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를 동반한 자율신경 실조증 및 섬유근육통 소음인 환자의 흉복통 및 形脫에 대한 한의 치험 1례
A Case Report of Autonomic Dysfunction and Fibromyalgia with Diabetes: Korean Medicine Treatment for Chest Pain, Abdominal Pain, and Physical Exhaustion in a So-eum Type Patient
Article information
Abstract
Objective:
This study reports on the improvement in chest pain, abdominal pain, and physical exhaustion in a So-eum patient diagnosed with autonomic dysfunction and fibromyalgia complicated by diabetes following treatment with Korean medicine.
Methods:
A patient received Korean medicine treatments, including acupuncture, moxibustion, and herbal formulas such as Daegunjoong-tang and Sojukgunbi-hwan. The patient’s improvement was evaluated using the numeric rating scale (NRS) and the autonomic nerve function (ANF) test.
Results:
After receiving Korean medicine treatments, the patient showed improvement in the NRS and the ANF test.
Conclusion:
This case suggests that Korean medicine may be effective in treating chest pain, abdominal pain, and physical exhaustion in a So-eum patient with autonomic dysfunction and fibromyalgia complicated by diabetes.
I. 서 론
자율신경 실조증(Autonomic dysfunction)은 혈압, 심박동 및 소화 등 수의적 조절을 받지 않는 생리 과정을 조절하여 항상성 유지 기능을 수행하는 자율신경계의 조절에 문제가 발생한 질환이다1.
자율신경 실조증은 심혈관계, 호흡계, 소화계 및 비뇨생식기계 등 영향을 받는 부위에 따라 무한증, 다한증, 기립성 저혈압, 심장신경성 실신, 체위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 현훈, 흉통, 발기부전, 무뇨증, 변비, 복통, 동공 확장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1.
자율신경 실조증은 아밀로이드증, 길랑-바레증후군, 파킨슨 증후군, 다계통위축증, 만성 염증성 탈수초다발신경병증, 당뇨, 보톨리누스 중독, 알코올 중독, 약물 부작용 등 다양한 선후천적 원인에 의해 발병하며 기질적 장애 없이 발병할 수도 있다1.
특히, 당뇨는 고혈당에 의해 신경의 신호 전달 기능을 저해하고 신경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의 기능을 방해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일반내장구심섬유(general visceral afferent fiber, GVA)와 일반내장원심섬유(general visceral efferent fiber, GVE)에 영향을 미쳐 위장 운동 장애와 혈압 조절 장애를 초래하는 자율신경 실조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2.
자율신경 실조증의 진단을 위해서 정량땀분비축삭반사검사(Quantitative sudomotor axon reflex test, QSART), 발살바수기(Valsalva maneuver), 기립경사검사(Head-up tilt test), 신경근 전도 검사(Nerve conduction study, NCS) 및 심박변이도검사(Heart rate variability, HRV) 등을 활용할 수 있지만 질병의 기전 및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병력과 증상을 고려하여 포괄적인 평가가 필요하다1.
자율신경 실조증은 원인이 명확한 경우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를 시행하며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 환자의 주소증에 대증적 치료를 시행한다. FDA에서는 자율신경 실조증에 의한 기립성 저혈압이 뇌 저관류를 초래하여 신경 손상 및 낙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alpha-adrenergic agonist, midodrine, norepinephrine precursor 및 droxidopa를 치료제로 승인한 바 있다3.
섬유근육통(Fibromyalgia, FM)은 만성적이고 광범위한 전신 통증, 감각 이상, 피로, 수면장애, 인지장애 및 정신과적 증상 등 다양한 증상에 더불어 신체 곳곳에 압통점이 나타나지만 연부 조직의 염증은 발견되지 않는 복합 증후군이다4.
FM의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중추 감작 증후군의 한 형태로 분류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환자에게서 세로토닌 대사 감소, 부신피질호르몬 분비 반응 감소 및 substance P의 증가, 자율신경계의 기능 부전이 나타난다5.
FM 환자의 30~50%가 진단 시 불안 또는 우울증과 같은 정신 증상을 보여 정신과적 치료 접근이 이루어지기도 하며 과민성 대장 증후군 및 과민성 방광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6,7.
FM은 Duloxetine, Milnacipran, Amitriptyline, Cyclobenzaprine과 같은 삼환계 항우울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선택적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 등의 항우울제로 초기 치료를 시도하며 FDA에서는 Pregabalin, Duloxetine, Milnacipran의 세 가지 약물을 승인한 바 있다. 또한 일부 연구에 따르면 경두개 자극술, 후두부 자극술 및 경피적 전기 신경 자극술이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있어 침과 전침 치료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시사하고 있다5.
실제 임상에서 자율신경 실조증과 FM은 개별 질환으로 치료가 시행되고 있으나 두 질환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치료해야 함을 시사하는 연구가 존재한다8-11.
Rizzi M 등은 스트레스 반응성과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은 연관이 있음을 밝혔으며8, Riva R 등은 FM 환자가 정상 대조군에 비해 소변의 카테콜아민, 에피네프린 및 도파민 수치가 유의하게 낮았으며 심박수는 유의하게 높았음을 밝힌 바 있다9. 또한 Lerma C 등은 FM 환자가 통증 자극에 노출되었을 때 혈압과 심박수 증가 등 과긴장 스트레스 반응을 자주 보인다고 보고하였다10.
Reyes del Paso GA 등은 발한 증상의 간접적 측정 지표인 피부 전도도에서 FM 환자가 스트레스와 통증에 따른 피부 전도도의 변화가 적었고 이는 FM 환자에게서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을 시사함을 보고했다11.
국내 한의계에서는 박 등의 자율신경 실조증에 대한 한의 임상 실태 조사12와 이 등의 FM에 대한 한의 임상 연구 경향 연구13를 통해 주로 심신 의학적 접근으로 치료가 이루어짐을 확인할 수 있으며 최근 연구14-16에서 환자의 개체 특이성 및 주소증을 고려한 辨證을 통해 치료한 사실을 보고한 바 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질환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고려하여 치료한 연구는 부족하여 추가적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동의보감 肉門에서 惟病後瘦甚, 久不復常, 謂之形脫. 與夫平昔充肥, 忽爾羸瘦, 飮食減少, 此爲五勞六極之疾, 宜服滋補藥, 兼灸勞法이라고 하여 병에 걸린 뒤에 심하게 여위어서 오랫동안 전처럼 회복되지 않는 것을 形脫이라고 하였으며17, 形脫을 겪은 환자는 사상 체질을 감별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본 증례에서는 당뇨의 병력이 있는 소음인 환자가 흉복통, 변비, 배뇨 불량 및 전신 통증이 지속되어 극심한 체중 감소(形脫)를 경험했다. 환자는 여러 양방 의료기관에 내원하였으나 원인을 찾지 못해 지속적으로 증상이 악화되었으며, 결국 신체화 장애로 진단 하 양방 치료를 시행하였으나 호전되지 않았다. 이후 ⃝⃝대학교 한방병원 한방내과에 입원하여 한의학적 변증 및 사상의학적 접근을 통해 少陰人의 脾胃氣虛證 및 脾腎陽虛證으로 진단 하 한의 치료를 받은 후 유의미한 호전을 보였다. 또한 입원 치료 중 ⃝⃝대학교병원 협진을 통해 자율신경 실조증 및 FM을 진단받았으며 한의 치료를 시행한 결과 현대의학적 도구를 활용한 자율신경 실조증과 FM에 대한 평가에서도 유의미한 호전을 보여 이를 보고하는 바이다.
본 연구는 후향적 증례 보고로서 ⃝⃝대학교 한방병원 임상시험윤리위원회에서 심의, 승인을 받았다(PNUKHIRB 2024-09-009).
II. 증 례
1. 성별과 연령 : 남성/46세
2. 주소증
1) 복 통 : 복진이 불가능할 정도의 통증을 호소하였고 원활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했다.
2) 흉 통 : 흉골 촉진 시 극심한 통증으로 인한 호흡곤란까지 발생하였으며 원활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했다.
3) 전신통 : 사지관절통
4) 감각 이상 : 족저부에 덩어리가 붙어 있는 느낌과 수지부의 저림 등 이상감각이 동반되었다.
3. 발병일 : 2023년 6월경
4. 진단명
1) Autonomic nervous system disease(G909)
2) Fibromyalgia(M7970)
3) Unspecified diabetes mellitus with unspecified complications(E148)
4) Functional Gastrointestinal Disorder(K599)
5. 치료 기간
1) 2023년 10월 27일~2024년 1월 19일(85일 입원 치료)
2) 2024년 2월 15일~2024년 2월 23일(9일 입원 치료)
3) 2024년 4월 4일~2024년 4월 12일(9일 입원 치료)
4) 2024년 4월 16일~2024년 5월 8일(23일 입원 치료)
5) 2024년 5월 23일~2024년 5월 31일(9일 입원 치료)
6) 2024년 7월 4일~2024년 7월 9일(6일 입원 치료)
6. 현병력
환자는 2019년 고혈압의 진단 이력이 있었으나 약물 치료를 시행하지 않았으며 2019년부터 보행 시 족저부에 덩어리가 있는 듯한 이상 감각을 호소하였으나 치료를 받지 않았다.
2023년 6월경 구토, 흉복통 및 호흡곤란을 동반한 20 kg가량의 체중 감소가 발생하여 지역 1차 의료기관에 내원하여 고혈압 및 당뇨를 진단받고 약물 치료를 시작하였으나 증상이 심화되었다. 2023년 7월경 증상이 지속되었고 추가로 배뇨곤란이 발생하여 지역 2차 의료기관에 내원하여 신경인성 방광에 의한 배뇨곤란 및 구토 소견 하 약물 치료 및 유치도뇨관 삽입을 시행하였다. 이후에도 증상 호전되지 않아 약물 치료 및 수액 처치를 지속하였으며 2023년 8월 4일 Covid-19 감염으로 2차 의료기관에 입원 치료를 시행하였다. 2023년 8월 25일 상급 의료기관 진료를 권유받아 □□대학교병원에 내원하여 시행한 brain CT 및 abdomen CT 상 기질적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아 기능성 위장 장애, 과민성 대장 증후군 소견을 들었으며,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통해 신체화장애 소견 하 항우울제, 수면진정제 및 신경안정제를 처방받아 복용하였으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증상 심화되어 ⃝⃝대학교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으나 기질적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지역 2차 의료기관에서 시행한 평가 상 배뇨 곤란 증상이 호전되어 유치도뇨관을 제거했다.
하지만 그 외 증상 호전되지 않아 처방받은 모든 양약을 자의로 중단한 채 2023년 10월 27일 ⃝⃝대학교 한방병원 한방내과에 입원하였다.
7. 과거력
1) 당뇨
2) 고혈압
3) 신경인성 방광
4) Covid-19
8. 사회력 : 미혼, 무직, 비흡연, 비음주
9. 가족력
1) 부 : 고혈압
2) 모 : 고혈압, 당뇨
10. 체중 및 신장 : 156.3 cm/32.9 kg
11. 신체계통별 문진
1) 수 면 : 통증으로 인한 수면 불량(1~2시간/일), 천면, 빈각, 입면난, 재입면난을 호소했다.
2) 식욕 및 소화 : 불량(영양보조식품 200 ml/식, 3식/일), 오심 및 칼로 찌르는 듯한 복통(NRS 8)으로 인해 영양보조식품 외 일반식을 섭취할 수 없었다.
3) 대 변 : 1회/2~3일, 소량 굳은변(bristol stool scale 2)을 배변했다.
4) 소 변 : 1~2시간 간격의 빈뇨 경향을 보였다.
5) 호 흡 : 통증 발생 시 빈호흡 및 호흡곤란을 호소했다.
6) 성 음 : 간헐적으로 譫語鄭聲하여 의사소통에 장애가 있었다.
7) 한 열 : 惡寒, 手足冷하여 두꺼운 의복 및 침구류를 사용했다.
8) 면 색 : 창백한 상태로 통증을 지속적으로 호소했다.
9) 구갈, 구건, 구고 : 호소하였으나 통증으로 인해 정확한 양상을 파악할 수 없었다.
10) 통 증
(1) 두 통 : 간헐적 전두부 별무원인 심화되는 묵직한 두통, NRS 3
(2) 흉 통 : 지속적 흉부/식도 부위 별무원인 심화되는 타들어가는/찌르는/짓누르는 듯한 통증, NRS 8
(3) 복 통 : 지속적 복부 전체 별무원인 심화되는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 NRS 8
(4) 견 통 : 간헐적 양측 견관절 전면 부위 측와위 시 심화되는 통증, NRS 6
11) 현 훈 : 간헐적으로 별무원인 심화되는 회전성 현훈을 호소했다.
12) 피로감 : 극심한 전신 피로감 및 무력감을 호소했다.
13) 설진(舌診) 및 맥진(脈診) : 舌紅白苔 脈細數
14) 복 진(腹診) : 극심한 통증 호소로 인해 불가능했다.
12. 혈액검사 : 2023년 10월 31일 ⃝⃝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협진을 통해 시행하였다(Table 1).
13. 영상검사 : 2023년 10월 31일 ⃝⃝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협진을 통해 시행하였다.
1) Chest PA Lateral Left : No active lung lesion.
2) Abdomen Erect Supine : Non-specific bowel gas pattern
III. 치 료
1. 한의치료
1) 한약치료
2023년 10월 30일부터 2023년 11월 6일까지의 초기 치료 기간 동안은 3개월 이상 지속된 극심한 흉복통과 이로 인해 발생한 虛證 및 表證에 대해 대증적으로 한약 치료를 시행했다.
이후 2023년 11월 7일부터 2023년 11월 16일까지 ⃝⃝대학교 한방병원 사상체질과에 의뢰하여 少陽人으로 진단 하 大便善通을 목표로 淸腸하기 위한 한약 치료를 하였으나 증상 호전되지 않았다. 이에 발병 이전 體形氣像과 容貌詞氣를 재평가한 결과 급격한 체중 감소(形脫)를 경험한 少陰人으로 진단되었다.
재평가 후 환자는 少陰人의 脾胃氣虛證 및 脾腎陽虛證으로 진단되었으며, 이로 인한 마비성 장폐색으로 판단되었다. 이에 陽暖之氣를 도와 溫裏를 목표로 하여 2023년 11월 16일부터 2024년 7월 9일까지 건중탕 계열의 처방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특히 대건중탕을 투약했을 때 가장 극적인 호전을 보여 환자에게 적합한 처방(適方)으로 판단했다(Fig. 1).
탕약은 1첩 2포, 100 cc 분량으로 탕전했다(Table 2).
(1) 초기 치료(2023년 10월 30일~2023년 11월 6일)
① 경옥고
Oral intake 불량에 기인한 虛證을 치료하기 위해 경옥고(채움생 원외탕전, 1포 10 g)를 투약했다.
② 오령산
배뇨 불량을 치료하기 위해 크라시에오령산엑스세립(한국크라시에약품, 1포 3 g)를 투약했다.
③ 평위산
복통 및 oral intake 불량 지속되어 경방평위산연조엑스(경방신약, 1포 10 g)를 투약했다.
(2) 소양인으로 진단 하 시행한 한약 치료(2023년 11월 7일~2023년 11월 16일)
① 도적강기탕
생지황 12 g, 목통 8 g, 현삼, 과루인 각 6 g, 전호, 강활, 독활, 형개, 방풍, 복령, 택사 각 4 g을 탕전하여 투약했으나 통증 호전되지 않아 형방지황탕으로 처방을 변경했다.
② 형방지황탕 : 숙지황, 산수유, 복령, 택사 각 8 g, 차전자, 강활, 독활, 형개, 방풍 각 4 g을 탕전하여 투약 후 통증 호전 관찰되어 독활지황탕으로 처방을 변경했다.
③ 독활지황탕
숙지황 16 g, 산수유 8 g, 복령, 택사 각 6 g, 목단피, 독활, 방풍 각 4 g을 탕전하여 투약하였으나 abdominal X-ray 상 장폐색을 진단받고 금식을 위해 투약을 중단했다.
④ 숙지황고삼탕
통증 조절 위하여 숙지황 16 g, 산수유 8 g, 복령, 택사 각 6 g, 지모, 황백, 고삼 각 4 g을 탕전하여 투약했으나 증상 호전이 미미했다.
(3) 소음인으로 진단 하 시행한 한약 치료(2023년 11월 16일~2024년 7월 9일)
① 대건중탕
교이 40 g, 건강 10 g, 인삼 6 g, 천초 4 g을 기본으로 복통 완화 및 陰陽兩虛, 血虛便祕에 대한 치료를 목적으로 백작약, 하수오, 계지, 당귀를 隨證加減하여 투약했다. 통증 심화 시 본방에 1.5배로 증량하여 투약했다.
② 소건중탕
백작약 20 g, 계지 12 g, 생강 10 g, 대조 8 g, 감초 6 g을 기본으로 隨證加減하여 투약했다. 소건중탕EX과립제(경방신약, 1포 8 g)을 필요시 1포씩 추가 투약했다.
③ 당귀건중탕
盜汗에 대한 조절 위해 당귀 20 g, 백작약 10 g, 계지 6 g, 생강 5 g, 대조 4 g, 감초 2 g을 기본으로 隨證加減하여 투약했다.
④ 소적건비환
증상이 호전된 이후 섭취량 증가로 인해 발생한 지속적인 소화불량에 대해 소적건비환(⃝⃝대학교한방병원, 1포 4.03 g)을 투약했다.
⑤ 비화음
氣虛證에 대한 치료 위해 생강 6 g, 인삼, 백출, 복령, 신곡, 대조 각 4 g, 곽향, 진피, 사인, 감초 각 2 g을 기본으로 隨證加減하여 투약했다.
⑥ 귀비탕
盜汗 및 불면 증상에 대한 치료 위해 당귀, 복신, 백출, 산초인, 용안육, 원지, 인삼, 황기 각 4 g, 목향 2 g, 감초 1.2 g, 생강 10 g을 기본으로 隨證加減하여 투약했다.
2) 침치료
하루 2회, 30분 유침을 기본으로 통증 호소 시 추가로 시행하여 하루 최대 4회의 침치료를 시행했으며 직경 0.20 mm, 길이 30 mm 규격의 일회용 호침(동방침구제작소, 한국)을 사용했다.
백회(GV20)와 좌측 족삼리(ST36), 상거허(ST37), 하거허(ST39), 내관(PC6), 상구(SP5), 중봉(LR4) 및 우측 태충(LR3), 조구(ST38), 합곡(LI4), 편력(LI6)을 기본 혈위로 선혈했다.
상완(CV13), 중완(CV12), 하완(CV10), 천추(ST25), 관원(CV4)은 염전제삽하여 득기감을 얻은 후 바로 발침했다.
또한 극심한 통증 호소 시 증상에 따라 대돈(LR1), 은백(SP1), 여태(ST45) 등의 혈위를 추가 선혈하여 자침하였다.
발침 이후 동일 혈위에 직경 0.18 mm, 길이 1.3 mm 규격의 피내침(동방침구제작소, 한국)을 적용했다.
3) 뜸치료
(1) 무연E뜸(전기식온구기)(테크노사이언스, 한국)
소화, 복통 및 배뇨 불량 개선 목적으로 침 치료 시 매번 무연E뜸을 중완(CV12)과 관원(CV4)에 적용하여 유침 시간 동안 지속하였다.
(2) 무연전자뜸(새뜸)(케이메디칼, 한국)
족저부 이상 감각 및 허증에 대한 치료 목적으로 침 치료 시 매번 무연전자뜸을 양측 용천(KI2)에 적용하여 유침 시간 동안 지속하였다.
4) 훈증요법
기침, 비루 및 두통 증상 호소 시 백두구, 박하, 마황으로 구성된 선폐방(⃝⃝대학교한방병원, 1포 6 g)을 약초아로마스티머(KES-750plus)(반도메디칼, 한국)를 이용하여 1일 2회 25분간 비강 내 훈증 방법으로 시행했다.
5) 약침치료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에 소염약침(기린한의원부설원외탕전실, 한국) 2 cc를 1.0 mL, 31 Gauge, 8 mm 규격의 Insulin syringe(신창메디칼, 한국)를 이용하여 통처부 아시혈에 0.2 cc씩 주입하였다.
6) 한방물리요법
근골격계 통증 및 감각 이상에 대해 한방물리요법을 시행하였다.
(1) 간접파전류치료기(ICT)
간섭파전류치료기(EF-160)(OG GIKEN, 일본)를 이용하여 견관절 압통처에 1회 15분간 Mix mode로 환자가 자극을 느낄 정도의 강도로 필요시 시행했다.
(2) 경피경혈자극요법(SSP)
SPRIA TM-6002(NIHONMEDIX, 일본)를 이용하여 상부승모근 경결부에 1회 15분간 환자가 자극을 느낄 정도의 강도로 필요시 시행했다.
(3) 공기압치료
사지압박순환장치(V7MAX)(대상마리프, 한국)를 이용하여 하지에 1회 20분간 혈액순환모드로 환자가 통증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강도로 필요시 시행했다.
(4) 파라핀욕
메디위 파라핀베스(WE-8000)(메디위, 한국)를 이용하여 53 ℃로 설정된 액체 파라핀 왁스에 양측 수족부를 1~2초간 담근 후 4~5초간 굳히는 과정으로 5회가량 반복했다.
(5) 일상생활동작훈련치료
상하지훈련장치 Thera-vital(Medica Medizintechnik, 독일)를 이용하여 1회 30분 동안 페달 운동을 시행했다.
IV. 평가 방법 및 치료 결과
본 증례에서는 환자의 흉복통, 사지관절통, 이상 감각 및 피로감을 평가하기 위한 정성적 평가 도구로 NRS(Numeric Rating Scale)를 사용했다.
자율신경 실조증과 FM의 호전에 대한 정량적 평가를 위해서 심박변이도검사(Heart Rate Variability, HRV), 심호흡심박동반응(Heart Rate Response to Deep Breathing, HRDB), 기립경사검사(Head-up Tilt Test), 발살바수기(Valsalva Maneuver), 정량땀분비축삭반사검사(quantitative sudomotor axon reflex test, QSART), 신경전도검사(Nerve conduction study, NCS) 및 생체전기저항분석검사(bioelectrical impedance analysis, BIA)를 시행하였다.
또한 보조적으로 혈액 검사 결과 및 생체 징후의 안정성를 평가했다.
1. NRS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불편함의 정도를 Numeral Rating Scale을 통해 평가하였다. 매일 아침 증상으로 인한 통증과 불편함이 어느 정도인지 물은 뒤 0은 통증이 전혀 없는 상태, 5는 통증으로 인해 처치가 필요한 상태, 10은 통증이 가장 극심한 상태라고 설정했다. 평가는 입퇴원 시 NRS 점수를 활용했다(Table 4).
대건중탕 복용 후 복통이 극적으로 호전되었으며, 흉통과 흉부 불편감 또한 개선되었다. 흉복통의 호전 이후 사지 관절통, 이상 감각, 피로감을 포함한 虛證도 점차 개선되었다. 2024년 2월 22일 퇴원 후 자택에서 생활하던 중 통증이 다시 심화되어 2024년 4월 재입원하였으나 대건중탕의 증량 투약을 통해 유의미한 호전을 보였다. 그 결과, 2024년 7월 9일 퇴원 이후 재입원 없이 치료를 종결하였다.
2. HRV
심장은 자율신경계의 균형에 의해 박동을 조절하며 심박변이는 심장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HRV는 심장의 박동과 반동 사이의 간격을 이용하여 변화를 분석하는 것으로 비침습적이며 간편하게 수행할 수 있는 평가 방법이다. 본 연구에서는 자율신경계의 전반적 활성화 정도를 나타내는 Standard deviation of NN(SDNN)과 Total power(TP), 주로 교감신경계의 활동 지표로 활용되는 Low frequency(LF), Very low frequency(VLF) 및 부교감신경계의 활동 지표로 활용되는 High frequency(HF)을 포함하여 LF/HF과 Mean HRT를 통해 자율신경계의 균형과 평균 심박수를 함께 평가했다18.
2023년 12월 5일 이전에는 환자가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여 검사를 시행할 수 없었으나, 대건중탕 투약 이후 통증이 호전되어 검사를 통해 치료 경과를 평가할 수 있게 되었다. 치료 결과, 환자의 평균 심박수와 자율신경계의 활성화 및 균형에서 모두 유의미한 호전을 나타냈다(Table 5).
3. HRDB
흡기 시 심박동이 증가하고 호기 시 감소하는 원리를 이용하여 부교감신경의 기능을 평가하는 검사로써 최대한 깊은 호흡으로 흡기와 호기를 각 5초씩 8회 반복하며 나타나는 심박수 변화 중 가장 큰 변동이 나타나는 5회의 값을 평균 낸 수치이다.
E:I ratio는 호기 중 RR 간격이 가장 긴 것을 흡기 중 RR 간격이 가장 짧은 것으로 나누어 구하며 수치는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감소하고 여성이 남성에 비해 낮게 나타나는 경향성이 있다18.
본 증례에서는 소양인으로 진단 하 치료하는 과정에서 2023년 11월 14일 시행한 검사와 비교하여, 소음인으로 재진단한 이후 치료하는 과정에서 2023년 12월 8일 시행한 검사 상 Heart rate difference와 E:I ratio가 모두 정상 수치로 회복된 결과를 보였다(Table 6).
4. Valsalva Maneuver
40 mmHg 이상의 압력으로 15초간 마우스피스를 불도록 하여 혈압과 심박동을 측정한다. 검사 시 혈압의 변화에 따라 I상에서 IV상까지의 단계로 나뉜다. I상에서는 대동맥 압착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혈압이 상승한다. 전기 II상에서는 심장의 전부하와 일회 박출량의 감소로 혈압이 낮아지며, 후기 II상에서는 심박수와 말초혈관 수축이 증가하여 혈압이 다시 상승한다. III상에서는 증가된 흉곽 내 압력으로 인해 폐혈관계로 혈액이 이동하면서 일시적으로 혈압이 감소하고, IV상에서는 다시 심장으로 정맥혈이 유입되고 말초혈관이 수축된 상태에서 심박출량이 증가하여 혈압이 상승한다. 교감신경의 기능을 반영하는 지표로는 전기 II상에서의 혈압 감소, 후기 II상에서의 혈압 회복 여부 및 IV상에서의 혈압 상승이 있다. 또한, III상의 혈압 회복 시간(pressure recovery time, PRT)도 교감신경의 기능을 잘 반영한다18.
부교감신경의 기능은 Valsalva ratio와 HRDB을 통해서 평가할 수 있는데 Valsalva ratio는 후기 II상에서의 최대 심박수를 IV상에서의 최소 심박수로 나눈 값이다.
본 증례에서는 소양인으로 진단 하 치료하는 과정에서 2023년 11월 14일 시행한 검사와 비교하여, 소음인으로 재진단한 이후 치료하는 과정에서 2023년 12월 8일 시행한 검사 상 Valsalva ratio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으나, PRT는 8.18초에서 1.68초로 회복된 결과를 보였다(Table 6).
5. Head-up Tilt Test
기립 후 3분 이내에 수축기 혈압이 20 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10 mmHg 이상 감소하면 기립 저혈압으로 정의한다. 누운 자세에서 수축기 혈압이 150 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 mmHg 이상인 앙와위 고혈압 환자의 경우, 수축기 혈압이 30 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15 mmHg 이상 감소하면 기립 저혈압으로 판단할 것을 권장한다19.
심장성 자율신경실조는 기립 저혈압과 앙와위 고혈압이 주요 특징이다. 본 증례에서 환자는 소양인으로 진단받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2023년 11월 14일 시행한 검사 도중 현훈으로 인해 검사가 조기 종료되었다. 이후 소음인으로 재진단하여 치료하는 과정에서 2023년 12월 8일 시행한 검사에서는 검사를 끝까지 마칠 수 있었으며, 앙와위 고혈압이 있었으나 기립 저혈압의 기준을 충족하지 않았다. 신경과 전문의는 2023년 11월 14일 검사에서 기립 저혈압이 있다고 평가했지만, 2023년 12월 8일 검사에서는 정상 반응을 보였다고 평가했다(Table 7).
6. QSART
10% 아세틸콜린 용액을 피부에 침투시켜 땀의 분비량을 평가하는 검사로, 교감신경의 신경절 후 땀 분비 기능을 정량적으로 평가한다. 이상이 있는 경우 땀 분비량이 감소한다.
본 증례에서 소양인으로 진단 하 치료한 기간 중 시행된 QSART 결과가 없다는 한계점이 있다. 그러나 소음인으로 재진단하여 치료하는 과정 중 시행된 QSART 검사 상 원위부에서 땀 분비량 감소가 지속되었으나, 아래팔과 근위부 다리에서는 정상 수준으로 개선되었으며 원위부 다리에서도 정상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호전된 양상을 보였다(Table 8).
7. NCS
운동신경전도 검사는 말초신경의 근위부에 최대상의 자극을 준 후 원위부에서 발생하는 복합근육활동전이를 기록한 다음 잠복기, 진폭, 전도속도, 지속기간, 모양 및 면적 등을 측정하여 정상치와 비교하는 검사이다20.
본 증례에서 소양인으로 진단 하 치료한 기간 중 시행된 NCS 결과가 없다는 한계점이 있다. 그러나 소음인으로 재진단하여 치료하는 과정 중 신경과 전문의에 의해 2024년 1월 19일 시행된 NCS 검사 상 diffuse sensorimotor polyneuropathy 소견을 들었으나 2024년 5월 7일 시행한 NCS 검사에서는 indicative of right ulnar neuropathy 및 no definite evidence of diffuse polyneuropathy 소견으로 호전을 관찰할 수 있었다.
8. BIA
신체 조성 평가는 체중 변화와 신체 균형을 포함하여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평가하는 방법이다. 본 증례의 환자는 2023년 12월 5일 이전까지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검사를 시행할 수 없었으나, 대건중탕 투약 후 통증이 호전되면서 검사를 통해 치료 경과를 평가할 수 있게 되었다.
2023년 10월 27일 입원 당시 환자는 극심한 체중 감소(形脫)로 체중이 32.9 kg으로 측정되었으나, 2024년 7월 5일 검사에서 47.5 kg으로 증가하여 표준 체중에 가깝게 회복되었다. 그러나 체중 증가는 주로 지방 증가에 의한 것이었고, 근육량은 감소했다. 이는 증상 호전으로 식사량이 늘었지만, 증상 재발을 우려해 신체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결과로 해석된다. 따라서, 앞으로 환자의 신체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신체 활동을 권장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Table 9).
9. 혈액검사
2023년 10월 31일 입원 당시 Hb A1c 검사에서 6.3%로 확인되었으나, 극심한 통증으로 양약 치료를 일시 중단하고 추가적인 약물 투여 없이 경과를 관찰하였다. 이후 통증이 호전됨에 따라 2023년 12월 19일부터 2024년 4월 12일까지 Metformin 500 mg을 하루 한 번 복용하였다. 그러나 2024년 4월 흉복통이 재발하여 2024년 4월 12일부터 Metformin 복용을 다시 중단하였음에도, 2024년 7월 9일 시행한 Hb A1c 검사에서 6.2%로 유지되었다(Table 1).
본 증례의 환자는 초기 입원 시 혈당 검사에서 지속적으로 불안정한 수치를 보였으며, 이는 당뇨의 병력과 극심한 통증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통증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분비되는 코르티솔과 에피네프린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은 간에서 저장된 포도당을 혈류로 방출하여 혈당을 상승시킬 수 있으며, 만성 통증과 염증은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켜 혈당 조절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 환자는 소음인으로 진단받고 한의학적 치료를 시행한 후, 통증이 효과적으로 완화됨에 따라 혈당이 안정되었다. 특히, 여러 양방 의료기관에서 당뇨 진단을 받고 양약을 복용했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던 환자가 한의학 치료를 통해 주요 증상이 개선되었고, 이후 양약 없이도 혈당이 안정적으로 조절된 점에서 한의학 치료의 유의미한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2024년 1월 16일 시행한 Lipid profile 검사에서 T. Cholesterol 287 mg/dL, Triglyceride 449 mg/dL, LDL-Cholesterol 150 mg/dL로 이상지질혈증이 확인되어 Rosuvastatin 10 mg을 2024년 1월 16일부터 2024년 4월 9일까지 하루 한 번 투여하였다. 치료 결과, 2024년 4월 9일 시행한 Lipid profile 검사에서 T. Cholesterol 198 mg/dL, Triglyceride 136 mg/dL, LDL-Cholesterol 114 mg/dL로 호전을 보였다. 그러나 2024년 4월 중 흉복통이 재발하여 Rosuvastatin 복용을 중단한 이후, 2024년 7월 9일 Lipid profile 검사에서는 T. Cholesterol 390 mg/dL, Triglyceride 220 mg/dL, LDL-Cholesterol 295 mg/dL로 악화되었다(Table 1).
지질 수치 악화의 원인으로는 경구 약물 중단과 식이량 증가 대비 활동량 부족 등이 고려될 수 있지만,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등의 다른 요인도 배제할 수 없다. 가족력에서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특이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진단을 위한 유전자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추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향후 약물 치료 여부를 결정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10. 혈 압
본 증례의 환자는 초기 입원 시 150/90~200/110 mmHg의 혈압을 보이며 2기 고혈압 상태를 유지했고, 이는 극심한 통증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통증과 스트레스는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켜 에피네프린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를 유발하며, 이는 혈관을 수축시키고 심박수를 증가시켜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다. 또한 만성 통증은 신체를 지속적인 스트레스 상태로 만들어 혈압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거나 변동이 심해질 수 있다.
환자는 소음인으로 진단받고 한의학적 치료를 받은 후 통증이 효과적으로 완화되면서 혈압이 안정되었고, 치료 후 고혈압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음에도 혈압이 130/80 mmHg로 감소하여 고혈압 전단계 수준을 유지했다. 이러한 결과는 한의학적 치료가 통증 및 혈압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V. 고찰 및 결론
자율신경 실조증의 개념은 국가마다 다르게 해석된다. 일본에서는 不定愁訴로 인한 기능성 신경증이나 심신증의 일환으로 간주되며, 중국에서는 순환기계 증상을 중심으로 자율신경 실조 상태를 심장신경증으로 분류한다. 한의학에서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이 무너져 음양의 조화가 깨진 병리적 상태로 해석할 수 있다12.
현재 국내에서는 자율신경의 기능을 평가하는 HRV(심박변이도) 검사가 수양명경락기능검사로 인정받아 사용되면서, 자율신경 실조증의 진단과 치료에서 활용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12.
국내에서 수행된 박 등12의 자율신경 실조증에 대한 한의 임상 실태 조사에 따르면, 자율신경 실조증의 변증 유형 중에서 肝氣鬱結이 가장 많이 언급되었고 원인으로는 정신적인 문제(55%)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치료 방법으로는 한약(70%)과 침(26%)이 주로 사용되었으며, 비급여 한약제제 중에서는 소요산 계열(36%)이 가장 많이 처방되었고, 귀비탕 계열(32%)과 온담탕 계열(25%)이 뒤를 이었다. 급여 한약제제 중에서도 소요산 계열(41%)의 사용 빈도가 가장 높았다.
또한, 자율신경 실조증 및 심장신경증의 한의학적 치료에 관한 이21의 연구에 따르면, 안신제, 심신약 및 소요산 계열의 한약이 양약과 병용하거나 단독으로 사용될 때, 양약 단독 치료에 비해 신체화, 우울, 불안 증상 개선 및 치료의 유효율과 안정성에서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
침 치료에서는 심수(BL15), 궐음수(BL14), 내관(PC6), 신문(HT7), 거궐(CV14), 단중(CV17) 등의 혈위가 주로 활용되었으며, 침 치료 단독 치료군은 양약 단독 치료군에 비해 신체화와 불안 증상 개선, 치료 유효율에서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 또한, 침 치료와 양약 병용 치료군도 우울과 불안 증상 개선, 치료 유효율에서 양약 단독 치료군에 비해 유의한 효과를 나타냈다.
FM의 한의 임상 연구 경향에 대한 이 등13의 연구에 따르면, 한약, 침, 추나, 약침 등을 포함한 복합 한의 치료가 시행된 다양한 증례 연구가 확인되었으며, 대부분은 加味逍遙散, 歸脾湯, 靈仙除痛飮 등의 처방을 활용하였다. 즉, 한의계에서는 주로 심신 의학적 접근을 통해 자율신경 실조증과 FM을 치료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유의한 효과가 있음을 입증하였다.
선행 연구14-16를 통해 望聞問切을 통한 변증, 사상의학적 개체 특이성, 그리고 환자의 주소증을 고려한 한의 치료의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약물 치료, 운동 요법, 생활 관리, 인지 행동 치료 등과 같은 적극적인 비약물 치료에 한의학 치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東醫壽世保元에서 이제마는 사람의 병을 偏小之臟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小한 臟腑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치료에 집중하였다. 소음인은 腎大脾小하여 保命之主인 陽暖之氣 돕기 위해 溫裏하는 약물을 복용해야 하고 소양인은 脾大腎小하여 保命之主인 陰淸之氣를 돕기 위해 淸腸하는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또한, 사상체질에 따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完實無病한 상태를 이해해야 하는데 소음인은 飮食善化 시 건강하고 설사가 그치지 않으면 하복부가 얼음장 같이 차갑다고 하였다. 반면, 소양인은 大便善通 시 건강하고 변비가 있으면 胸膈이 烈火한다고 하였다.
사상의학에서는 개체 특이성을 반영한 맞춤형 치료를 위해 사상체질의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東醫壽世保元 辨證論에서는 체질 진단의 기준으로 體形氣像, 容貌詞氣, 性質材幹, 病證藥理의 네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이 중 體形氣像은 신체의 외형적 특성을 바탕으로 체질을 진단하는 방법으로, 신체 치수 계측을 통한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그러나 환자에게 形脫이 발생하여 체형기상이 변할 경우, 사상체질 진단의 정확성에 오류가 생길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22.
본 증례의 환자는 입원 시 변비에 동반된 극심한 흉복통으로 인해 정상적인 문진이 불가능하였으며, 여러 양방 의료기관에 내원하였으나 원인을 찾지 못한 상태였다. 결국 사상체질 감별 시 주로 보호자를 통해 문진을 시행할 수밖에 없었고, 결과적으로 환자는 少陽人으로 진단되었다. 진단 후 大便善通을 목표로 淸腸하는 치료를 시행하였으나 증상 호전이 미미했다. 이후 적극적인 초기 한의 치료를 통해 통증이 경미하게 호전되어 환자의 문진이 가능해졌으며, 추가 자료를 통해 극심한 체중 감소(形脫)를 겪기 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결과, 少陰人의 脾胃氣虛證 및 脾腎陽虛證으로 재진단 하 陽暖之氣 돕기 위해 溫裏하는 것을 목표로 건중탕 계열의 처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고 증상이 극적으로 호전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대건중탕을 투약했을 때 가장 극적인 호전을 보여 환자에게 적합한 처방(適方)으로 판단되었다.
대건중탕은 장중경이 저작한 金匱要略에 처음 수록된 처방으로 천초, 건강, 인삼, 교이로 구성되어 있다. 건강과 인삼은 理中의 의미를 가진다. 천초의 辛熱은 溫中下氣, 降逆止痛, 殺蟲하며 건강의 辛熱은 溫中祛寒, 痛心助陽, 和胃止嘔하고 인삼의 甘溫은 補益脾胃, 大補元氣하여 扶助正氣 작용을 가진다. 또한 교이의 甘은 建中緩急, 降逆止痛하여 中陽을 건립하고 寒을 거하며, 溫陽을 회복 시키는 방의를 가지고 있다.
한 등의 연구23에서는 체계적 문헌 고찰을 통해 장관 수술 후 대건중탕이 위장관 운동 개선의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으며 최근 일본에서는 대건중탕이 염증을 억제하고, 장관 내 혈류를 증가시키며, 장관 운동을 촉진 시킨다고 보고된 바 있다24-26.
본 증례의 환자는 다양한 증상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처방의 변경 및 加減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나, 대건중탕 복용 후 가장 극적인 호전을 보였다. 양방 의료기관과의 협진 일정 조정과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여 검사 및 평가를 시행해야 했기 때문에 검사가 주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한 한계가 있었으나, 대건중탕 복용 전후로 시행한 평가에서 명확한 호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양약의 부작용으로 일부 약물을 제외하고 복용을 중단했음에도 이상지질혈증 외에는 추가적인 부작용 없이 호전 상태가 유지되었다.
흉복통이 호전된 이후 도한, 불면, 사지 관절통, 이상 감각 등의 다른 호소 증상에 대한 조절을 위해 처방을 변경해보았으나, 건중탕 계열의 처방에 가장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는 한약의 투약을 통해 病證藥理적 방법으로 환자의 상세한 변증과 사상체질을 진단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판단된다.
자율신경 실조증과 FM은 다양한 증상이 겹쳐 있어 우선적으로 치료해야 할 증상의 파악이 쉽지 않다. 또한, 환자의 개체 특이성에 따라 동일한 질환이라도 주된 증상이 다를 수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따라서 본 증례를 통해 자율신경 실조증과 FM에 대해 환자의 변증, 개체 특이성, 주소증을 고려한 치료적 접근을 수행하는 다양한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감사의 글
본 증례 보고는 2023년도 부산대학교병원 임상연구비 지원으로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