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말초신경병증(Peripheral Neuropathy)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말초신경계가 손상되어 감각 이상, 통증, 운동 기능 저하 및 자율신경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임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다. 이러한 말초신경병증은 당뇨병, 만성 신질환, 갑상선 질환, 영양 결핍, 약물 및 독성 물질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병력 청취와 함께 혈액검사, 신경전도검사 및 근전도검사 등을 통해 진단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는 다양한 검사에도 불구하고 원인을 특정할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이러한 경우 특발성 말초신경병증(Idiopathic Peripheral Neuropathy)으로 분류된다. 특히 신경전도검사 및 근전도검사는 주로 굵은 신경섬유의 기능을 평가하기 때문에, 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감각 이상이나 통증을 지속적으로 호소하는 경우가 존재하며, 이로 인해 진단과 치료에 어려움이 있다2,3.
현재 말초신경병증의 치료는 주로 통증 조절을 중심으로 한 약물치료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증상 완화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고 장기적인 신경 기능 회복을 충분히 유도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1. 이러한 상황에서 한의학적 치료는 통증 완화뿐 아니라 전신 상태 개선 및 기능 회복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치료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말초신경병증에 대한 침치료 및 한약치료의 효과에 대한 연구도 보고되고 있다.
기존의 말초신경병증에 대한 연구는 주로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이나 항암화학요법 유발 말초신경병증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원인을 특정할 수 없는 특발성 말초신경병증에 대한 임상 보고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실정이다. 특히 특발성 말초신경병증 환자에서는 다양한 검사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진단 및 치료 방향 설정에 어려움이 있어, 임상적 접근에 대한 추가적인 근거가 요구된다.
이에 본 증례에서는 검사상 이상이 확인되지 않아 원인을 특정할 수 없는 특발성 말초신경병증 환자에 대하여 한의학적 치료를 시행하고, 그 임상 경과를 관찰하여 보고하고자 한다.
Ⅱ. 증 례
본 연구는 CARE(CAse REport) guideline에 따라 작성되었으며, 공용기관생명윤리위원회로부터 연구대상자에 대한 심의 면제를 승인받았다(IRB No. P01-202604-01-106).
1. 환자정보
1) 성별/나이/신장/체중 : 남성/만56세/178.5 cm/ 67.9 kg
2) 주소증 : 양측 상하지의 찌릿한 통증과 감각 이상을 호소하였다. 통증은 상지에서는 팔꿈치에서 손까지, 하지에서는 종아리에서 발까지 분포하였으며 찌릿하고 저린 느낌으로 표현되었다. 통증 강도는 Numeric Rating Scale(NRS)4,5 수준이었다.
3) 발병일 : 2025년 2월경 손목 운동 이후 양손 강직 증상으로 시작되었다.
4) 과거력 : 특이 과거력 없음.
5) 가족력 : 특이사항 없음.
6) 사회력 : 연구직 종사.
7) 현병력 : 상기 환자는 2025년 2월경 손목 운동 이후 양손 강직 증상이 발생하여 신경과에서 약 3개월간 약물 치료를 시행하였고, 이후 강직 증상은 대부분 호전되었다.
그러나 2025년 7월경부터 손의 저림, 근력 저하감, 떨림 및 손목 통증이 발생하였으며, 이후 하지에도 유사한 찌릿한 감각 이상이 발생하였다. 이후 증상은 점차 상행하는 양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초기에는 보행 시에만 나타났으나 점차 안정 시에도 지속되는 양상으로 악화되었다.
타 병원에서 시행한 신경전도검사, 근전도검사 및 뇌혈류 검사에서는 특이 소견이 없다는 설명을 들었으며, 말초신경병증 의심 하에 진통제 계열 약물을 처방받았으나 증상의 뚜렷한 호전이 없었다.
이에 한의학적 치료를 위해 2025년 8월 16일 본원에 초진하였으며, 이후 주 1회 외래 치료를 시행하면서 경과를 관찰하였다.
8) 망문문절
(1) 수 면(睡眠) : 수면 후에도 개운하지 않은 느낌을 호소하였다.
(2) 식욕 및 소화(食慾, 消化) : 매운 음식 및 기름진 음식 섭취 시 복통 및 설사를 호소하였다.
(3) 대 변(大便) : 1일 2회, 설사 경향.
(4) 소 변(小便) : 야간뇨 1회.
(5) 한 열(寒熱) : 惡寒 경향.
(6) 땀(汗) : 평소 發汗이 적으며, 發汗 후에는 시원함을 느낌.
(7) 정 신(精神) : 불안초조 경향.
(8) 맥(脈) : 浮, 無力.
(9) 설(舌) 및 순(脣) : 舌苔薄白, 靑脈, 暗紫脣
(10) 기 타(其他) : 관절 뻣뻣함(손가락, 발바닥), 탈모, 피로감, 가래 및 잔기침, 사지 저림을 호소하였다.
2. 진단 및 변증
1) 질환진단 : 환자는 사지 원위부에서 시작된 저림 및 찌릿한 통증이 점차 상행하는 양상을 보였으며, 신경전도검사 및 근전도검사에서 특이 소견이 확인되지 않았다. 감각 이상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났으며, 초진 당시 문진상 당뇨병, 갑상선질환, 신장질환 등 말초신경병증의 주요 원인 질환의 병력은 없었다. 또한 신경과에서 처방받았던 약물은 초진 당시 중단한 상태였으며, 말초신경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 복용력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상의 임상 양상과 검사 결과를 종합하여 본 증례는 임상적으로 특발성 말초신경병증으로 판단하였다.
2) 변 증 : 환자는 惡寒, 少汗, 汗出後爽快의 양상을 보여 營衛不和가 있었고, 잦은 설사, 피로, 탈모 등의 증상으로 보아 氣血兩虛 및 脾胃虛弱이 동반된 것으로 판단하였다. 또한 暗紫脣과 靑筋 소견을 근거로 瘀血이 겸한 상태로 보았으며, 사지 말단의 저림과 통증은 痺證의 범주로 이해하였다. 이에 본 증례는 營衛不和를 기본으로 氣血兩虛, 脾胃虛弱, 瘀血이 겸한 痺證으로 변증하였다.
3. 치료중재
1) 한약치료 : 1일 1첩 기준으로 桂枝湯加減方을 처방하여 50 cc 1일 2회 식후 30분에 복용하도록 하였다. 30첩 60팩을 한 번에 탕전하였다(Table 1). 초기 처방을 30첩 기준으로 약 6개월간 투여하였으며, 이후 증상 경과에 따라 桂枝(Cinnamomi Ramulus)의 용량을 2.8 g에서 1.9 g으로 감량하고, 하지 증상 및 순환 개선을 위해 牛膝(Achyranthis Radix) 1.9 g을 가미하여 약 1개월간 투여하였다.
Table 1
Prescription of Herbal Medicine (per day)
2) 침치료 : 일회용 스테인리스 호침(0.20×30 mm, 동방침구제작소, 한국)을 사용하여 ST36(足三里), SP6(三陰交), SP9(陰陵泉), LR3(太衝), GB39(懸鍾) 등의 穴에 자침 후 10분간 유침하였으며, ST36(足三里)와 LR3(太衝)에 전침 자극을 시행하였다. 환자는 상지에도 감각 이상을 호소하였으나, 하지 원위부의 저림 및 찌릿한 통증이 주증상이었고 증상의 범위와 강도가 하지에서 더욱 두드러져 하지 혈위를 중심으로 침치료를 시행하였다. 상기 치료는 치료 기간 동안 주 1회 시행하였다.
3) 기타 중재 : 치료 기간 동안 본 증상과 관련한 양방 약물치료, 물리치료 및 기타 중재는 병행하지 않았다.
4. 치료기간
2025년 8월 16일부터 2026년 3월 15일까지 총 212일 동안 한약치료 및 침치료를 시행하였다. 30일 분량(30첩, 60팩)을 1회 탕전하여 총 7회 처방하였다. 침치료는 주 1회 시행되어 총 31회 시행되었다.
5. 치료평가
1) NRS : 통증 강도 평가는 NRS를 이용하여 시행하였다. 내원 시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정도를 0(통증 없음)에서 10(가장 심한 통증)까지의 정수로 표현하도록 하였으며, 치료 경과에 따른 변화를 기록하였다(Fig. 1).
2) 증상 경과에 대한 임상적 관찰 : 치료 기간 동안 환자의 주관적 증상 변화(저림, 통증, 손 떨림 등) 및 증상의 지속 시간과 빈도의 변화를 문진을 통해 기록하였다. 또한 증상 악화 및 완화 요인(운동,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을 함께 평가하였다.
3) 통증 범위 변화(Change in Pain Distribution) : 치료 경과에 따라 통증 및 저림 증상의 분포 변화를 평가하기 위하여 환자의 진술을 바탕으로 증상 발생 부위를 기록하였다(Table 2).
Table 2
Change in Pain Distribution during Treatment
6. 치료경과
1) 2025년 08월 16일 : 양손의 강직감과 함께 상지(팔꿈치~손)와 하지(종아리~발)의 찌릿한 통증(NRS 5)과 손떨림을 호소하였다.
2) 2025년 08월 24일 : 양손 뻣뻣함 및 양하지 찌릿한 통증이 지속되었으며, 손떨림이 동반되었다.
3) 2025년 09월 07일 : 9월 4일 1 km 러닝 이후 하지 통증이 악화되었다.
4) 2025년 09월 14일 : 약 50-60% 호전을 보였으며, 통증 강도는 NRS 4로 감소하고 통증 발생 빈도도 감소하였다.
5) 2025년 09월 21일 : 통증 호전 후 과도한 활동으로 인해 증상이 소폭 악화되었다.
6) 2025년 09월 28일 : 수면 부족 이후 초진 수준의 NRS 5 통증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7) 2025년 10월 05일 : 통증 강도는 NRS 3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8) 2025년 10월 12일 : 증상이 약 50% 이상 감소하였으며, 통증 지속시간이 줄고 통증 범위가 팔꿈치 및 종아리에서 손등 및 발목으로 축소되었다.
9) 2025년 10월 19일 : 장시간 앉은 자세 이후 통증이 NRS 4로 일시적으로 증가하였다.
10) 2025년 10월 26일 : 손목 및 발목 부위에 NRS 1 정도의 경미한 통증만 남아 있었다.
11) 2025년 11월 08일 : NRS 3 수준으로 소폭 악화되었으며, 설사 증상이 동반되었다.
12) 2025년 11월 23일 : 통증은 NRS 1 수준으로 유지되었으며, 안정 시 하지 불편감이 남아 있었고 한랭 자극 시 말단 저림이 악화되었다.
13) 2025년 12월 14일 : 찌릿한 감각은 남아 있으나 통증은 NRS 1 수준으로 감소하였고, 손떨림은 약 50% 감소하였다.
14) 2026년 01월 04일 : 일부 시간대에서는 증상이 소실되어 NRS 0으로 나타났다.
15) 2026년 01월 11일 : 초기 대비 약 80% 호전을 보였으며, 스트레스 및 한랭 자극 시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16) 2026년 01월 25일 : 평일 NRS 2, 주말 NRS 1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17) 2026년 02월 07일 : 수면 부족 시 찌릿한 증상이 나타났으며, 손가락 관절통은 소실되었다.
18) 2026년 03월 15일 : 증상이 대부분 소실되었으며, 간헐적인 경미한 통증만 남아 있고 소화 상태는 양호하였다.
전반적으로 치료 경과에 따라 통증 강도 및 범위가 점진적으로 감소하였으며, 일부 유발 요인에 따른 일시적 악화를 보였으나 최종적으로 유의한 호전을 확인하였다.
Ⅲ. 고 찰
말초신경병증은 감각신경, 운동신경 및 자율신경을 포함한 말초신경계의 손상으로 인해 다양한 임상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군으로, 임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다. 본 질환은 주로 원위부에서 시작하여 점차 근위부로 진행하는 양상을 보이며, 저림, 통증, 감각 저하 등의 증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특히 이러한 감각 이상은 Stocking-Glove Pattern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말초신경병증의 전형적인 임상 양상으로 알려져 있다1.
말초신경병증의 유병률은 연구 방법 및 대상군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일반 인구에서 약 1-7% 정도로 보고되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그 빈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일부 연구에서는 40세 이상 성인에서 약 13% 이상의 유병률이 보고되기도 하여, 실제 임상에서의 질병 부담은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높은 유병률에도 불구하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전체 말초신경병증의 약 25-46%는 특발성으로 분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6.
말초신경병증의 진단은 병력 청취와 함께 혈액검사, 신경전도검사 및 근전도검사 등을 통해 이루어지며, 당뇨병, 신장 질환, 갑상선 질환, 영양 결핍, 약물 및 독성 노출 등 다양한 원인 질환에 대한 감별이 필요하다. 그러나 신경전도검사 및 근전도검사는 주로 굵은 신경섬유의 기능을 평가하는 검사로서, 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나타나는 경우에도 환자가 지속적인 감각 이상이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존재하여 임상적 판단이 중요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검사상 이상이 확인되지 않는 환자군은 특발성 말초신경병증으로 분류되며, 진단 및 치료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2.
현재 말초신경병증의 치료는 주로 통증 조절을 목적으로 한 약물치료가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Pregabalin, Gabapentin, Duloxetine 등이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약물은 신경병성 통증 완화에 일정 부분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통증 조절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고 질환의 근본적인 병태생리 개선이나 신경 기능 회복을 유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1.
또한 Pregabalin의 경우 어지러움, 졸림, 부종, 체중 증가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약물에 대한 반응이 제한적이거나 장기 복용이 어려운 경우도 존재한다. 이러한 점에서 현재의 약물치료는 증상 조절 중심의 대증적 치료에 머무르는 한계가 있으며, 보다 근본적인 치료 접근에 대한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말초신경병증에서 나타나는 저림, 찌릿한 통증, 감각 저하 등의 이상 감각은 한의학적으로 痺證 및 痲木의 범주에서 이해할 수 있다. 痺證은 風寒濕熱의 外邪가 肢體, 肌肉, 關節 등에 침범하여 疼痛, 酸楚, 痲木, 重着 등의 활동 장애를 점진적 또는 반복적으로 일으키는 것을 말하는데, 병의 新久와 虛實에 따라서 外感風寒, 脾胃濕熱 또는 脾肺氣虛弱, 脾虛, 腎陽虛 등으로 변증하며 淸熱利水, 滋陰淸熱, 散風淸祛濕, 溫通溫散, 脾益氣補肺, 溫肺補腎陽氣 등의 治法을 사용한다.
본 증례의 환자는 사지 원위부에서 시작된 찌릿한 통증과 저림이 점차 상행하는 양상을 보였으며, 신경전도검사 및 근전도검사에서 특이 소견이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감각 이상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났고, 운동 기능 저하는 뚜렷하지 않았다. 말초신경병증의 주요 원인인 당뇨병, 갑상선질환, 신장질환 등에 대해서도 해당되는 바가 없었다. 이러한 임상 양상과 검사 결과를 종합할 때, 본 증례는 임상적으로 특발성 말초신경병증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또한 환자는 불안, 수면 장애, 피로감, 발한 양상의 변화 등을 함께 호소하였으며, 이는 말초신경병증에서 동반될 수 있는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과 관련된 증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진 상 환자는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심리적 부담을 호소하였으며, 이는 氣血의 소모를 유발하여 氣血兩虛의 상태를 초래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잦은 설사와 피로 등의 증상을 고려할 때 脾胃虛弱이 동반된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전신적인 허약상태는 인체 外表를 방어하고 조절하는 기능의 손상인 營衛不和를 유발하여 惡寒, 少汗, 汗出後爽快 등의 증상으로 나타났으며, 暗紫脣 및 靑脈 소견을 근거로 瘀血을 겸한 상태로 판단하였다.
종합해 보자면 氣血兩虛, 脾胃虛弱으로 인한 營衛不和와 血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말초 순환 및 신경 기능의 저하를 초래하고, 사지 말단의 저림 및 통증과 같은 痺證 양상으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하였다.
이러한 병리를 바탕으로 처방을 선택함에 있어, 八物湯 등의 氣血을 보충해주는 補益劑를 우선하기 보다는 陰陽을 조화롭게 하고 營衛를 소통시키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여, 桂枝湯을 기본방으로 하면서도 자율신경계 불균형 및 불안, 불면 등의 증상을 고려하여 桂枝加龍骨牡蠣湯의 개념을 참고하였다. 桂枝加龍骨牡蠣湯은 ≪金匱要略≫에 기재된 처방으로, 허약 상태에서 발생하는 정신적 불안, 심계, 불면 등의 증상에 사용되어 왔으며, 고전에서는 정신 불안 및 失精 등의 증상에 적용된 것으로 기술되어 있다. 이러한 특징은 허약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자율신경계 불균형과 관련된 증상에 응용될 수 있다.
다만 본 증례의 환자는 脾胃虛弱으로 인한 설사 경향이 있고 氣血兩虛 양상이 뚜렷하며, 舌診 상 暗紫 및 靑筋 소견 등 瘀血의 징후가 동반되어 있어 이를 함께 고려하여 약물을 가감하였다.
구체적으로는 脾胃虛弱으로 평소 설사가 잦은 점을 고려하여 微寒한 성질로 淸熱하는 牡蠣를 減하고, 人蔘, 陳皮, 厚朴 등을 배합하여 소화기 기능을 보강하였고, 氣血兩虛를 보완하기 위해 當歸, 龍眼肉 등을 가하여 전신적인 회복력을 높이고자 하였다. 또한 瘀血 개선을 위해 桃仁, 牡丹皮를 사용하였으며, 痺證 양상을 고려하여 羌活, 防風 등을 추가하였다.
침치료는 말초 자극을 통해 혈류를 증가시키고 신경 기능 회복을 촉진하며, 중추신경계의 통증 억제 경로를 활성화하여 진통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말초신경병증에 대한 침치료는 통증 완화 및 삶의 질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본 증례에서는 ST36(足三里), LR3(太衝), SP6(三陰交), SP9(陰陵泉) 등을 중심으로 자침하였으며, 이는 기혈 순환을 개선하고 하지 말단의 순환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에서 선택하였다. 또한 말초신경 자극을 강화하고 통증 조절 효과를 높이기 위해 전침 자극을 병행하였다.
치료 경과를 살펴보면, 초기 NRS 4-5 수준이었던 통증은 약 1개월 내 50% 이상 감소하였고, 이후 점진적으로 호전되어 약 2개월 시점에는 NRS 1 수준까지 감소하였다. 이후에도 치료를 지속함에 따라 통증 강도뿐 아니라 발생 빈도와 지속 시간이 함께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치료 과정 중 스트레스, 수면 부족, 한랭 자극 및 과도한 활동 등에 따라 일시적인 증상 악화가 반복적으로 관찰되었으나, 전반적인 경과는 지속적인 호전 추세를 유지하였다. 또한 통증의 분포가 초기 근위부에서 점차 말단부로 국한되는 양상이 나타났으며, 이는 회복 과정에서 나타나는 임상적 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 약 7개월의 치료 후 대부분의 증상이 소실되고 간헐적인 경미한 불편감만 남아, 본 증례에서 한의학적 치료를 통한 유의한 임상적 개선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증례는 신경전도검사 및 근전도검사에서 이상이 확인되지 않는 특발성 말초신경병증 환자에서 한의학적 치료를 통해 증상 개선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증상의 변동성과 자율신경계 관련 증상이 동반된 환자에서 장기간 치료를 통해 통증 강도뿐 아니라 증상의 분포 및 기능적 측면까지 함께 호전된 점은, 한의학적 치료가 단순한 통증 조절을 넘어 전반적인 기능 회복에 기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본 연구는 단일 증례로서 결과를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으며, 객관적인 신경 기능 평가 도구를 활용하지 못한 점 또한 제한점으로 작용한다. 또한 한약치료와 침치료가 병행되어 각각의 개별적인 치료 효과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향후 보다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특발성 말초신경병증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의 효과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