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응고제 사용이 불가능했던 폐색전증 환자에 대한 혈부축어탕 치험 1례
A Case of Pulmonary Embolism Patient Contraindicated in the Use of Anticoagulants Improved by Administering Hyulbuchuko-tang
Article information
Abstract
Background
This case report shows the effect of Hyulbuchuko-tang on a patient with a contraindication to anticoagulants who complained about dyspnea caused by pulmonary embolism (PE).
Case report
A PE patient with dyspnea was treated with herbal medication, Hyulbuchuko-tang, for 28 days. Evaluations took place by assessing time for oxygen application time per day, follow-up chest CT, and D-dimer test results. Oxygen application time per day decreased, and oxygen therapy ended on the 14th day of Hyulbuchuko-tang treatment. Follow-up chest CT showed resolution of PE. The D-dimer level decreased on the 24th day and decreased more after 1 month later.
Conclusion
This clinical case study suggests that Hyulbuchuko-tang might be effective in the resolution of PE and can be an option as a treatment for PE patients with contraindications to anticoagulants.
Ⅰ. 서 론
폐색전증(PE, Pulmonary Embolism)이란 색전이 폐동맥을 폐색시킴으로써 폐조직, 폐순환 장애는 물론 좌우심장기능 장애까지 동반하는 질환이다1. 일차적인 원인으로는 혈액정체, 정맥 혈관내막 손상, 과잉응고성, 이차적인 원인으로는 정맥혈관의 혈전이 있다. 증상으로는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흉골 하 통증, 각혈, 기침, 발한 등이 나타날 수 있으나 임상증상은 혈관 폐쇄의 정도, 수, 크기, 색전 부위, 환자의 나이, 심폐 병력 등에 의해 다양하다2.
폐색전증의 치료방향은 환자의 혈압 및 좌심실 기능을 통해 혈역학적 안정성을 평가한 이후 결정하게 된다. 일차적 치료(primary therapy)는 혈전 용해를 통한 혈전을 분해하는 것 혹은 색전제거술로 폐색전을 제거하는 것이고, 이차적 예방(secondary prevention)은 추가적인 혈전형성을 막고 이미 형성된 혈전은 내재적인 혈전용해 기전(endogenous fibrinolytic mechanism)을 통해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다3. 이 때 추가적인 혈전 형성을 막기 위해 투약되는 것이 항응고제이다.
항응고요법의 경우 가장 심각한 부작용이 뇌출혈인만큼 출혈을 유발할 수 있는 상황이 금기가 될 수 밖에 없는데 이 때문에 최근 수술을 받은 경우, 뇌출혈, 활동성 출혈이 있는 경우가 절대적인 금기증이며 대동맥 박리, 두 개 내⋅척수 종양의 경우 등 높은 출혈 위험성으로 의사에 의해 판단되는 경우 항응고요법을 사용할 수 없다4. 항응고제를 사용하지 못하는 환자의 경우 추가적인 증상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하대정맥 필터를 삽입할 수 있으나 심부정맥혈전증의 발병률이 2배 이상 증가하고, 결과적으로 사망률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보고5가 있다. 이외에는 산소 요법, 수액 요법과 같은 보존적 치료를 시행할 수밖에 없어 서양의학적으로 가능한 치료에 한계가 있다.
뇌졸중 환자는 상대적으로 부동상태에 있으며, 혈액 응고계의 활성이 증가되어 정맥혈전색전증의 위험도가 높으나 뇌출혈 환자들에게 항응고요법을 사용하는 것은 금기이기 때문에 보존적 치료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이에 항응고제 사용이 불가능했던 폐색전증 환자가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혈부축어탕을 투여하여 호흡곤란 증상이 호전되어 산소 적용을 중단하고 추적 흉부 CT 상 색전이 용해된 것을 확인한 증례가 있어 이를 보고하는 바이다.
Ⅱ. 증 례
본 증례는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에서 입원 치료 중인 폐색전증 환자 1명을 대상으로 한 후향적 증례보고로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심의를 거쳤다(IRB Approval No. 2021-03-006).
1. 증례 및 진단
X-2년 4월 11일 발생한 좌측 뇌교출혈로 중환자실 입원치료 받으며 기관절개관을 삽입한 후 본원에 입원 중이던 58세 남성이 X-1년 8월 17일 급성 호흡곤란을 호소했다. 환자는 X-1년 6월 25일 C-Reactive Protein(CRP) 3.43, 발열, 흉부 X-Ray 상 폐렴 의심 소견으로 X-1년 6월 25일부터 X-1년 7월 1일까지 항생제(piperacillin/tazobactam 4.5 g Intravenous(IV) every 6 hours(q6hr))를 투여하였다. X-1년 7월 3일 발열 없으나 가래 지속되며 산소 적용하지 않을 시 빈맥 및 혈중 산소포화도 88-90%로 저하 확인되어 산소 1 L/min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X-1년 7월 3일부터 X-1년 7월 10일 동일 항생제(piperacillin/tazobactam 4.5 g IV q6hr) 재투여 후 증상 호전되어 산소 0.5 L/min 적용 시 기좌위 산소포화도 92-97%로 측정되어 유지하였다. X-1년 7월 30일 CRP 수치가 정상화된 것이 확인되어 산소 0.5 L/min 유지하며 경과관찰하던 중 X-1년 8월 17일 호흡수가 빨라지며 산소포화도가 85%까지 떨어지는 양상이 확인되었다.
증상 발생 시 시행한 계통적 문진 및 신체진찰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1) 睡 眠 : 良
2) 面 色 : 面色紫暗 脣暗
3) 大 便 : 硬(간헐적으로 1회/2~3일)
4) 舌 : 暗紅
5) 脈 : 弦緊
본 증례의 환자는 기존의 잦은 폐렴 이환 병력 및 비위삽입관 유치 상태를 고려할 때 급성 호흡곤란 증상에 대해 폐렴이 가장 의심되는 상황이었으나 X-1년 7월 30일 CRP 수치가 정상화된 것이 확인된 후 염증 소견이 확인되지 않았다. X-1년 8월 17일 증상 발생 후 호흡기 감염을 배제하기 위해 시행한 혈액검사 상 CRP, White Blood Cell(WBC), Segmented neutrophils 수치에 이상이 없었다(Table 1). 또한 발열 등 폐렴을 시사할 만한 임상 소견이 없어 폐렴을 배제할 수 있었다.
또한 심부전을 감별하기 위해 X-1년 8월 17일 BNP, NT-pro BNT 검사를 시행했고 각각 BNP 11, NT-pro BNT 53.34로 이상 소견이 없었다(Table 1). X-1년 8월 17일부터 18일까지 시행한 24시간 심전도검사(Holter Monitoring) 상 특이 소견이 없어 심부전을 배제할 수 있었다.
이에 폐색전증 의심 하 혈역동학적 안정성에 대한 평가 시 상기 심장검사 상 혈역동학적 불안정성이 없는 폐색전증 환자로 추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X-1년 8월 19일 시행한 D-dimer 검사 상 2.14(Table 2) 양성으로 X-1년 8월 20일 폐색전증 감별을 위한 흉부 CT를 진행했다. 흉부 CT 상 좌측 하엽 세구역 기관지(LLL subsegmental bronchus)에 충만 결손(filling defect)이 있었으며 이를 통해 상기 부위의 ‘r/o focal PTE(Pulmonary Thromboembolism)’ 소견을 확인하여 폐색전증으로 진단했다.
2. 치료 계획 수립 및 치료 내용
혈전이 몸에서 정상적으로 흐르지 못하고 鬱滯가 생성되어 정체되어 있는 상태의 병리적 산물6임을 비추어본다면 혈전은 어혈이라는 범주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환자의 폐색전증이라는 상태가 어혈에 해당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본 환자가 망문문절 시 변비로 간헐적으로 2~3일에 1번씩 대변 보는 양상을 보이고 面色紫暗하며 입술 또한 어둡고 舌暗紅하며 脈弦緊한 어혈의 양상으로 보여 이에 活血祛瘀하는 血府逐瘀湯을 투여하였다.
치료로는 한약, 침을 포함한 한의치료와 양약치료가 적용되었다.
1) 한의치료
경희의료원 원내조제 혈부축어탕 엑스제는 1포 당 當歸 16 g, 生地黃, 牛膝, 紅花 각 12 g, 枳殼, 赤芍藥 각 8 g, 桔梗, 川芎 각 6 g, 柴胡, 甘草 각 4 g으로 구성되어있다. X-1년 8월 22일부터 하루 3회 매 식후 2시간 복용하였다.
환자는 좌측 뇌교출혈로 입원한 환자로 기존에 뇌출혈 후유증에 대한 치료를 진행하고 있었으며 급성 호흡곤란 발생 이후에도 뇌출혈 후유증에 대한 하기 치료는 유지하였다.
(1) 한약치료
탕약으로 固眞飮子(1첩 당 熟地黃 6 g, 人蔘, 山藥, 當歸, 黃芪(密), 黃柏(鹽水炒) 4 g, 陳皮, 白茯苓, 杜沖(鹽水炒), 甘草(炙) 3 g, 白朮, 澤瀉, 山茱萸, 補骨脂(鹽水炒), 五味子 2 g)를 2첩을 3팩으로 나누어 X-1년 7월 15일부터 복용 중이었다.
(2) 침 치료
0.25×40 mm stainlesssteel(동방침구 제작소,일회용 호침)을 사용하여 1일 1회 20분 유침했다. 선혈 혈위는 EX-HN1(四神聰), GV20(百會), 양측 LI4(合谷), TE5(外關), LI10(手三里), LI11(曲池), LR3 (太衝), ST36(足三里), ST37(上巨虛), GB39(懸鍾), SP9(陰陵泉), GB34(陽陵泉) 등으로 하였다. 침치료는 입원 기간 동안 매일 오전 8시-9시 경 시행하였다.
2) 양약 치료
(1) Atacand tab. 16 mg (Candesartan) 1T qd (혈압강하제)
(2) Trajenta tab. 5 mg (Linagliptin) 1T qd (당뇨병 치료제)
(3) Neuracetam tab. 800 mg (Oxiracetam) 1T bid (뇌기능 개선제)
(4) Anorex cap. 25 mg (Dantrolene) 1C tid (근이완제)
(5) Baclofen tab. 10 mg (Baclofen) 1T tid (근이완제)
(6) Harnal D tab. 0.2 mg (Tamsulosin) 1T qd (방광 & 전립선질환 치료제)
(7) Rivotril tab. 0.5 mg (Clonazepam) 0.5T bid (항경련제)
(8) Lanston LFDT tab. 15 mg (Lansoprazole) 1T qd (제산제)
(9) Erdolant cap. 300 mg (Erdosteine) 1C tid (기침가래 &감기 치료제)
(10) Trihexin tab. 2 mg (Trihexyphenidyl) 1T bid (파킨슨병 치료제)
(11) Glucophage tab. 500 mg (Metformin) 1T qd (당뇨병 치료제)
(12) Zemiglo tab. 50 mg (Gemigliptin) 1T qd (당뇨병 치료제)
단, 두 차례 흉부 CT 촬영 시 촬영 후 2일 간(X-1년 8월 20일~X년 8월 21일, X-1년 9월 19일~X년 9월 20일) (11) 중단 후 (12) 대체 복용
Ⅲ. 경과 관찰 및 평가 방법
1. 평가방법
다음 평가도구를 활용하여 환자의 증상변화를 측정하였다.
1) 하루 중 산소 적용 시간
호흡곤란 정도 평가를 위해 맥박산소측정기 유지 중 산소포화도 96% 이상 시 산소 제거, 산소포화도 90% 이하 시 산소 0.5 L/min 적용하여 하루 중 산소 적용 시간을 기록했다.
2) 흉부 CT
색전의 용해를 확인하기 위해 첫번째 흉부 CT 촬영 후 한 달간 혈부축어탕을 복용한 후 추적 검사로 동일한 흉부 CT를 촬영을 진행했다.
3) D-dimer 수치
혈전 형성 감소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혈부축어탕 복용 시작, 종료 시 그리고 혈전 형성 감소 상태 확인을 위해 한 달 이후 D-dimer 검사를 시행했다.
2. 치료결과
1) 하루 중 산소 적용 시간(Fig. 1)
X-1년 8월 17일 이후부터 혈부축어탕을 복용하기 전까지 24시간 내내 산소를 적용하였으나 X-1년 8월 22일 혈부축어탕 복용 이후 하루 중 산소 적용 시간이 점차 감소하였다. 혈부축어탕 복용 14일차(X-1년 9월 4일) 산소를 완전히 제거하였으며 이후 산소 적용 없이 산소포화도가 정상적으로 유지되었다.
2) 흉부 CT(Fig. 2)
X-1년 8월 20일 첫번째 촬영한 흉부 CT 상 ‘R/O Focal PTE at LLL subsegmental bronchus’ 소견이었으나 혈부축어탕 복용 28일차(X-1년 9월 18일) 촬영 시 ‘Compared with X-1-08-20 chest CT, Resolution of filling defect at LLL subsegmental artery.’ 소견으로 혈전 용해를 확인했다.
3) D-dimer 수치(Fig. 3)
X-1년 8월 19일 D-dimer 수치는 2.14였으나 1달 후(X-1년 9월 14일), 2달 후(X-1년 10월 14일) 각각 1.74, 1.34로 점차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4) 치료의 순응도 및 부작용
치료에 대한 환자의 순응도는 매우 우수한 편으로 치료 기간 중 하루 3회의 약물복용을 건너뛴 경우가 한 차례도 없었다. 당시 환자는 호흡곤란을 호소하면서 식은땀을 다량 흘려 환복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나 치료를 진행함에 따라 땀을 덜 흘리면서 환복 횟수가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치료 기간 한방치료로 인한 어떠한 부작용 및 약물내성도 관찰되지 않았다. 산소 투여 종료 후 재활 치료 시 산소통 적용이 필요 없어 재활치료가 용이하게 이루어진 점, 식은땀으로 인한 환복 횟수가 감소함에 따라 간병이 편해진 점에서 보호자의 만족도가 높았다.
Ⅳ. 고 찰
폐색전증의 치료의 근간은 항응고요법이지만 항응고제는 이미 발생한 혈전은 저절로 호전되기를 기다리면서 더 이상 혈전 생성이 되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함이다7. 이에 따라 광범위 또는 고위험 폐색전증의 경우 항응고요법과 함께 일차적치료 즉, 이미 형성된 혈전을 적극적으로 용해하기 위한 혈전용해치료(thrombolysis)나 색전제거술(embolectomy)을 시행하게 된다. 이차적 예방은 항응고 단독요법으로 일차 치료에 이어서 하거나 중등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 일차 치료 없이 곧바로 시행하게 된다. 이를 통해 추가적인 혈전을 예방하고 이미 형성된 혈전은 내재적 혈전용해 기전(endogenous fibrinolytic mechanism)을 통해 자연적으로 용해되어 재발을 방지3할 수 있다.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혈전은 체내에서 생겼다가 용해되기를 반복하는 역동적인 상태에 있기 때문에 항응고제를 사용하면 추가 혈전이 발생하는 것을 막고 그 동안 기존의 혈전은 자연 용해되는데 이것이 바로 내재적 혈전용해 기전이다. 내재적 혈전용해 기전은 이전에는 혈전 형성의 이차 현상으로 간주되었으나 현재는 혈전 형성에서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가 발견되고 있고 최근까지 잘 연구되지 않았던 영역으로 확장이 필요한 영역으로 지적되고 있다8.
폐색전증 치료 시에는 먼저 혈압과 좌심실 기능에 따라 그 위험도를 판별한 후 위험 정도에 따라 다른 처치를 하게 되는데 본 증례의 환자는 정상 혈압, 정상 좌심실 기능 환자로 일차적으로 혈전용해술을 시행하지 않고 항응고요법을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하대정맥 필터를 삽입을 고려해야 하는 군에 속한다. 하지만 최근 수술을 받은 경우, 뇌출혈, 활동성 출혈이 있는 경우가 절대적인 금기증이며 대동맥 박리, 두 개 내⋅척수 종양의 경우 등 높은 출혈 위험성으로 의사에 의해 판단되는 경우 항응고요법을 사용할 수 없다4. 본 증례의 환자는 뇌출혈 환자로 항응고요법을 사용할 수 없는 절대적인 금기증에 속하는 환자였다.
생체 내 정상 혈액은 혈소판과 혈장의 응고, 섬유소 분해, 응고 억제 등의 과정을 통해 조절과 균형을 이루어 손실을 막을 수 있다. 이때 혈전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균형이 파괴되어 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지게 된 상태로 흔히 섬유소 용해 과정을 통해 소멸하게 된다. 병리적 산물로 발생한 경우 계속적인 혈액응고 반응으로 혈전의 생성량이 증가하여 혈관에 축적된다. 이때 혈전이 몸에서 정상적으로 흐르지 못하고 鬱滯가 생성되어 정체되어 있는 상태의 병리적 산물임을 비추어본다면 혈전은 어혈이라는 범주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환자의 폐색전증이라는 상태가 어혈에 해당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본 환자가 망문문절 시 변비로 간헐적으로 2~3일에 1번씩 대변 보는 양상을 보이고 面色紫暗하며 입술 또한 어둡고 舌暗紅하며 脈弦緊한 어혈의 양상으로 보여 이에 活血祛瘀하는 血府逐瘀湯을 투여하였다.
血府逐瘀湯은 王淸任의 醫林改錯9에서 처음 출전된 처방으로 처방 구성은 當歸, 生地黃, 牛膝, 紅花, 枳殼, 赤芍藥, 桔梗, 川芎, 柴胡, 甘草로 구성되어 있다. 血府逐瘀湯은 桃紅四物湯, 四逆散의 합방에 牛膝, 桔梗이 가미된 처방으로 桃紅四物湯은 活血祛瘀하며 四逆散은 活血祛瘀, 行氣止痛하며 牛膝은 祛瘀血, 引瘀血下行, 桔梗은 開宣肺氣 戴藥上行하는 효과를 가진다. 血府逐瘀湯은 어혈로 변증된 여러 증상 및 질환에 사용되어 전뇌허혈에 대한 신경세포손상 보호 효과 및 항혈전효과10, 감염이나 낭종이 없는 가벼운 자궁내막증11에 효과, 어혈로 인한 본태성 고혈압12에 대한 치료 효과가 있으며 어혈로 변증된 경계, 정충, 불안에 대한 증례13, 자궁적출술 이후 발생한 하복통 및 요통 증례14가 보고되어 어혈과 관련된 여러 질환에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실험적으로 血府逐瘀湯은 혈소판의 응집능을 현저히 억제하는 효과를 통해 항혈전생성인자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김 등15의 연구에서는 활성화된 혈소판에서 활성이 증가되는 PLA2가 혈소판 막의 phopholipid로부터 Arachidonic Acid(AA)를 유리되게 하며 AA 대사산물은 혈소판 응집을 증폭시키며 대규모 응집을 유발하는데 결국 AA 대사과정을 차단하는 것은 혈소판 응집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기전임을 지적한다. 그리고 상기 논문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혈부축어탕이 prostaglandin 합성을 현저히 억제하는 것을 통해 AA 대사과정이 차단되며 결과적으로 혈소판 응집을 차단할 수 있다. 강 등16의 뇌출혈로 항응고제사용이 불가능한 심부 정맥혈전증에 대한 血府逐瘀湯의 효과에 대한 치험례나 이 등17의 심부정맥혈전증에 대한 血府逐瘀湯의 치험례 또한 血府逐瘀湯이 혈소판의 응집능을 현저히 억제하는 효과에 따른 항혈전효과를 보여준다.
또한 血府逐瘀湯의 구성 약재 중 活血祛瘀하는 대표적인 약재인 桃仁, 紅花, 赤芍藥은 항혈전작용에 대해 실험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桃仁18의 석유에테르추출물, palmitic acid, oleic acid 성분은 PT를 연장시키며 메탄올 추출물은 혈소판 응고를 확실히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紅花19는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며 정맥혈전증 및 폐색전증 등의 모델에서 항혈전작용을 하는 것이 보고되었으며 芍藥의 성분 중 paeonol 및 gallicacid methyl ester은 항혈전작용으로 잘 알려져 있다. 當歸20 또한 심혈관계에서 혈관 확장 및 혈액응고 지연효과가 있어 혈전 생성 억제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
결론적으로 血府逐瘀湯의 구성 약재인 桃仁, 紅花, 赤芍藥, 當歸의 항혈전작용과 血府逐瘀湯이 혈소판의 응집능 억제에 관여하는 기전으로 血府逐瘀湯이 폐색전증에 유효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본 증례의 의의는 먼저 뇌출혈 과거력으로 항응고제 사용이 불가능한 환자에 대한 한약 단독치료로 혈전이 용해된 것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또한 본 증례의 환자는 항응고요법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출혈을 포함한 기타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본 증례에서는 폐색전증 진단 도구 중 하나인 D-dimer의 수치를 추적하였으나 간접적인 응고계활성 억제 및 항응고인자의 활성 유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PT, aPTT, fibrinogen과 같은 객관적인 추적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하지만 D-dimer는 섬유소 생성 및 안정화에 대한 생물학적 표지자로 즉, 혈장에서 D-dimer의 존재는 혈전형성을 의미한다21. D-dimer 검사는 높은 특이도와 낮은 민감도로 폐색전증 배제에 사용되는 지표로 확진 기준이 될 수 없음에 따라 D-dimer 수치 감소가 폐색전의 용해 상태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나 D-dimer 수치 감소를 통해 혈전 형성이 감소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한 가지 한계점은 본 증례의 환자의 경우 폐색전의 범위가 작았으며 작은 색전의 경우 내재적 혈전용해 기전에 의해 자연용해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재적 혈전용해 기전에 대한 연구 부족으로 작은 크기의 색전에 대해 자연용해에 소요되는 기간에 대한 보고가 없어 본 증례에서 혈부축어탕을 통해 용해되는 데 소요된 시간과 비교할 수 없었다. 하지만 혈역학적으로 안정한 폐색전증의 경우 이차적 예방인 항응고요법을 선택하게 되고 항응고요법 기간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이 때 수술과 같은 일시적인 위험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 치료는 3개월 간 지속되며 원인이 장기 침상 안정과 같은 장기적인 문제인 경우, 치료는 일반적으로 6~12개월 간 이루어지나 상태에 따라 무기한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항응고요법의 일반적인 치료 기간을 고려할 때 본 증례의 환자가 28일이라는 기간 동안 혈부축어탕을 복용하여 혈전이 용해된 것을 확인한 것은 어느 정도 의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Ⅴ. 결 론
1. 뇌출혈 과거력으로 항응고제 사용이 불가능했던 폐색전증 환자가 28일간 혈부축어탕을 복용한 결과 증상의 호전을 보였으며 추적 흉부 CT 검사에서 혈전의 용해를 확인했다.
2. 내재적 혈전용해 기전(Endogenous fibrinolytic mechanism)의 자연 용해 과정에서의 혈부축어탕의 역할에 대한 차후의 연구가 필요하다.
3. 혈부축어탕의 항혈전효과에 대한 실험 연구는 이루어진 바 있으나 임상 연구가 부족한 실정으로 향후 해당 주제에 대한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