감소하였다. 입원 시 총점은 선행연구에서 제시된 절단점을 본 증례의 척도에 맞게 환산한 30.4점을 상회하여 음허 경향이 뚜렷한 상태로 평가되었다. 도한(盜汗)을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호전이 확인되어, 음허 관련 증상이 전반적으로 완화되었음을 시사하였다. 특히 구건인조(口乾咽燥)는 9점에서 3점으로 가장 큰 폭의 감소를 보였으며, 이는 환자가 주관적으로 호소한 침 분비 증가 및 구강건조감 완화와도 일치하였다. 다만 퇴원 시 총점 역시 절단점보다 높은 수준으로, 음허 경향은 일부 남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Table 4).
Table 4
Changes in Item Scores of Yin-deficiency Questionnaire (YinDQ) during Hospitalization
4) 추적관찰 및 부작용 : 본 환자는 2025년 5월 14일 퇴원 이후 본원 내원하지 않아 추적관찰이 불가능하였고, 입원 기간 동안 한의 치료로 인한 이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Ⅲ. 고 찰
미각은 음식물 내 수용성 화학물질이 타액이나 물에 녹아 구강 내 미뢰의 미각수용세포를 자극하고, 이 신호가 안면신경(facial nerve, CN VII), 설인신경(glossopharyngeal nerve, CN IX), 미주신경(vagus nerve, CN X)을 통해 중추신경계로 전달되어 인식되는 화학감각이다1,3. 그러나 임상에서 환자가 호소하는 “맛”은 순수한 미각 기능만으로 형성되지 않으며, 후각, 역비강 후각, 구강 내 삼차신경 감각, 음식의 질감과 온도, 구강 내 습윤 상태, 심리적 상태 및 전신 컨디션 등이 함께 관여하므로, 미각장애를 평가할 때에는 미뢰 또는 미각신경의 이상뿐 아니라 후각장애, 구강환경 변화, 전신질환, 약물, 영양상태, 신경학적 이상, 심리적 요인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2,4.
미각장애(dysgeusia)는 임상 양상에 따라 양적 장애와 질적 장애로 구분되며, 양적 장애에는 미각감퇴(hypogeusia), 무미각증(ageusia), 미각과민(hypergeusia)이 포함되고, 질적 장애에는 실제 자극과 다르게 맛을 인지하는 이상미각(parageusia), 자극이 없는 상태에서 맛을 느끼는 환상미각(phantogeusia)이 포함된다2,3. 본 증례의 환자는 단맛, 짠맛, 신맛, 쓴맛 등 기본 미각 전반의 인지 저하를 주로 호소하였으므로, 임상적으로는 미각감퇴(hypogeusia)에 해당하는 양적 미각장애로 해석할 수 있다.
미각장애의 원인은 상기도 감염 이후 발생하는 감염 후 미각장애, 약물 유발 미각장애, 아연·비타민 B12·철분 등 영양소 결핍, 구강 및 치과 질환, 구강건조증, 내분비·대사질환, 두경부 수술 또는 방사선치료, 중추 및 말초 신경계 손상, 노화, 심인성 요인, 특발성 원인 등으로 다양하다2-4. 국내 후향적 임상 연구에서도 미각장애만을 호소한 160명 중 두 가지 이상의 원인 인자가 관여한 경우가 57.5%로 단일 원인보다 많았으며, 주된 원인으로 후각장애, 인후두 역류, 두부 손상, 약물 유발, 심인성 요인, 아연 부족 등이 보고되었다4. 또한 환자의 주관적 증상 유형과 미각역치검사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일부 환자에서는 미각장애만을 호소하였으나 객관적 검사상 미각역치는 정상이고 후각역치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었다4. 이는 미각장애가 다요인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정확한 평가를 위해 병력 청취와 함께 후각 및 미각 기능검사를 포함한 감별진단이 필요함을 시사한다3,4. Hsieh 등도 미각장애 관리에서 진성 미각장애와 후각 또는 역비강 후각 저하에 따른 풍미 인지 장애를 감별하고, 미각 기능 측정과 원인 진단에 근거하여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2. 따라서 미각장애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다인성 증상으로 이해하고, 환자별 원인과 동반 증상에 따른 개별화된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미각장애의 치료는 원인 확인과 교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2,3. 구강 및 치과 질환이 확인되면 해당 병변을 치료하고, 약물 유발 가능성이 있으면 원인 약물을 조정하며, 아연 결핍 또는 특발성 미각장애에서는 아연 제제가 활용될 수 있다2-4. 후각장애가 동반된 경우에는 후각훈련이나 이비인후과적 평가가 고려될 수 있고, 구강건조가 동반된 경우에는 수분 섭취, 구강위생 관리, 인공타액 또는 타액분비 촉진제 등이 사용될 수 있다2,3. 그러나 미각장애는 병태생리가 다양하고 원인이 명확하지 않거나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 표준화된 치료 전략을 일괄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우며, 치료 효과에 대한 전향적 연구와 장기 추적 연구도 아직 충분하지 않다2-4. 이러한 한계를 고려할 때, 환자의 원인, 증상 양상, 동반 증상 및 전신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개별화된 접근이 요구된다2-4. 이러한 측면에서 한의학적 변증 치료가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 증례의 환자는 상기도 감염 이후 미각장애가 발생하였으며, 내원 전 이비인후과에서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경구 약물을 복용하였으나 충분한 호전을 보이지 않아 본원에 내원하였다. 증상 발생 경과를 고려할 때 상기도 감염 후 미각장애를 우선적인 원인으로 고려할 수 있다. 상기도 감염 이후에는 미각수용체 또는 미각신경의 이상뿐 아니라 후각 및 역비강 후각 저하에 따른 풍미 인지 장애가 함께 관여할 수 있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시간 경과에 따라 자연 회복되는 경과를 보일 수 있다2,4. 또한 입원 당시 HbA1c 7.1%로 혈당 조절이 불량한 제2형 당뇨병을 기저질환으로 가지고 있었다. 당뇨병은 구강건조, 구강환경 변화, 말초신경 기능 저하 및 대사 조절 상태 변화를 통해 미각장애의 발생 또는 회복 지연에 관여할 수 있는 요인으로 고려된다4,8. 뿐만 아니라 저체중, 식욕저하와 식사량 감소, 지속적인 구강건조, 수면장애, 전신 무력감이 동반되어 있어 이러한 소견을 종합하였을 때, 본 증례는 상기도 감염을 계기로 발생하였으나 기저 대사질환, 구강 내 환경 변화, 영양 및 전신 상태 저하가 복합적으로 관여한 다인성 미각장애로 판단하였다.
한의학에서 미각장애는 口味異常의 범주로 볼 수 있으며, 臟腑之氣가 偏盛 또는 偏虛하면 臟氣가 上溢於口하여 口味異常이 발생하는 것으로 인식한다5. 증상은 口甘, 口苦, 口酸, 口淡無味, 口澁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임상 증상에 따라 胃熱, 肝膽濕熱, 脾胃虛弱, 陰虛火旺, 氣滯, 痰濕, 氣血不足 등 병기가 다양하므로, 이에 대한 辨證을 바탕으로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여 치료한다5. 본 증례에서는 미각 전반의 저하가 주된 양상이었으므로 口淡無味의 범주와 유사하게 해석할 수 있다. 입원 당시 환자는 상기도 감염 이후 발생한 미각 전반의 저하와 함께 지속적인 구강건조, 야간 구건 악화, 舌紅乾, 脈沈細弱, 입면장애 및 수면 중 각성을 호소하였고, 식욕부진, 섭취량 감소, 저체중, 피로감, 전신 무력감이 동반되었다. 이에 외감 이후 熱邪가 津液을 손상시켜 陰液不足이 발생한 것을 주된 병리로 보았으며, 지속된 섭취량 감소와 체력 저하로 氣虛가 이차적으로 동반된 병태로 변증하였다. 치료 원칙은 滋陰降火, 生津和胃, 益氣로 설정하였다.
본 증례에서 구강건조는 미각장애의 중심 질환이라기보다, 미각장애를 악화시킬 수 있는 구강 내 환경 요인이자 陰虛 변증을 뒷받침하는 주요 임상 소견으로 해석하였다1,11. 미각 자극이 인지되기 위해서는 음식물 내 수용성 화학물질이 타액에 용해된 후 미뢰의 미각수용세포에 도달해야 하므로, 타액의 양적·질적 변화는 미각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1. 치료 경과 중 구강건조와 미각장애가 함께 호전된 점은 津液不足의 개선이 미각 회복에 일부 기여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나, 객관적 타액분비량 검사가 시행되지 않았으므로 타액 변화와 미각 회복 사이의 인과관계는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陰虛證은 陰液 또는 津液의 부족으로 口乾, 咽燥, 形體消瘦 등이 나타나고, 潮熱, 五心煩熱, 盜汗, 失眠 등의 虛熱 증상이 동반되는 병태이다10,11. 본 증례에서는 음허 상태의 정량적 보조 평가를 위해 YinDQ를 활용하였으며, 입원 시 총점은 68점으로 절단점(30.4점)을 크게 상회하였다. 특히 口乾咽燥 항목이 9점으로 높게 나타나 舌紅乾, 야간 구건 악화, 수면장애, 전신 무력감 등과 함께 陰液不足 병태를 뒷받침하였다.
淸離滋坎湯은 龔廷賢의 ≪萬病回春≫에 처음 수재된 처방으로 陰虛火動이나 腎虛肺弱, 勞瘵로 인한 諸症에 활용되며, 潮熱, 盜汗, 痰喘, 煩熱, 心荒 등을 치료한다12. ≪東醫寶鑑≫ <火門> <陰虛火動>에 “治陰虛火動, 潮熱盜汗, 痰喘心荒”이라 하여 陰虛火動으로 인한 조열, 도한, 담천, 심황 등을 치료하는 처방으로 제시되어 있으며, <虛勞門> <陰虛用藥>에 陰虛에 쓰는 대표처방으로 수록되어 있다13. 淸離滋坎湯加減方은 裵元植이 이를 바탕으로 증상에 따라 가감하여 ≪韓方臨床寶鑑≫에 수록한 처방으로, 陰虛火動을 기본 병기로 하되, 上熱, 虛煩, 消化不良 등 환자의 증상에 따라 약재를 조정하여 활용할 수 있다14. 선행 증례보고에서는 갱년기 여성의 안면홍조와 불면을 腎陰虛로 변증하여 淸離滋坎湯을 포함한 한의 치료를 시행한 후 증상 호전을 보고하였으며15, 요로감염 이후 발생한 煩躁, 胸悶, 惡心, 不眠 등에 대해 陰虛火盛으로 접근하여 淸離滋坎湯加減方을 투여한 후 제반 증상의 호전을 보고하였다16. 이러한 선행 연구들은 淸離滋坎湯이 陰液不足과 虛熱을 바탕으로 발생한 증상군에 대해 변증 기반 치료로 활용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본 증례에서 상기도 감염 이후 발생한 미각저하와 함께 지속적인 구강건조, 야간 구건 악화, 舌紅乾, 수면장애, 식욕저하, 전신 무력감 등이 동반되어 陰液不足과 虛熱, 氣虛가 병존한 상태로 판단하여, 이에 淸離滋坎湯加減方을 기본으로 하여 滋陰降火, 淸熱除煩, 生津潤燥를 도모하고, 식욕부진과 기력 저하를 고려하여 益氣健脾하는 방향으로 가감하였다. 黃芪를 추가하여 식욕저하, 섭취량 감소, 전신 무력감 등 氣虛 양상을 보완하였고, 柴胡, 黃芩은 上熱 증상 조절을 위해, 山楂, 陳皮, 厚朴은 식욕저하와 소화기 증상 개선을 위해 가미하였다14,17.
따라서 본 증례에서도 淸離滋坎湯加減方은 미각장애라는 병명 자체에 대한 단순 대증 처방이라기보다, 미각저하와 함께 나타난 구강건조, 수면장애, 식욕저하, 피로감 등 복합적인 전신 증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변증 처방으로 활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본 증례에서는 첩약뿐 아니라 구강건조 완화와 수면장애 개선을 위한 보조적 목적으로 生脈散 엑스제와 酸棗仁湯錠을 병용하였다.
미각장애는 말초 미각신경, 미각수용체, 구강 내 환경 및 전신 상태가 복합적으로 관여하여 발생할 수 있으며2, 근위취혈을 통한 침 치료는 혀와 구강주위의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미각신경 및 미뢰 자극을 통해 설부 감각 회복을 보조할 수 있다6. 본 증례에서는 이러한 목적에서 地倉(ST4), 大迎(ST5), 頰車(ST6), 廉泉(CV23), 承漿(CV24), 翳風(TE17) 등에 침 치료 및 전침 치료를 시행하였다. 또한 金津(EX-HN12)과 玉液(EX-HN13)은 설하부에 위치한 경외기혈로, ≪東醫寶鑑≫ <口舌 鍼灸法>에서 舌腫難言에 廉泉과 함께 활용된 기록이 있으며18, 현대 설침 연구에서도 설부 자극이 신경계, 경락계 및 혈액순환 조절과 관련될 수 있다고 보고되어 있다19.
약침 치료로는 補氣, 養血, 益精의 효능이 있는 태반 추출물인 紫河車 약침을 사용하였다17. 이하선 및 안면신경 주행 부위와 인접한 翳風(TE17)에 1일 1회 양측 각각 0.25 mL씩 주입하여, 구강건조 완화와 구강주위 감각·기능 회복을 보조하고자 하였다20.
본 증례에서는 환자의 주관적 증상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NRS를 활용하였으며, 구강 건강 관련 삶의 질 변화를 평가하기 위해 OHIP-14를, 음허 관련 증상의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YinDQ를 활용하였다.
NRS는 입원 1일 차(2025년 5월 1일)에 미각장애 10점, 구강건조 10점, 두통 6점, 전신 무력감 10점이었으며, 입원 7일 차(2025년 5월 7일)에는 각각 5점, 7점, 2점, 5점으로 감소하였다. 퇴원 시인 입원 14일 차(2025년 5월 14일)에는 각각 2점, 3점, 0점, 2점으로 감소하여 전 항목에서 뚜렷한 호전이 확인되었다(Fig. 1).
세부 경과를 살펴보면, 입원 초기에는 기본 미각의 구분이 어려운 상태였으나 입원 3일 차부터 이질적인 맛이 간헐적으로 인지되는 미세한 변화가 나타났다. 입원 8일 차에는 신맛의 구분이 가능해졌고, 입원 9일 차부터는 신맛, 짠맛, 단맛 등 개별 미각의 구분이 가능해졌다. 이 과정에서 매운 음식 자극에 대한 일시적 과민 반응이 동반되었으나 점차 경감되었으며, 퇴원 시에는 기본 미각 구분이 비교적 명확해지고 혀의 통증도 완화되었다. 구강건조는 입원 8일 차부터 침 분비 증가를 자각하면서 호전 추세를 보였고, 퇴원 시에는 혀 안쪽의 건조감이 일부 잔존하였으나 음수 빈도와 일상생활 중 불편감은 현저히 감소하였다. 전신 무력감은 수면 상태 개선과 함께 회복되었으며, 식사량은 입원 초기 1/4공기에서 퇴원 전 1/2공기까지 증가하였고 체중은 1 kg 증가하였다.
OHIP-14에서는 치료 후 구강 건강 관련 삶의 질의 호전이 확인되었다. 총점은 입원 시 46점에서 퇴원 시 12점으로 34점 감소하였으며, 모든 하위 영역에서 호전이 관찰되었다(Table 3). 이는 미각 기능의 회복과 구강건조감의 완화에 따라 식사 관련 불편감뿐 아니라 심리적 위축과 일상생활의 어려움도 함께 개선되었음을 시사한다.
YinDQ에서는 총점이 입원 시 68점에서 퇴원 시 44점으로 24점 감소하였다. 입원 시 총점은 선행연구에서 제시한 절단점을 본 증례의 총점 100점 기준으로 환산한 30.4점을 상회하여 음허 경향이 뚜렷한 상태로 평가되었다. 치료 후 도한(盜汗)을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호전이 확인되었으며, 특히 구건인조(口乾咽燥) 항목은 9점에서 3점으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여 환자가 자각한 침 분비 증가 및 구강건조 완화와 일치하였다(Table 4). 다만 퇴원 시 총점 역시 절단점을 상회하여 음허 경향은 일부 잔존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본 증례는 상기도 감염 후 발생한 미각장애를 주소로 내원한 환자에 대해 陰虛 변증을 바탕으로 淸離滋坎湯加減方을 중심으로 한 한의복합치료를 시행하여 미각장애, 구강건조, 두통, 전신 무력감 등 전반적인 증상의 호전을 확인한 사례이다. 미각장애는 단일한 국소 감각 이상만으로 설명되기보다 감염 후 상태, 후각 변화, 구강건조, 기저질환, 영양 상태, 수면장애 및 전신 허약 상태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할 수 있다. 본 증례에서도 미각장애와 함께 구강건조, 식욕저하, 섭취량 감소, 수면장애 및 전신 무력감이 동반되었으며, 치료 후 이러한 증상들이 함께 개선되었다.
특히 본 증례는 미각장애 자체에 대한 대증적 접근에만 국한하지 않고, 환자의 전신 상태와 동반 증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陰液不足을 중심 병태로 보고, 식욕저하와 섭취량 감소, 전신 무력감으로 인한 氣虛가 이차적으로 동반된 병태로 변증하여 치료를 시행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환자는 구강건조, 舌紅乾, 脈沈細弱, 불면, 식욕저하, 섭취량 감소 및 전신 무력감을 보였으며, YinDQ에서도 음허 경향이 확인되었다. 이에 滋陰降火, 生津和胃, 益氣를 치료 원칙으로 淸離滋坎湯加減方을 활용하였고, 치료 후 미각장애와 구강건조의 NRS 감소, OHIP-14 총점 감소, YinDQ 총점 및 구건인조(口乾咽燥) 항목의 호전이 관찰되었다. 이는 구강건조와 음허 관련 증상을 동반한 미각장애 환자에서 변증에 기반한 한의 치료가 하나의 치료 선택지로 고려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본 증례에서는 NRS뿐 아니라 OHIP-14와 YinDQ를 함께 활용하여 증상 변화, 구강 건강 관련 삶의 질, 음허 관련 증상의 변화를 다각도로 평가하였다. 미각장애의 호전은 단순한 미각 인지 회복에 그치지 않고 식사 불편감, 심리적 위축 및 일상생활의 어려움 개선과도 관련될 수 있으며, OHIP-14 총점이 입원 시 46점에서 퇴원 시 12점으로 감소한 점은 미각 기능과 구강건조의 개선이 구강 건강 관련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본 증례는 몇 가지 한계를 가진다. 첫째, 단일 증례 보고로서 결과를 일반화하기 어렵고, 대조군이 없어 감염 후 자연 회복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거나 치료 효과와 자연 회복 과정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 둘째, 淸離滋坎湯加減方을 포함한 한의복합치료가 시행되었으므로 각 치료 요소의 독립적인 효과를 분리하여 평가하기 어렵다. 셋째, 미각역치검사, 전기미각검사, 후각 기능검사, 타액분비량 측정 등 객관적 기능 평가가 시행되지 않아 증상 호전의 기전을 객관적으로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타액분비율(salivary flow rate, SFR)과 같은 객관적 지표를 포함하여 구강건조의 변화와 미각 회복의 관련성을 보다 체계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넷째, 퇴원 이후 장기적인 치료 효과 및 재발 여부에 대한 추적 관찰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본 증례는 상기도 감염 후 발생한 미각장애 환자에서 陰液不足을 중심으로 氣虛가 이차적으로 동반된 병태로 변증하고, 淸離滋坎湯加減方 중심의 한의복합치료를 시행하여 미각장애와 동반 증상의 호전을 확인한 사례이다. 향후 객관적 미각 및 구강 기능 평가도구를 포함한 추가 증례 축적과 장기 추적 관찰을 통해 미각장애에 대한 한의 치료의 적용 가능성과 치료 기전을 보다 체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