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질환 유무와 소화 불편 증상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 : 성향점수 매칭을 활용
A Study on the Relationship between Allergic Diseases and Gastrointestinal Discomfort Symptoms: Using Propensity Score Matching
Article information
Abstract
Objectives:
This study aimed to investigate the relationship between allergic diseases and digestive discomfort symptoms using a dataset for the traditional Korean medicine examination.
Methods:
The study included 389 subjects in the allergy group, diagnosed with allergic diseases by either a Korean medicine doctor or modern medical doctor, and there were 4,160 subjects in the control group. Propensity score matching was used to control the factors affecting the allergic disease and digestive discomfort symptoms. These factors included age, sex, medication history, obesity, smoking status, alcohol consumption, meal frequency, meal quantity, eating speed, sleep quality, stress level, and physical activity, matched at a ratio of 1:1. Logistic regression was used to estimate the adjusted odds ratio of digestive discomfort symptoms in the allergy group compared to the control group.
Results:
Compared to the control group, subjects in the allergy group had a significantly higher risk of having abdominal distention 1.62 times (OR=1.62, 95% CI: 1.13-2.32, p-value=0.008) and postprandial fatigue 1.41 times (OR=1.41, 95% CI: 1.02-1.95, p-value=0.037).
Conclusion:
The study suggests that allergic diseases were associated with certain digestive discomfort symptoms. The findings of this study can serve as a basis for managing both allergic diseases and digestive discomfort symptoms together.
I. 서 론
알레르기 질환은 꽃가루, 먼지, 동물의 털, 특정 음식 등과 같은 다양한 항원에 대한 과민한 면역 반응으로 나타나며, 알레르기 비염과 같은 코 병변, 기관지천식과 같은 호흡기 병변, 아토피 피부염이나 두드러기와 같은 피부 병변, 음식 알레르기와 같은 소화기 병변 등 신체 여러 부위에 걸쳐 증상이 발생한다1. 이러한 증상들은 불편함과 고통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을 제약시키고, 수면 장애, 만성 피로, 심리적 스트레스 등을 초래하여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다2.
한의학에서는 알레르기 비염, 천식, 아토피 피부염 등의 알레르기 질환의 치료를 위한 한약 처방 시 소화 관련 불편 증상도 함께 고려하는 등 알레르기 질환과 소화기 장애가 관련이 있다고 본다3-8. 최근 이러한 관점을 뒷받침하는 알레르기 질환과 기능성 소화기 장애 간의 연관성을 시사하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다. 일본의 대학생 코호트 연구에서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성 피부염, 음식 알레르기, 약물 알레르기, 꽃가루 알레르기,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 수가 증가할수록 기능성 소화불량과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유병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으며9, 영국의 일차 진료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들에서 아토피성 질환과 천식의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10.
한의학에서는 치료 방법을 결정할 때, 환자들의 증상이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에 특정 질환에서 나타나는 증상의 빈도는 환자의 평가 및 치료 방법 모색에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 기질적 문제가 없는 소화기 장애의 대표적인 질환인 기능성 소화불량과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은 식욕감퇴, 더부룩함, 복부 팽만감, 조기 포만감, 속쓰림, 명치통, 메스꺼움, 변비, 설사, 잔변감 등의 소화 관련 불편 증상을 호소한다11. 그러나 이러한 각각의 증상이 알레르기 질환 환자들에서 발생하는 빈도에 대해서는 아직 보고된 바 없다.
한편, 알레르기 질환과 소화기 불편 증상의 발생에는 연령, 성별, 식습관, 스트레스 등 다양한 교란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12,13. 이러한 요인들은 두 질환 간의 관련성을 평가하는 데 있어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연구 설계 시 주의 깊게 통제되어야 한다. 많은 대상자의 데이터를 활용하면 다양한 교란 변수를 통제할 수 있고, 통계적 검정력이 증가하여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를 위하여 이미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는 것은 비용 효과적이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수집 중인 한의 건강 검진 데이터를 활용하여 알레르기 질환 여부에 따른 소화 불편 증상의 분포를 분석하여 관련성을 탐색하였다14. 이러한 후향적 비무작위 연구는 선택 편향(Selection bias)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성향 점수 매칭(Propensity Score Matching) 방법을 사용하여 다양한 변수를 효과적으로 분석하고, 결과 변수의 비율 차이를 균형 있게 맞춤으로써 알레르기 질환과 소화 불편 증상 간의 관련성에 대한 신뢰성 높은 결과를 도출하고자 한다.
II. 연구 방법
1. 연구 자료
본 연구에서는 만 19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6개 한방병원(가천대학교 부속길한방병원, 동국대학교 일산한방병원, 나주 동신대학교 한방병원, 부산대학교 한방병원, 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 세명대학교 부속충주한방병원)에서 수집된 한의 건강 검진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한의 건강 검진 데이터에는 일반 특성 데이터, 설문 데이터, 기기 측정 데이터, 혈액검사 데이터 등이 포함되어 있다14. 본 연구는 각 기관의 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승인번호: 가천대학교 부속길한방병원, GIRB-20-113, GIRB-21-105, GIRB-22-101; 동국대학교 일산한방병원, DUIOH-2020-04-002, DUIOH-2021-04-004, DUIOH -2022-01-005; 나주 동신대학교 한방병원, NJ-IRB- 003, NJ-IRB-013; 부산대학교 한방병원, PNUKHIRB- 2020005, PNUKHIRB-2021002, PNUKHIRB-2022- 02-001; 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 DJDSKH-20- BM-07, DJDSKH-21-BM-07; 세명대학교 부속한방병원, SMJOH-2022-06).
2. 연구 대상
본 연구의 대상자는 한의 건강 검진 데이터에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수집된 8,049명의 대상자 중 알레르기 질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6,675명의 대상자의 데이터를 분석 대상에 포함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분석에 활용된 변수인 알레르기 질환과 소화 관련 불편 증상 및 교란 요인에 결측치가 있는 대상자는 1,624명으로 결측치가 포함된 대상자의 데이터는 제외하였다(Fig. 1).
3. 연구 변수
알레르기 질환 여부는 알레르기 비염, 천식, 아토피성 피부염, 음식 알레르기 등의 알레르기 질환으로 의사나 한의사에게 진단받은 적 있는지, 소화와 관련한 증상들은 최근 1개월간 해당 증상으로 인하여 불편감이 있었는지 설문하여 수집되었다. 소화 관련 불편 증상으로 한의 건강 검진 데이터베이스의 설문 데이터 중 한의학 문진 항목의 식욕감퇴, 더부룩함, 복부 팽만감, 조기 포만감, 속쓰림, 명치통, 오심, 식후 피로감, 무른 변, 단단한 변, 배변곤란, 후중감의 유무를 선택하였다.
본 연구는 성향 점수 매칭 방법을 사용하였는데, 성향 점수를 계산하기 위해, 대상자들의 알레르기 질환 여부를 예측하는 로지스틱 회귀분석에서 성별, 연령대, 약물 복용력, 비만도, 흡연, 음주, 식생활, 스트레스, 수면, 신체 활동을 공변량으로 포함하였다.
성별은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하였고, 연령대는 20~29세, 30~39세, 40~49세, 50~59세, 60세 이상으로 구분하였다. 약물 복용력은 약물의 종류에 상관없이 약물을 복용 중이면 ‘복용’, 아니면 ‘비복용’으로 구분하였다. 비만은 계측된 체중과 신장을 바탕으로 체질량지수를 계산하여 18.5 kg/m2 이하인 경우 ‘저체중’, 18.5 kg/m2 초과 22.9 kg/m2 이하인 경우 ‘정상체중’, 22.9 kg/m2 초과 24.9 kg/m2 이하인 경우 ‘과체중’, 25 kg/m2 이상인 경우 ‘비만’으로 구분하였다. 흡연은 흡연 경험이 있으면 ‘흡연’, 없으면 ‘비흡연’으로 구분하였다. 음주 여부는 평소 술을 마시면 ‘음주’, 마시지 않으면 ‘비음주’로 구분하였다. 식생활은 식사 빈도, 식사량, 식사 속도 항목을 활용하였고, 식사 빈도는 ‘1회/일’, ‘2회/일’, ‘3회/일’, ‘4회/일’로, 식사량은 ‘많음’, ‘중간’, ‘적음’, ‘불규칙함’으로, 식사 속도는 ‘빠름’, ‘중간’, ‘느림’으로 구분하였다. 수면은 피츠버그 수면의 질 지수 결과를 바탕으로 4점 이하는 ‘좋음’, 5점 이상은 ‘나쁨’으로 구분하였고15, 스트레스는 자각된 스트레스 척도(Perceived Stress Scale)를 바탕으로 13점 이하는 ‘낮음’, 14점 이상 26점 이하는 ‘보통’, 27점 이상은 ‘높음’으로 구분하였다16-18. 신체 활동은 한국어판 단문형 국제 신체 활동 설문의 기준에 따라 신체 활동 정도를 ‘높음’, ‘보통’, ‘낮음’으로 구분하였다19.
4. 통계 분석
알레르기 질환 여부와 소화 불편 증상의 관련성 분석 시 존재하는 교란 요인에 대한 통제 및 균형을 맞추기 위하여 성향 점수 매칭 방법을 사용하였다. 모든 변수가 범주형 변수이기 때문에 분석 결과는 빈도수와 백분율을 제시하였다. 성향 점수 매칭 전에는 교차분석(Chi-squared test)을 이용하여 각 변수 별로 알레르기 병력 여부 차이를 검정하였다. 성향점수 매칭에서 사용한 추정 알고리즘은 로지스틱 회귀 모형이었고, 매칭 알고리즘은 1:1 최근접 이웃매칭으로 하였다. 매칭된 두 군의 일반적인 특성과 소화 불편 증상 유무의 차이는 McNemar test 또는 McNemar-Bowker test로 확인하였다. 또한 알레르기 병력 여부와 소화 불편 증상의 관련성을 로지스틱 회귀분석으로 확인하였고, 승산비(Odds Ratio, OR)와 95% 신뢰구간(95% Confidence Interval, 95% CI)을 산출하였다. 통계적 유의성은 p-value가 0.05 미만인 경우로 하였고, R version 4.3.1 (the R Project for Statistical Computing, Vienna, Austria)를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III. 연구 결과
1. 연구 대상자의 특성
본 연구의 전체 대상자는 4,549명으로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알레르기군은 389명(8.6%)이었고 알레르기 질환이 없는 대조군은 4,160명(91.4%)이었다. 알레르기 비염 또는 천식은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 아토피성 피부염, 두드러기는 피부 알레르기 질환으로 분류하였을 때, 대상자의 162명이 호흡기, 65명이 피부, 52명이 소화기, 22명이 호흡기와 피부, 6명이 호흡기와 소화기, 7명이 호흡기, 소화기, 피부 관련 알레르기 질환이 모두 있다고 응답하였다. 71명의 대상자는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동물의 털, 약물 등으로 인한 기타 알레르기가 있다고 응답하였다. 대상자들의 성향 점수 매칭 전과 후의 일반적인 특성은 다음과 같다(Table 1). 성향 점수 매칭 이후 최종 연구 대상자는 778명으로 알레르기군과 대조군은 1:1로 매칭되어 각각 389명(50%)씩으로 구성되었다. 매칭 변수로 성별, 연령대, 약물 복용력, 비만도, 흡연 여부, 음주 여부, 식사 빈도, 식사량, 식사 속도, 수면의 질, 스트레스 정도, 신체 활동 정도가 사용되었는데, 매칭 전에는 알레르기 질환 여부에 대해 연령대, 약물 복용력, 비만도, 흡연 여부, 음주 여부, 스트레스 정도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나, 매칭 후에는 모든 변수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어 알레르기군과 대조군이 균형을 이루었다.
2. 알레르기 질환 여부와 소화 불편 증상 유무 비교
알레르기 질환 여부에 따른 식욕감퇴, 더부룩함, 복부 팽만감, 조기 포만감, 속쓰림, 명치통, 오심, 식후 피로감, 무른 변, 단단한 변, 배변곤란, 후중감과 같은 소화 불편 증상의 유무 차이를 검정하기 위하여 성향 점수 매칭 전에는 교차분석을, 성향 점수 매칭 후에는 McNemar test 또는 McNemar- Bowker test를 수행하였고,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Table 2). 성향 점수 매칭 전의 알레르기군은 389명, 대조군은 4,160명 중 더부룩함 증상은 알레르기군에서 있음이 123명(31.6%), 대조군에서 987명(23.7%) 있었고, 복부 팽만감 증상은 알레르기군에서 있음이 99명(25.4%), 대조군에서 685명(16.5%)이었으며, 오심 증상은 알레르기군에서 있음이 26명(6.7%), 대조군에서 134명(3.2%)이었다. 식후 피로감 증상은 알레르기군에서 있음이 125명(32.1%), 대조군에서 953명(22.9%)이었고, 배변곤란은 알레르기군에서 있음이 201명(51.7%), 대조군에서 1,907명(45.8%)이었으며, 잔변감은 알레르기군에서 있음이 167명(42.9%), 대조군에서 1,506명(36.2%)이었다. 더부룩함, 복부 팽만감, 오심, 식후 피로감, 배변곤란, 잔변감의 증상이 알레르기군과 대조군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식욕 저하, 조기 포만감, 속쓰림, 명치통, 무른 변, 굳은 변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성향 점수 매칭 후에는 복부 팽만감은 알레르기군이 있음이 99명(25.4%), 대조군이 70명(18.0%)이었고, 식후 피로감은 알레르기군이 있음이 125명(32.1%), 대조군이 99명(25.4%)이었고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Table 2). 식욕 저하, 더부룩함, 조기 포만감, 속쓰림, 명치통, 오심, 무른 변, 굳은 변, 배변곤란, 잔변감은 통계적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알레르기 질환 여부가 소화 불편 증상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교란 변수를 보정 후 매칭된 자료를 대상으로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시행하였고, 그 결과 소화 불편 증상 중 복부 팽만감, 식후 피로감에서 알레르기 질환 여부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련성이 나타났다(Table 3).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알레르기군이 알레르기 질환이 없는 대조군에 비해 복부 팽만감을 경험할 확률이 1.62배 더 높았고(OR=1.62, 95% CI=1.13-2.32, p-value=0.008), 식후 피로감을 경험할 확률이 1.41배 더 높았다 (OR=1.41, 95% CI=1.02-1.95, p-value=0.037).
IV. 고 찰
본 연구는 한의 건강 검진 데이터를 활용하여 알레르기 질환과 식욕 저하, 더부룩함, 복부 팽만감, 조기 포만감, 속쓰림, 명치통, 오심, 식후 피로감, 무른 변, 단단한 변, 배변곤란, 잔변감 등의 소화 불편 증상 간의 연관성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 디자인인 후향적 비무작위 연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선택 편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알레르기 질환과 소화 관련 불편 증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별, 연령대, 약물 복용력, 비만도, 흡연 여부, 음주 여부, 식사 빈도, 식사량, 식사 속도, 수면의 질, 스트레스 정도, 신체 활동 정도와 같은 교란 변수를 통제하는 성향 점수 매칭 방법을 사용하였다.
전체 연구 대상자의 특성 분석에서 교란 변수 중 연령대, 약물 복용 여부, 비만, 흡연, 음주, 스트레스 정도가 알레르기 여부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알레르기군은 대조군에 비하여 20~30대에서 더 많았고, 50대 이상에서는 적었다. 또한 알레르기군에서 약물 복용 비율이 더 높았으며, 저체중의 비율이 더 높고, 비만 비율은 더 낮았다. 흡연과 음주 비율도 알레르기군에서 더 높았고, 스트레스 정도 역시 알레르기군에서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Table 1).
성향 점수 매칭 전에는 알레르기군에 속한 대상자들이 대조군보다 더부룩함, 복부 팽만감, 오심, 식후 피로감, 배변곤란, 잔변감의 증상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로 더 많이 경험한다고 보고하였다. 성향 점수 매칭을 통해 교란 변수를 통제한 후에는 복부 팽만감, 식후 피로감 증상이 알레르기군과 대조군 간에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이는 복부 팽만감, 식후 피로감은 알레르기 병력이 있는 경우 다른 교란 요인의 영향 없이 더 자주 경험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더부룩함, 오심, 배변곤란, 잔변감과 같은 소화 불편 증상들은 성향 점수 매칭 이후 알레르기군과 대조군 간의 차이가 줄어든 것으로 보아, 연령대, 약물 복용력, 비만, 흡연, 음주, 스트레스와 같은 다른 교란 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이한 점은 성향 점수 매칭 후에는 대부분의 소화 불편 증상의 분포 차이가 줄어들었는데, 무른 변은 알레르기군이 더 많은 쪽으로, 단단한 변, 배변 시 힘이 들어가는 증상은 대조군이 더 많아지는 쪽으로 알레르기군과 대조군 간의 차이가 증가하였다. 무른 변의 경우는 성향 점수 매칭 전후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으나, 알레르기군과 대조군의 비율 차이가 3.0%에서 4.9%로 증가하였고, 성향 점수 매칭 후 승산비는 1.50(95% CI 0.99-2.28, p=0.053)이었다. 이는 알레르기군에서 무른 변이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김 등은 알레르기 비염의 변증과 평가 방법에 대한 연구에서 비염의 평가에 있어서는 코 증상에 중점을 두지만, 변증에서는 비위 기능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비위 기능을 평가하는 방법을 포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하였다20. 또한, 알레르기 비염의 변증을 위한 설문 문항 개발 연구에서는 소화불량, 식사 후 더부룩함, 복부 팽만감, 식욕부진 등의 항목을 사용한 연구 사례가 있다21. 본 연구의 결과에서는 식욕부진의 경우는 연구 대상자들의 2.8%만이 있다고 응답하였으나, 더부룩함, 복부 팽만감의 증상은 연구 대상자들의 25~30% 정도가 있다고 응답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향후 설문 문항을 개발할 때, 특히 이러한 항목을 환자들에게 적용한 연구를 계획함에 있어 특정 항목을 활용할 때 필요한 연구 대상자의 수를 추정할 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소화 관련 불편 증상을 더 자주 느끼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관련 연구들이 이를 연구하고 있다. 장 점막 면역이 기능성 위장관 질환 발병에 중요한 병원성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가 있는데, 기능성 소화불량을 가진 환자의 상부 위장관에서 백혈구의 일종인 호산구의 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염증 반응인 호산구 증가증이 관찰되었고,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가진 환자들에게서도 소장과 대장 점막에서 비만 세포 침윤 증가가 관찰되었다22,23. 이는 알레르기 반응으로 인한 만성적인 염증은 소화불량과 같은 증상을 유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터키에서 실시한 연구에서 0~3세의 알레르기와 비 알레르기 어린이의 대변을 비교한 결과, 알레르기가 있는 어린이의 경우 Bifidobacterium longum이 11.1%에서만 검출되었지만, 건강한 어린이의 경우 30.3%에서 검출되어 장내 미생물 군집의 변화가 알레르기 질환의 발병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성을 보여주었다24. 또 다른 연구에서는 단쇄 지방산인 부티레이트가 장 대식세포의 조절을 변화시키는 것이 관찰되어 과민성 대장 증후군 및 알레르기 질환에서 장내 미생물군과 면역 조절 경로가 발병 기전에 관련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25.
최근 장뇌축(Gut-Brain Axis)의 장애와 면역 활성화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도 보고되고 있다26. 항원 등으로 인한 면역 작용 유발이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 상태를 일으키고, 여기서 발생한 대사산물이 장뇌축의 신호전달에 영향을 미쳐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Hypothalamic-Pituitary-Adrenal Axis)에 영향을 주어 면역 작용을 다시 자극한다. 면역 작용에 의한 장내 염증 상태는 소화 불편 증상을 유발하고, 소화 불편 상태는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스트레스는 다시 장뇌축을 통해 신경계와 호르몬을 통해 장의 운동성의 변화를 유발하거나, 소화 효소와 위산의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소화 불편 증상을 유발하고, 면역 체계를 조절하는 호르몬인 코티솔의 분비를 증가시켜 장내 염증 환경에도 영향을 주고, 알레르기 질환의 발병이나 악화를 유발할 수 있다. 알레르기 질환, 소화 불편 증상, 스트레스는 각각 독립적인 건강 문제일 수 있지만, 이들은 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복잡한 상호작용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데, 이러한 설명은 다수의 단편적, 반복적 연구 보고를 통해 성립된 기전으로, 본 연구에서 교란 요인 중 스트레스 정도가 알레르기군과 대조군 간에 균형을 맞춘 후에는 소화 불편 증상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과 관련성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장뇌축과 알레르기 질환, 기능성 소화 장애의 연관성에 대하여 직접적인 치료 방법이 제시되지 않아 이러한 기전들은 추가 연구를 통해 더 명확히 밝혀져야 할 필요가 있는데, 한의학에서 알레르기 질환의 치료에 접근할 때 폐나, 호흡기, 피부의 증상 외에 비위 기능을 고려하는 점이 향후 연구의 실마리를 제시한다고 사료된다.
본 연구는 몇 가지 제한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알레르기 질환과 소화 불편 증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성별, 연령대, 약물 복용 여부, 비만도, 음주 여부, 흡연 여부, 식사 빈도, 식사량, 식사 속도, 수면의 질, 스트레스 정도, 신체 활동 정도 등 비교적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였으나, 알레르기 질환과 소화 불편 증상 자체의 원인이 다양하여 모든 요인을 고려할 수 없었던 한계가 있다. 둘째, 성향 점수를 사용하여 각 알레르기 대상자를 비알레르기 대상자와 매칭함으로써 두 그룹이 유사한 특성을 가지도록 하여 선택 편향을 최소화하려 했으나,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 셋째, 본 연구에서 분석에 사용한 알레르기 질환 여부와 소화 불편 증상 유무에 대한 정보는, 주로 자가 보고에 의존하였기 때문에 위장관련 질환이 각 군에 얼마나 포함되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약물의 부작용에 위장 장애 증상이 포함되어 약물 복용 여부 만을 교란 변수로 사용하였으나, 위장 장애 증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물의 구체적인 종류를 조사하지 못하여, 약물 부작용에 따른 혼란 변수를 완전히 통제하지 못한 점도 연구의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알레르기 질환과 소화 불편 증상 간의 연관성을 탐구한 연구로서, 알레르기 질환과 소화기 장애 간의 연관성을 이해하고 치료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더 많은 대상자와 다양한 요인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고려한 전향적인 종단 연구를 통해 알레르기 질환과 소화 불편 증상 간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
V. 결 론
본 연구는 한의 건강 검진 데이터를 이용하여 알레르기 질환과 소화 불편 증상에 대한 연관성을 분석하여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한의 건강 검진 데이터의 결측 데이터를 제외한 대상자를 알레르기군 389명과 대조군 4,160명으로 나누어 비교한 결과, 연령대, 약물 복용력, 비만도, 흡연 여부, 음주 여부, 스트레스 정도와 더부룩함, 복부 팽만감, 오심, 식후 피로감, 배변곤란, 후중감과 같은 소화 불편 증상의 유무가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성향 점수 매칭 방법을 사용하여 성별, 연령대, 약물 복용력, 비만도, 흡연 여부, 음주 여부, 식사 빈도, 식사량, 식사 속도, 수면의 질, 스트레스 정도, 신체 활동 정도의 요인을 고려한 결과, 알레르기군 389명과 대조군 389명으로 매칭되었고, 이를 통해 소화 불편 증상을 비교한 결과 복부 팽만감, 식후 피로감 증상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복부 팽만감은 알레르기군에서 대조군에 비하여 1.62배 더 많이 발생하였고, 식후 피로감은 1.41배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의 글
이 연구는 한국한의학연구원 주요 사업 ‘AI 한의사 개발을 위한 임상 빅데이터 수집 및 서비스 플랫폼 구축(KSN1923111)’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