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추추간판탈출증을 동반한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에 대한 한방 치료 1례
A Case Report of Functional Dyspepsia in a Patient with Herniated Intervertebral Cervical Disc with Korean Medicine
Article information
Abstract
Objective:
This study aimed to evaluate the effectiveness of comprehensive Korean medicine treatments, including Banhabaekchulchunma -tang, acupuncture, and chuna therapy, in managing functional dyspepsia in a patient with cervical disc herniation. Given the connection between cervical spine disorders and gastrointestinal dysfunction, this study also explored the importance of addressing cervical disc herniation to achieve optimal outcomes in treating functional dyspepsia.
Methods:
A hospitalized patient presenting with functional dyspepsia and cervical disc herniation received comprehensive Korean medicine treatments, including herbal medicine (Banhabaekchulchunma-tang), acupuncture, and chuna therapy. The treatments aimed at improving gastrointestinal symptoms while addressing the underlying cervical spine pathology. The effectiveness of these treatments on functional dyspepsia was assessed using the gastrointestinal symptom score (GIS), while cervical pain and overall health status were evaluated using the numerical rating scale (NRS) and the EuroQoL 5 dimensions (EQ-5D).
Results:
After integrated treatments targeting both cervical disc herniation and functional dyspepsia, the patient’s NRS and EQ-5D scores showed significant improvement. Changes in GIS scores indicated relief of functional dyspepsia symptoms, while the treatment of cervical spine pathology also contributed to improved gastrointestinal function and overall well-being.
Conclusion:
This case study suggests that comprehensive Korean medicine treatments, including Banhabaekchulchunma-tang, acupuncture, and chuna therapy, may be effective in treating functional dyspepsia, particularly in patients with cervical disc herniation. The findings indicate that while addressing gastrointestinal dysfunction is crucial, considering the treatment of cervical spine disorders may also be beneficial, highlighting the potential value of an integrated therapeutic approach.
Ⅰ. 서 론
기능성 소화불량(functional dyspepsia)은 소화성 궤양, 위장관 악성종양, 위식도 역류 질환과 같은 기질적인 질환이 없으면서도 위장관 증상이 만성적이고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증후군이다. 전형적인 4가지 증상으로는 불쾌한 식후포만감(bothersome postprandial fullness), 불쾌한 조기 만복감(bothersome early satiation), 불쾌한 상복부 통증(bothersome epigastric pain)과 불쾌한 상복부 쓰림(bothersome epigastric burning)이 발생할 수 있다1. 기능성 소화불량은 전 세계적으로 10~30%의 유병률을 보이며, 발생 원인으로는 위 배출능 장애, 위저부의 이완 장애, 위산 과민성, H. pylori 감염, 심리적 요인 등이 제시되고 있다2.
ROME IV에 따르면, 위의 4가지 증상 중 1가지 이상이 최소 6개월 전에 시작되어 최근 3개월동안 일주일에 3일 이상 지속될 경우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진단할 수 있다3. 기능성 소화불량은 증상에 따라 식후불편감증후군(Postprandial distress syndrome, PDS)과 명치통증후군(Epigastric pain syndrome, EPS)으로 나뉘고, 두 아형은 병태생리적 기전이 다르다고 추정되어 치료 접근법에도 차이가 있다4. 현재 의학에서는 주로 증상완화를 목적으로 치료가 이루어지며, EPS 아형의 환자에게는 우선적으로 Proton pump inhibitor(PPI)가 사용되고, PDS 아형의 환자들은 도파민 D2 수용체 길항제와 위장관 운동촉진제가 사용된다. 또한, PPI와 위장관 운동촉진제가 효과적이지 않은 경우 H. pylori 제균 치료를 고려한다. 증상완화가 더디다면 신경정신과 약물도 고려할 수 있으며5, 병태생리가 복잡하고 다양하여 치료가 어렵고 대부분 만성적인 경과를 보인다.
기능성 소화불량에 관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서는 비위기능을 중심으로 간, 심, 신 등의 장부 기능 및 기체(氣滯), 담음(痰飮), 식적(食積) 등의 장애요인을 고려한 변증 치료를 권고하고 있으며, 환자의 증상 개선을 위하여 내소화중탕, 소요산, 지실소비환, 평위산 등 한약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또한, 증상 및 삶의 질 개선을 위하여 침(전침 포함)치료, 뜸 치료, 추나 치료 및 명상치료를 권장하고 있다6.
기능성 소화불량과 척추질환은 각각 소화기 증상과 척추부 통증을 유발하지만, 두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어 두 질환 간 상호 연관성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직까지 명확하게 알려진 바는 없으나, 척추 손상이 자율신경계의 교란, 즉 교감/부교감신경과 미주신경 등의 이상을 초래하여 위장관 움직임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7. 특히 경추 부위에서는 경부 후종인대의 만성 압박에 의한 중간 경부 신경절의 비정상적인 활동이 교감신경 증상의 병리적 근거로 제안되고 있으며8, 경추증에서 관찰되는 c-Fos, caspase-3, interleukin-1β의 발현은 교감신경 자극이 척수를 통해 소화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9.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경추 추간판 탈출증을 동반한 기능성 소화불량 여성 환자에게 한방복합치료를 시행한 결과, 경추 증상 및 위장관 증상이 개선된 사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Ⅱ. 증 례
본 증례는 후향적 증례보고로 자생한방병원 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에서 심의승인(JASENG 2024-08-005) 받았다.
1. 성별/나이 : F/67
2. 주소증
1) 상복부 팽만감 및 통증
2) 경항통
3. 치료기간 : 2024년 07월 01일~2024년 07월 19일
4. 발병일
1) 2022년 01월 05일 일상생활 중 發
2) 2022년 01월 05일 일상생활 중 發
5. 과거력 : Lacunar infarction(2016년), Herpes zoster(2016년)
6. 가족력 : 無
7. 사회력
1) Alcohol : 無
2) Smoking : 비흡연
3) 직 업 : 무직
8. 현병력
상기 환자는 키 159 cm, 체중 49 kg의 67세 여성이다. 2022년 1월경 경항통을 주소로 타 병원에서 C-SPINE MRI를 촬영하였고, 경추 추간판 탈출증을 진단받았다. 2022년 1월경 별무계기로 식욕저하, 식후 상복부 팽만감 및 상복부 통증이 발생하였으나 특별한 처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후 2022년 7월경 경항통이 악화되었으며, 동시에 소화불량, 명치 부위 답답함, 식후 상복부 팽만감 및 불면 증상이 동반되어 2022년 7월 11일부터 2022년 8월 4일까지 본원에 입원치료를 받은 후 증상이 호전되었다. 그러나 2023년 2월경 일상생활 중 다시 소화불량, 명치 답답함 및 불면 증상이 심화되었다. 2023년 12월 타 병원에서 위·대장내시경, 복부 CT, 혈액검사를 시행하였으나 별다른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약물치료에도 증상 호전이 없었다. 이후에도 증상이 지속되어 2024년 7월 1일 본원 한방내과에 입원하여 치료를 시작하였다.
9. 이학적 검사
<C-SPINE check>
1) ROM : WNL
2) Spurling test : -/-
3) DTR(Biceps reflex, Triceps reflex) : ++/++
4) Sensory(C2~T1 신경근 감각 지배 부위) : ++/++
5) Motor
(1) Biceps(++/++)
(2) Triceps(++/++)
(3) Elbow flexion(C5) : intact
(4) Wrist extension(C6) : intact
(5) Elbow extension(C7) : intact
(6) Finger flexion(C8) : intact
10. 주요 검사 소견
1) 방사선 검사
(1) C-SPINE MRI (2022년 1월 7일)
① C2/3 : mild right central disc protrusion
② C3/4 : moderate central disc protrusion, resulting mild spinal cord compression
③ C4/5 : mild bulging disc
(2) BRAIN MRI(2022년 7월 20일)
① Left vertebral artery compression syndrome.
② 대뇌, 소뇌, 뇌간, 뇌실, 뇌실질외 공간에 허혈성 병변, 출혈, 종괴 등의 주요 이상 소견 없음.
③ Circle of Willis의 주요 뇌동맥에 협착, 폐쇄, 동맥류 소견 없음.
(3) C-SPINE X-ray(2024년 7월 1일)
① Disc space narrowing in the C5/6.
② Straightening of cervical lordosis.
③ Uncovertebral hypertrophy in the C5/6, both.
④ Spondylosis.
(4) CHEST PA(2024년 7월 2일)
① No active lung lesion.
2) Lab finding 및 기타 : 입원 당시 시행한 혈액화학검사에서 Alkaline Phosphatase(ALP)는 408.70 IU/L(정상 참조치 104~338)로 정상 범위보다 높았고 이 외 수치는 정상이었다. 전체 혈구 계수 검사 및 백혈구 감별검사(CBC & Diff count)에서는 호중구(Neutrophil)는 72.70% (정상 참조치 50.0~70.0)로 정상 범위에서 약간 초과하였고, 이 외 수치는 정상이었다. 전해질검사, 소변검사, C-반응성 단백질(CRP) 및 적혈구 침강 속도(ESR)에는 특이 소견 없었다. 2024년 7월 3일 시행된 심전도(EKG) 검사 결과는 정상으로 확인되었다.
11. 계통적 문진
1) 食 慾 : 부진, 1일 2회, 일반식 1/3~1/2공기 섭취
2) 消 化 : 불량, 상복부 팽만감 및 상복부 통증 동반
3) 大 便 : 설사 경향, 1~2회/일
4) 小 便 : 7~8회/일
5) 睡 眠 : 불량, 4~5시간, 천면 경향
6) 脈 診 : 脈浮
7) 舌 診 : 舌淡紅
8) 汗 : 별무이상
9) 寒 熱 : 별무이상
10) 性 格 : 다소 예민
11) Vital signs : 110/80-80-20-36.90
12. 치료방법
1) 한약치료
(1) 반하백출천마탕(半夏白朮天麻湯) : 2024년 7월 3일부터 2024년 7월 19일까지 2첩을 하루 3회, 식후 30분에 복용하였다(Table 1).
(2) 소도지사산(과립) : 자생한방병원 원내처방으로 설사 증상 및 식후 복통이 있을 때 사용하며, 2024년 7월 3일, 2024년 7월 4일 오전 중 1회 복용하였다.
2) 침구치료 및 추나치료
(1) 침 치료 : 멸균된 0.25×30 mm stainless steel (제조사 : 동방메디컬)을 사용하여, 입원 기간 동안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3시에 각각 2회씩 시행하였다. 기능성 소화불량 증상 개선을 위해 CV12(中脘), LI4(合谷), ST36(足三里), PC6(內關) 혈위에 자침하였으며, 경항통 개선을 위해 후두하근, 경부 척추기립근, 사각근, 흉쇄유돌근, 상부 승모근의 압통점에 자침하여 약 15분간 유침하였다. 매일 하루 1회(점심 식후)에 ST36(足三里)와 ST36 (足三里) 하 0.5촌에 16 Hz의 빈도로 15분 동안 전침 치료를 시행하였다. 전침기는 동양의료기기의 STN-111, Stratek 제품을 사용하였다.
(2) 약침치료 : 자생 원외탕전원에서 제조한 신바로약침(五加皮, 牛膝, 防風, 狗脊, 杜仲, 羌活, 獨活, 蜈蚣, 芍藥으로 구성)을 일회용 주사기에 주입하여 사용하였다. 흉쇄유돌근, 견갑거근 및 사각근 등의 압통점에 약 0.5 cc씩 1일 1회 시술하였다.
(3) 뜸 치료 및 부항치료 : CV12(中脘), CV10(下脘)에 간접구(제조사 : 테크노싸이언스)를 사용한 뜸 치료를 1일 1회 15분동안 시행하였다. 멸균된 일회용 부항컵 2호(제조사 : 동방메디컬)를 사용하여 BL21(胃兪), BL20 (脾兪), ST25(天樞) 혈위에 1일 2회 10분 동안 건식부항 시술하였다.
(4) 추나 치료 : 1일 1회 앙와위 경추 JS신연교정기법을 시행하였다.
13. 치료 평가
1) Numeric Rating Scale(NRS) : NRS는 통증의 강도를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간편하고 신뢰성 있는 도구로, 일반적으로 0에서 10까지의 숫자 척도로 구성된다. 0점은 통증이 전혀 없는 상태를, 10점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극심한 통증이 있는 상태를 나타내며, 점수가 높을 수록 통증이 심각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능성 소화불량의 대표적 증상인 상복부 팽만감 및 통증에 대해 입원 1일 차(2024년 7월 1일)부터 퇴원일(2024년 7월 19일)까지 총 5회 평가하였다.
2) Gastrointestinal Symptom Score(GIS) : GIS는 기능성 소화불량을 포함한 다양한 위장관 증상의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사용되는 표준화된 도구이다. 10가지 증상에 대하여 0점은 “전혀 그렇지 않다(none)”, 4점은 “매우 많이 그렇다(very severe)”로 평가한다. 총 40점 만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증상이 심각한 것으로 평가된다. 평가되는 10가지 증상은 속쓰림(Heartburn), 명치 통증(Epigastric Pain), 메스꺼움(Nausea), 구토(Vomiting), 조기 포만감(Early Satiety), 복부 팽만감(Abdominal Bloating), 배변 습관의 변화(Change in Bowel Habits), 트림(Belching), 소화불량(Dyspepsia), 가슴 통증(Chest Pain)이다. 입원 1일 차(2024년 7월 1일)부터 퇴원일(2024년 7월 19일)까지 총 3회 평가하였다.
3) European Quality of Life-5 Dimensions(EQ-5D) : EQ-5D는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와 삶의 질을 측정하는 도구로, 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활동, 통증 및 불편감, 불안 및 우울감의 5가지 영역을 5가지 수준으로 평가하도록 되어 있다. 점수는 1점 만점으로, 1점에 가까울수록 삶의 질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입원 1일 차(2024년 7월 1일)부터 퇴원일(2024년 7월 19일)까지 총 3회 평가하였다.
Ⅲ. 결 과
1. 치료 평가상 변화
1) NRS
2024년 7월 1일 입원 1일 차 NRS는 8, 2024년 7월 5일 입원 5일 차의 NRS는 7, 2024년 7월 10일 입원 10일 차의 NRS는 5, 2024년 7월 15일 입원 15일 차의 NRS는 4, 2024년 7월 19일 퇴원일 NRS는 3이었다(Table 2).
2) GIS
2024년 7월 1일 입원 1일 차의 GIS는 31점, 2024년 7월 10일 입원 10일 차의 GIS는 25점, 2024년 7월 19일 퇴원일 GIS는 11점이었다(Fig. 1).
2. 증상 변화
1) 2024년 7월 1일(입원 1일 차)
입원 시, 환자는 식욕저하, 상복부 팽만감 및 상복부 통증을 호소하며, 경추부 및 상부승모근 압통을 느꼈다. 경추부의 운동범위 제한은 없었으나, 신전 및 기상 시 통증이 심화된다고 하였다. 상복부 팽만감과 통증으로 인해 식사량이 감소하였고, 무기력함이 하루종일 지속되며, 소화불량으로 깊은 잠에 들지 못하고 4~5시간 수면 중 3~4회 각성이 되었다고 하였다. 대변은 설사경향이 있었다.
2) 2024년 7월 2일(입원 2일 차)~2024년 7월 7일(입원 7일 차)
2024년 7월 3일, 입원 3일 차에는 식후 소화불량, 울렁거림, 명치 답답함 및 상복부 통증을 호소하였으며, 대변이 더욱 묽어지기 시작했다. PRN으로 소도지사산(과립) 투약 및 침치료를 시행하였으며 명치 답답함이 감소하였다고 하였다. 2024년 7월 4일, 입원 4일 차에는 명치 답답함과 상복부 통증이 비교적 덜하였으나, 대변이 설사 양상으로 변해 소도지사산(과립)를 추가 투약하였다. 2024년 7월 5일, 입원 5일 차부터는 대변이 정상 양상으로 돌아왔고, 경추부 긴장감이 다소 완화되었다.
3) 2024년 7월 8일(입원 8일 차)~2024년 7월 14일(입원 14일 차)
2024년 7월 8일, 입원 8일 차에는 전반적인 증상이 완화되었다. 환자는 입원 전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인해 새벽에 잠에서 3~4회 깨는 편이었으나, 8일 차부터는 그 횟수가 0~1회로 줄어들었다고 하였다. 특히 침 치료 이후 상복부 팽만감이 확연히 줄어들어 식욕이 상승한다고 하였다. 대변 상태는 정상변 형태로 1일 1회 유지 중이었으며, 무기력감도 입원 1일 차에 비해 매우 개선되었다. 경추부 및 상부 승모근 통증도 내원 당시의 절반으로 감소하였다.
4) 2024년 7월 15일(입원 15일)~2024년 7월 19일(입원 19일 차)
2024년 7월 15일, 입원 15일 차에는 상복부 팽만감 및 상복부 통증이 절반 이하로 감소하였으며, 무기력감과 자주 깨던 수면 양상은 거의 사라졌다. 대변 상태는 정상 변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고, 신전 및 기상 시 악화되던 경추부 통증도 상당 부분 경감되다. 입원 당시와 비교하여 통증과 관련된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되었으므로, 퇴원을 결정하였다.
Ⅳ. 고 찰
본 증례는 경추추간판탈출증을 동반한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에게 한방복합치료의 효과를 확인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기능성 소화불량의 ROME IV 진단기준은 불쾌한 식후 포만감, 조기 만복감, 상복부 통증, 상복부 속쓰림 중 4가지 증상 중 1가지 이상이 최소 6개월 전부터 시작되어 최근 3개월 동안 일주일에 3일 이상 지속될 경우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진단할 수 있고3, 식후 불편감 증후군(PDS)과 명치 통증 증후군(EPS)으로 나눌 수 있다. 본 증례의 환자는 상복부 팽만감, 상복부 통증 및 불쾌한 식후 포만감이 2년 전부터 나타났으며, 타병원에서 시행한 복부 CT, 위내시경 상 기질적인 질환이 발견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여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진단하였다.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 아형을 구분하지는 않았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한의학 문헌 상 內傷의 不思飮食, 痞滿, 噯氣, 呑酸, 惡心, 嘔吐, 腹痛 등의 범주로 이해하며, 주요 증상인 식후 포만감, 조기 만복감, 상복부 통증과 상복부 쓰림 등이 內傷諸轉變症의 범주와 유사하다고 본다. 기능성 소화불량 한의학적 변증 유형은 肝胃不和, 飮食停滯, 脾胃濕熱, 寒熱錯雜, 脾胃虛寒, 胃陰不足로 나눌 수 있다10. 본 증례의 환자는 무기력함, 식욕부진, 소화불량 증상을 호소하였고, 무른 변 경향이 있었으며, 식사 후 소화를 위한 짧은 걷기도 힘든 체력 상태로 종종 식후 현기증이나 울렁거림을 호소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脾胃가 약해 몸에 담음과 습이 쌓이는 비허습담증(脾虛濕痰)으로 변증하고, 半夏白朮天麻湯을 처방하였다.
半夏白朮天麻湯은 한방병원에서 처방된 소화기 질환 다빈도 첩약 5위이며, 요양병원 및 종합병원에서 소화기 질환에 많이 처방된 한약제제 5위였다11. 금원시대 ≪脾胃論≫에 처음 수록되었으며 ≪方藥合編≫에서는 脾胃가 허약하여 痰이 성하고 머리가 터질 듯 아프며 몸이 무겁고 팔다리가 차가운 증상, 토하며 어지러운 증상을 치료한다고 하여 濕痰으로 변증된 여러 증상에 처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12. 이 처방은 반하(半夏), 진피(陳皮), 맥아(麥芽), 백출(白朮), 신국(神麯), 인삼(人蔘), 황기(黃芪), 창출(蒼朮), 복령(茯苓), 택사(澤瀉), 천마(天麻), 건강(乾薑), 황백(黃柏), 생강(生薑)의 14가지 약재로 구성된다. 補氣 작용하는 四君子湯, 痰을 치료하는 二陳湯, 溫中散寒 작용을 하는 理中湯을 조합한 것으로, 補氣 작용을 증강하기 위해 황기(黃芪), 運脾祛濕을 도와줄 목적으로 창출(蒼朮), 痰滯를 제거하기 위하여 신국(神麯)과 맥아(麥芽), 痰多水濕을 없애기 위하여 택사(澤瀉), 脾의 邪熱을 淸하고 한열을 평정할 목적으로 황백(黃柏), 頭目의 풍을 散하기 위해 천마(天麻)를 가한 처방이다13. 최근에는 말초성 현훈, 중추성 현훈, 두통 및 소화기 질환 등과 관련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14.
소화기 질환과 척추 질환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보고는 아직 많지 않지만,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브라질의 연구에서는 만성 위염 환자가 건강한 사람에 비해 경추 운동범위 제한 및 경항통과 같은 근골격계 기능 장애를 더 많이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15. 또한, 척추 손상이 자율신경계의 교란, 즉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이상을 초래하여 위장관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었으며7, 척수 손상 환자의 11%가 위장관 문제로 재입원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16. 이처럼 위장관 증상과 척추질환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이러한 관계는 치료 결과에서도 명확하게 나타난다. 경추 추간판 탈출증 환자에서 경추골유합술(ACDF)이 위장 불편감, 현기증, 메스꺼움 등의 비정형적인 증상을 개선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는 보고가 있으며17, Wang et al.의 연구에서는 경추 후종인대 제거 또는 경추 안정화를 통해 교감신경의 자극을 줄임으로써 교감신경 증상을 완화될 수 있음을 밝혔다18. 척추부위에 대한 추나치료만으로도 소화기 증상이 유의미하게 호전된 사례가 있으며19, 기능성 소화불량이 있는 단순 경항통 환자에게 내장기 도수치료를 시행한 후, 시행 직후와 7일 후에 목 통증, 경추 운동범위, 상부 승모근의 근전도 수치가 모두 호전된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20.
본 증례의 환자는 경추추간판탈출증으로 인한 경항통과 함께 소화기 증상이 동반되었으며, 경항통이 심해질수록 두통, 식욕 저하, 상복부 팽만감 및 통증이 악화되었다. 경추 병변이 소화 기능 저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하여, 이를 고려한 치료계획을 세웠다. 척추 관련 질환과 소화기 장애의 증상 완화를 위해 침, 전침, 약침, 추나치료를 병행하여 시행하였다. 침치료는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조절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소화기 장애와 근골격계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CV12(中脘), LI4(合谷), ST36(足三里), PC6(內關) 혈위와 경추부 척추기립근, 사각근, 흉쇄유돌근, 견갑거근 등 통처에도 자침을 시행하였다. 또한, 신바로 약침 신바로약침을 사각근과 견갑거근의 압통점에 주입하였다. 추나치료는 앙와위 경추 JS신연교정기법을 통해 척추 정렬을 바로잡고, 경추 및 척추 주변의 신경 기능 회복과 경추부 움직임 제한 및 통증 감소에 기여하였다. 경추부 치료는 단순히 경항통 완화뿐만 아니라 위장관 기능 장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본 증례는 경추 추간판 탈출증을 동반한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에 대한 한방복합치료의 유의미한 효과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는 1건의 증례에 불과하고 대조군이 없어 치료효과를 비교하기 어려운 점, 질환의 특성상 호전 정도를 주관적인 지표로 확인해야 한다는 점, 치료 후 추적관찰이 이루어지지 않아 지속적인 효과를 확인할 수 없었다는 한계가 있다. 향후 척추 병변을 동반한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Ⅴ. 결 론
본 증례는 2024년 7월 1일부터 7월 19일까지 자생한방병원 한방내과에 입원한 경추 추간판 탈출증을 동반한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 1명에게 반하백출천마탕과 침, 약침, 뜸, 부항, 추나 치료를 포함한 한방복합치료를 시행한 결과 유의미한 호전을 보였음을 보고한다. 환자의 상복부 팽만감, 상복부 통증, 불쾌한 식후 포만감 및 경항통에 유의한 호전을 관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