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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피로를 호소하는 20대 남성 환자의 팔미지황탕가미 한의 치험 1례

A Case Report of Traditional Korean Medicine Treatment with Modified Palmijihwang-tang in a Male Patient in His 20s Presenting with Chronic Fatigue

Article information

J Int Korean Med. 2025;46(2):271-279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5 May 30
doi : https://doi.org/10.22246/jikm.2025.46.2.271
이세연1,2, 구기범1,2, 김하은1,2, 김민하1,2, 황윤경1,2, 한창우1,2, 윤영주1,2, 최준용1,2, 박소정1,2, 권정남1,2, 이인1,2, 홍진우1,2, 김소연1,2
1 부산대학교 한방병원 한방내과
1 Dept. of Internal Medicine, Korean Medicine Hospital, Pusan National University
2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한의학과
2 School of Korean Medicine, Pusan National University
·교신저자: 김소연 경상남도 양산시 물금읍 금오로 20 부산대학교한방병원 TEL: 055-360-5953 FAX: 055-360-5906 E-mail: kimsy@pusan.ac.kr
Received 2025 April 25; Revised 2025 May 14; Accepted 2025 May 14.

Abstract

Objective:

This case report describes the clinical course of a male patient in his 20s with unexplained chronic fatigue who showed marked clinical improvement following traditional Korean medicine treatment.

Methods:

The patient presented with severe fatigue, chronic constipation, and bradycardia. Based on a diagnosis of Kidney Yang deficiency, he was treated with a modified Palmiijihwang-tang decoction, acupuncture, and moxibustion. Clinical progress was evaluated through subjective symptom reports, physical examinations, the EuroQol 5-Dimension 5-Level (EQ-5D-5L) Health Questionnaire, pulse rate tracking via wearable devices, and pulse wave analysis (3D-MAC).

Results:

Following treatment, the patient experienced substantial improvements in fatigue and sleep quality and his constipation resolved. Bradycardia improved, with a minimum heart rate increasing from 40 bpm to 50-60 bpm. Pulse wave analysis indicated improved energy distribution patterns. EQ-5D-5L index scores increased from 0.662 to 0.920 and Visual Analogue Scale (VAS) scores from 30 to 80, reflecting a substantial improvement in quality of life.

Conclusion:

This case suggests that individualized traditional Korean medicine therapy may effectively improve systemic function, even in young patients with unexplained fatigue. Both subjective reports and objective physiological indicators support its potential as a holistic therapeutic option.

I. 서 론

만성 피로(Chronic Fatigue, CF)는 특별한 의학적 원인 없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피로감을 주요 증상으로 하며, 충분한 휴식 후에도 회복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1.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만성 피로 증후군(Chronic Fatigue Syndrome, CFS)은 운동 후 피로 악화(post-exertional malaise, PEM), 인지기능 저하, 수면장애 등의 전신 증상이 동반될 때 진단된다2.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는 CFS의 진단 기준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원인불명의 만성 피로를 호소하는 환자가 빈번히 확인된다3.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구의 약 10.1%가 만성 피로를 경험한다. 18세 미만 청소년의 유병률이 1.5%인 반면, 성인은 이보다 약 6.7배 높으며, 여성은 남성보다 약 1.4배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4. 해외 역학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피로 유병률은 20대 13.8%, 40대 21.3%, 60대 25.2%로 연령 증가에 따라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5. 고령층의 경우 신체기능 저하, 만성 질환, 삶의 질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피로를 악화시키는 악순환 구조가 형성되는 반면, 청년 및 중장년층에서는 수면 부족, 정서적 스트레스, 직무 과중 등 심리적·환경적 요인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6. 특히 청년층 남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유병률로 인해 진료 현장에서 저위험군으로 간주되는 경향이 있으나, 이 시기의 만성 피로는 고령층과 달리 뚜렷한 기저 질환 없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진단 및 관리에서 간과되기 쉽다6.

만성 피로의 원인은 빈혈, 갑상선 기능 저하증, 만성 감염(Epstein-Barr virus, COVID-19 등)과 같은 병리적 요인뿐만 아니라,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의 생활습관 요인, 그리고 우울, 불안, 번아웃 증후군과 같은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7. 서양의학에서는 이러한 원인을 감별하기 위해 다양한 검사를 시행하지만,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 대증적 치료에 그치는 한계가 있다7.

한의학에서는 만성 피로를 주로 기허(氣虛), 신허(腎虛), 비위허약(脾胃虛弱) 등의 변증에 따라 접근하며, 만성 피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서는 한약을 기본으로 침, 뜸, 부항, 약침, 기공 등의 복합적 치료와 수면장애, 불안감 등 동반 증상 개선을 위한 맞춤형 처방을 권고하고 있다8.

본 증례의 환자는 20대 남성으로, 명확한 기저 질환이 없었음에도 심한 서맥과 피로감을 보인 드문 사례였다. 수면장애가 동반되고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기력저하 양상으로, 임상적으로 만성 피로 증후군 가능성도 고려되었으나, 감별진단을 위한 모든 정밀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만성 피로로 진단하였다. 한의학적 변증에 따라 팔미지황탕가미를 위주로 한방치료를 시행한 결과, 비교적 짧은 기간 내 기력저하를 포함한 주관적 증상 및 객관적 생리적 지표가 현저히 호전되었기에 이를 보고하는 바이다.

II. 증 례

본 증례는 후향적 증례보고로서, 부산대학교 한방병원 Institutional Review Board(IRB) 위원회의 심의면제(심의번호 : PNUKHIRB-2025-04-022) 승인을 받았다.

1. 성별/연령 : 남성 / 21세

2. 발병일 : 2022년 경

3. 치료기간 : 2024년 12월 23일-2025년 04월 11일 (총 12회 외래 치료)

4. 과거력 : 특이사항 없음

5. 가족력 : 특이사항 없음

6. 사회력 : 음주(+, 주 1회 소주 0.5-1병), 흡연(-)

7. 현병력

2022년경 학업 관련 스트레스 이후 변비와 수면장애 발생하였고, 점차 기력저하와 간헐적 현훈이 심화되었다. 로컬 내과에서 스트레스성 변비 소견 하 완화제 복약 후 일시적 호전을 보였으나, 이후 증상이 반복되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무기력감으로 악화되었다. 2024년 12월경 피로감 지속되어 로컬 내과에서 시행한 work up 상 기력저하에 대한 기질적인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상기 증상 치료 목적으로 2024년 12월 23일 본원 소화기클리닉 외래에 내원하였다.

8. 진단명 : 만성 피로(Chronic Fatigue), 특발성 변비

1) 변 증 : 腎陽虛

9. 망문문절

1) 體 格 : 179.0 cm, 74.0 kg

2) 睡 眠 : 불량, 5-6시간, 각성 3-4회(d/t 소음), 천면(+), 입면난(+), 재입면난(+)

3) 食 慾 : 1일 2-3식, 끼니당 2/3공기, 공복감(+).

4) 消 化 : 보통, 비만(-), 탄산(-), 애기(-), 오심(-)

5) 大 便 : 주 2회 굳은변(Bristol Gr.2), 후중감(+), 하복부 팽만감(+).

6) 小 便 : 小便淸長, 주간 6회, 불편감(-)

7) 汗 出 : 전신 발한 저조, 수족부 위주 국소 발한.

8) 寒 熱 : 수면 시 오한, 수족냉

9) 氣 力 : 피로감(+), 심계(+), 불안감(+)

10) 口乾, 口渴 : 없음

11) 面 色 : 창백

12) 舌 診 : 舌淡白 苔薄白

13) 脈 診 : 脈沈遲

14) 腹 診 : 복부긴장(++), 제하무력(+), 상복부 장음양호. 하복부 장음약.

10. 치 료

1) 침구 및 전침치료

(1) 치료 기간 및 혈위 : 2024년 12월 23일부터 2025년 2월 28일까지 외래 내원 시 1회용 스테인리스 침(길이 30 mm, 두께 0.20 mm, 동방침, 한국)을 사용하여 앙와위 자세로 시행하였다. CV12(中脘), CV13(上脘), ST25(天樞)에 2 cm 깊이로 자침하였고, 좌측 신정격(腎正格) - KI7(復溜), LU8(經渠), KI3(太谿), SP3(太白) - 에 1 cm 깊이로 자침하였다. 자침 시 국소적인 득기감을 유발한 뒤 30분 유침했으며, 침을 맞는 동안 양하지에 적외선 조사요법을 적용하였다.

(2) 간접구 : 침 치료 중 간접구(동방온구기, 쑥뜸)를 이용하여 CV12(中脘)에 30분간 시행했다.

2) 한약치료

(1) 시호가용골모려탕(크라시에 K-10) : 2024년 12월 23일-2025년 01월 20일

(2) 팔미지황탕가미(본원 탕전)(Table 1) : 2025년 01월 20일-2025년 02월 14일, 2025년 02월 28일-2025년 04월 11일

Herbal Ccomposition of Modified Palmijihwang-tang

(3) 팔미지황환(크라시에 K-14) : 2025년 02월 14일-2025년 02월 28일

(4) 굿모닝에프1) (한풍제약) : 2025년 02월 19일-2025년 02월 21일

11. 치료 경과

1) 환자의 주관적 증상 진술

(1) 치료 1-2회 차(2024년 12월 23일-2025년 01월 20일) : 내원 당시 환자는 수면불량, 심계, 불안, 복부긴장과 함께 배변장애를 호소하였으며, 간기울결로 변증하여 시호가용골모려탕 과립제를 1일 3회 투약하였다. 1주일 후 설사가 발생하여 하루 2포로 감량하였고, 이후 배변 횟수는 감소하였으나 수면 상태는 호전되었다.

(2) 치료 3-4회 차(2025년 01월 20일-2025년 02월 14일) : 수족냉증, 제하무력, 하복부 장음 저하, 설담백, 맥침지 및 기력저하 등의 증상을 바탕으로 신양허로 변증하였고, 팔미지황탕가미 탕제를 하루 3회 투약하였다. 장운동 개선을 위해 후박, 지실, 백작약을 각 4 g, 변비 완화를 위해 대황과 마자인을 각 2 g 가미하였다. 복용 직후 대변 관련 불편감이 경감되었고, 2-3일 간격의 정상 배변이 유지되었으며, 수면 상태와 기상 시 기력저하, 수족냉증도 점차 호전되었다.

(3) 치료 5-7회 차(2025년 02월 14일-2025년 02월 28일) : 증상 호전이 유지됨에 따라 팔미지황탕가미 탕제를 중단하고 팔미지황환 과립제로 전환하였으나, 변비가 재발하여 굿모닝에프 제제를 병용하였다. 복약 중 설사가 발생하여 제제를 중단하였다.

(4) 치료 8-12회 차(2025년 02월 28일-2025년 04월 11일) : 팔미지황탕가미 탕제로 다시 변경하면서 대황, 마자인을 감량하여 각 1.5 g 가미하였고, 이후 다시 2-3일에 1회 정상 배변으로 안정되었다. 3월 14일부터 대황, 마자인을 추가로 감량하여 각 1 g 가미하였고, 3월 21일에는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수면장애가 재심화되자 양호한 배변상태를 고려하여 대황과 마자인은 완전히 제외하여 가미하지 않고, 산조인과 용안육을 각 4 g씩 가미하였다. 이후 수면상태가 다시 안정되었고, 탕약 복약 횟수는 1일 2회로 감량하였다. 치료 종료 시점 기준으로 환자는 2일 1회 규칙적인 배변을 유지하였고, 한증은 소실되었으며, 기력저하에 대한 NRS는 치료 전 7점에서 2점으로 감소하여 환자는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2) 객관적 삶의 질 지표(EQ-5D-5L) : 일관된 지표를 통해 환자의 건강 관련 삶의 질(Health-Related Quality of Life, HRQoL)을 평가하기 위해 EQ-5D-5L 검사를 시행하였다(Table 2). 본 증례에서 환자의 EQ-VAS(시각적 등급척도)는 치료 초기 30점에서 최종 80점으로 상승하였고, profile code 상 일상활동 차원은 ‘중간 정도의 지장’에서 ‘전혀 지장 없음’으로, 불안/우울 차원은 ‘중간 정도’에서 ‘약간’으로 개선되었으며, 이에 따라 index score도 향상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증상의 호전뿐만 아니라, 환자의 기능적 회복과 심리적 안정이 동반되었음을 시사한다.

Patient’s EQ-5D-5L Survey Results*

3) 한의학적 신체 진찰 소견 : 치료 초기에는 환자 복진에서 하복부 장음 감소, 현저한 상복부 긴장, 제하무력 소견이 관찰되었으나, 치료 경과에 따라 장음은 정상화되고 상복부 긴장은 점차 완화되었으며, 최종 검진 시에는 제하무력이 소실되어 복부 기능의 회복이 확인되었다. 설진 소견은 초기에 보였던 설담백(舌淡白)과 태박백(苔薄白)이 점차 개선되어, 2월 초부터 설담홍(舌淡紅)으로 변화되었다. 맥진은 초기 침지맥(沈遲脈)에서 점차 침맥(沈脈)과 활유력맥(滑有力脈)으로 변화되었고, 최종적으로는 완맥(緩脈)으로 안정화되었다. 이러한 복진, 설진, 맥진상의 변화는 초기 양허 상태의 개선과 기혈 순환의 회복을 시사한다.

4) 맥박 변화(Apple watch 기반 모니터링)(Fig. 1) : 환자가 착용한 Apple Watch를 통해 일일 최저 심박수를 지속적으로 기록하였으며, 해당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치료 이전에는 최저 맥박이 40회/분으로 측정되었고, 기력저하 시 더욱 뚜렷한 서맥 양상을 보였다. 치료가 진행됨에 따라 2월 6일 기준 최저 맥박이 48회/분으로 상승하였고, 이후에는 일상 중 50-60회/분, 운동 시 150회/분까지의 반응을 보여 생리적 범위를 회복하였다.

Fig. 1

Change in the lowest daily pulse Rate over time.

1 : Start Siho-ga-yonggolmoryeo-tang, 2 : Start modified Palmijihwang-tang, 3 : Switch to Palmijihwang-hwan, 4 : Reinitiate modified Palmijihwang-tang, 5 : Remove rhei radix and cannabis semen. Add zizyphi jujuba and dimocarpus longan

환자는 맥박 증가에 따른 불편감이나 부작용을 호소하지 않았으며, 해당 결과는 치료에 따른 서맥 증상의 객관적 호전을 뒷받침한다. 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이러한 장기적 모니터링은 치료 경과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유용한 임상적 지표를 제공하였다.

5) 맥파검사(3D-MAC)(Fig. 2) : 3D-Mac(대요메디, 한국)을 활용한 맥파 분석에서, 치료 초기(1월 20일)에는 전반적인 한상(寒象) 및 지맥(遲脈)과 함께 심맥 에너지의 현저한 저하가 확인되었다. 당시 ECR(Energy Concentration Ratio, 순환저항)은 2105 dyne・s/cm⁻⁵로 과도하게 높았고, ECO(Energy Concentration of Overall Wave, 순환률)은 64%로 부족하였으며, 심박수는 44회/분으로 서맥 소견을 보였다. 본 환자의 맥파에서 나타난 에너지 분포의 저하(ECO 감소)와 에너지 집중도(ECR 증가)는 혈관의 기능적 저하, 즉 탄성과 순응도의 저하와 자율신경계 기능 저하를 반영한다11. 치료 종결 시점(4월 11일)에는 ECR 1346 dyne・s/cm⁻⁵, ECO 101%, 심박수 65회/분으로 모두 정상 범위로 회복되었고, 특히 초기 검사에서 가장 저하되어 있던 심맥의 에너지가 타 장기 수준과 유사하게 회복된 점은 의미가 있으며, 이처럼 객관적 생체지표(ECR, ECO, HR)의 개선은 단순한 피로 호전이 아닌, 자율신경계 기능 회복과 전신적 생리 균형의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본 증례의 의의를 더욱 강조한다

Fig. 2

Change in pulse tonometry results from 2025.01.20 to 2025.04.11.

1 : Heart, 2 : Liver, 3 : Kidney, 4 : Lung, 5 : Spleen, 6 : Mingmen(命門), 7 : Average, 8 : Strong

III. 고 찰

만성 피로는 자율신경계 불균형, 면역계 이상, 수면장애, 스트레스 등 다양한 생리적·심리적 요인이 작용하는 증상군으로, 특히 본 증례와 같이 기질적 질환이 뚜렷하지 않은 젊은 남성에서 심한 서맥과 만성 피로가 동반된 경우 진단과 치료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1.

서맥의 병태생리는 동방결절의 자동능 저하, 방실결절 전도 지연 등의 전기 전도계 이상뿐만 아니라, 미주신경 과활성에 의한 반사성 서맥, 자율신경계의 조절 실패 등 다양한 기전이 제시되고 있다12. 이로 인해 심박출량이 감소하면 전신 혈류 저하로 이어져 현훈, 피로감, 운동 능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나 만성 피로 증후군과 같은 내분비 및 면역 관련 질환들도 유사한 증상을 보일 수 있다12.

본 환자는 변비를 주소로 본원 소화기클리닉에 내원하였으나, 면담 중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무기력감을 호소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본원 내원 전 로컬 내과 진료 및 검사 결과, 갑상선호르몬과 남성호르몬 수치의 경미한 저하가 확인되었으나, 약물치료 기준에는 미치지 않는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진술하였으며 검사결과를 지참하지는 않았다. 본원 내원 2회차에 실시한 맥파검사에서 서맥(44회/분)이 확인되었고, 이후 Apple Watch 기반 맥박 데이터를 관찰하도록 안내한 결과, 피로감이 심한 시기에는 일중 최저 심박수가 40회/분까지 떨어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환자의 증상과 신체진찰에 기반하여 신양허로 변증하고, 팔미지황탕가미 등을 중심으로 한약 치료를 시행하였으며, 이후 단순한 자각적 피로감 호전뿐 아니라, 배변 상태, 수면의 질, 심박수, 맥파검사 수치 등 다수의 객관적 지표가 함께 개선되었다. 이는 단일 장기나 국소 증상에 국한되지 않는 전신적 회복으로 해석될 수 있고, 변증 기반의 한의학적 치료가 생리 기능 전반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Fig. 1에 제시된 심박수 곡선은 한의학적 치료 개입 시점과 심박수의 안정화 간의 시간적 상관관계를 보여주며, 특히 팔미지황탕가미 투약 시작과 산조인·용안육 가미 시점을 전후로 맥박수 상승과 증상 호전이 동반된 점은 치료 효과의 유효성을 뒷받침한다.

일반적으로 신양허는 노화나 기질적 허약과 관련되어 나타나지만, 본 증례처럼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도 이러한 병태가 발생하는 기전으로 자율신경계 이상을 고려할 수 있다. 특히 본 환자는 학업 스트레스를 기점으로 수면장애와 탈력감이 시작되었는데, 이는 만성적 스트레스가 자율신경계의 항상성 조절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제로 스트레스에 만성적으로 노출된 남성 직장인들의 혈중 코르티솔과 타액 알파-아밀라아제를 측정한 연구에서 교감신경계의 반응이 둔화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13. 이러한 결과는 장기적 스트레스가 자율신경계의 반응성 저하, 활력 감소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신양허 같은 병리적 상태로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본 증례에 사용한 팔미지황탕가미는 신양(腎陽)을 보하는 대표적인 처방으로, 신양은 인체의 대사기능, 체온 유지, 활력, 그리고 자율신경계 조절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신양허 상태에서는 탈력감, 냉감, 제하무력, 침지맥, 부교감 우위의 전신 피로 상태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팔미지황탕은 부자와 계지 등 교감신경 활성에 영향을 미치는 본초를 포함하고 있는데, 부자는 중심성 열 생산을 촉진하고 심근 수축력을 향상시켜 체온 및 심박수 상승을 유도하며14, 계지는 말초 혈류 순환 및 교감신경 기능 개선에 기여한다15. 이처럼 환자의 서맥, 피로감 및 전반적 생리 기능 개선은 신양허의 전통적인 변증 해석뿐만 아니라 현대 생리학적 자율신경 활성 기전을 통해서도 설명이 가능하다.

한편, 본 증례는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갖는다. 첫째, 정밀검사를 통한 만성 피로 증후군과의 감별 진단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둘째, 심혈관계 질환 감별을 위해 순환기내과 진료를 권유하였으나, 환자의 증상 호전으로 추가 검사를 거부하여 서맥의 명확한 병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셋째, 사용된 평가 도구들의 신뢰도에 제한이 존재한다. EQ-5D-5L은 천장 효과(ceiling effect)가 일부 관찰되며, 검사-재검사 간 신뢰도 또한 중간 수준으로 보고된다16. Apple Watch는 의료기기로 공인되지 않은 단일 리드 기반의 기기로, 고강도 운동 직후 1분 이내에는 심박수 누락률이 20~40%에 이르며, 복잡한 부정맥 탐지에는 한계가 있다17. 3D-MAC 맥진기는 측정부위에 따라 1.5 m/s 이상의 편차가 발생할 수 있고, 동일 부위 내 반복 측정 시에도 약 0.8 m/s의 표준편차가 보고된다18.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단일 사례에 기반하고 있어 일반화에 한계가 있고, 스트레스나 운동량과 같은 외부 요인이 통제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본 증례는 명확한 기질적 질환 없이도 심한 피로와 생리적 기능 저하를 보인 청년층 환자에게 한의학적 치료가 주관적 증상뿐만 아니라 객관적 생리 지표 및 삶의 질도 개선시킨 사례로서, 임상적 의의가 크다. 향후 보다 정교한 연구 설계 하에 증례군 연구 또는 무작위대조시험(RCT)을 통해 다양한 연령과 증상군에 대한 한의학적 중재 효과를 체계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감사의 글

본 연구는 2024년도 부산대학교병원 임상연구비 지원으로 이루어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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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Pilz N, Heinz V, Ax T, Fesseler L, Patzak A, Bothe TL. Pulse Wave Velocity: Methodology, Clinical Applications, and Interplay with Heart Rate Variability. Reviews in Cardiovascular Medicine 2024;25(7):266.

Notes

1) 성분 : plantaginis semen cortex 2 g, rhei radix et rhizoma 1 g, senna fructus 0.5 g, paeoniae radix 0.25 g, glycyrrhizae rhizoma 0.25 g, zizyphi fructus 0.25 g, cinnamomi cortex 0.0415 g, zingiberis rhizoma 0.0275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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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Herbal Ccomposition of Modified Palmijihwang-tang

Herbal medicine Herbs Scientific name Dose (g)
Modified Palmijihwang-tang (八味地黃湯加味) 熟地黃 Rehmanniae Radix Preparata 8
山 藥 Dioacoreae Rhizoma 8
山茱萸 Corni Fructus 8
澤 瀉 Alismatis Rhizoma 6
茯 苓 Poria cocos Wolf 6
牡丹皮 Moutan Radicis Cortex 6
桂 枝 Cinnamomi Ramulus 8
附 子 Aconiti Lateralis Radix Preparata 2
厚 朴 Magnoliae Cortex 4
枳 實 Ponciri Fructus Immaturus 4
芍 藥 Paeoniae Radix 4
大 黃 Rhei Radix et Rhizoma 2
麻 仁 Cannabis Semen 2

Total 68

Table 2

Patient’s EQ-5D-5L Survey Results*

Exam date 2024.12.23 2025.02.14 2025.04.11
Profile Code 22313 11213 11112
Index Score 0.662 0.796 0.920
EQ-VAS 30 65 80
*

이 도구는 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활동, 통증/불편감, 불안/우울의 5개 차원에 대해 각각 5단계(1 : 문제없음~ 5 : 매우 심각)로 응답하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응답 결과는 차원의 순서대로 배열한 profile code로 표기된다. 예를 들어, profile code ‘21111’은 ‘운동능력에 약간의 문제가 있으나, 나머지 차원은 문제없음”을 의미한다9. 또한, index score는 일반 인구집단의 선호도(value set)를 기반으로 profile code를 환산한 요약 지표로, 0(사망 상태)에서 1(완전한 건강) 사이 값을 갖는다10.

Fig. 1

Change in the lowest daily pulse Rate over time.

1 : Start Siho-ga-yonggolmoryeo-tang, 2 : Start modified Palmijihwang-tang, 3 : Switch to Palmijihwang-hwan, 4 : Reinitiate modified Palmijihwang-tang, 5 : Remove rhei radix and cannabis semen. Add zizyphi jujuba and dimocarpus longan

Fig. 2

Change in pulse tonometry results from 2025.01.20 to 2025.04.11.

1 : Heart, 2 : Liver, 3 : Kidney, 4 : Lung, 5 : Spleen, 6 : Mingmen(命門), 7 : Average, 8 : 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