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지연을 보인 말초성 안면신경마비 환자의 한의치료 증례 1례

A Case Report of a Patient with Delayed Recovery from Peripheral Facial Palsy Treated with Gami-Soyo-san (加味逍遙散) and Facial Acupuncture

Article information

J Int Korean Med. 2026;47(2):380-392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6 May 30
doi : https://doi.org/10.22246/jikm.2026.47.2.380
임정택1,, 김하준2,, 허준영3, 류호룡3
1 동해시 보건소
1 Donghae City Public Health Center
2 본라인 한의원 가산
2 Boneline Oriental Medicine Clinic Gasan
3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심계내과학교실
3 Dept. of Internal Korean Medicine, College of Korean Medicine, Dae-Jeon University
·교신저자: 허준영 대전광역시 서구 대덕대로 176번길 75 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 TEL: +82-42-470-9561 FAX: +82-42-470-9005 E-mail: s203065@gmail.com
·교신저자: 류호룡 대전광역시 서구 대덕대로 176번길 75 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 TEL: +82-42-470-9131 FAX: +82-42-470-9005 E-mail: medicdragon@daum.net
†These authors contributed equally to this work.
Received 2026 April 26; Revised 2026 May 21; Accepted 2026 May 22.

Abstract

Introduction:

Peripheral facial palsy with delayed recovery beyond 3 months is associated with reduced rates of complete spontaneous recovery, particularly in older adults with metabolic comorbidities. This report presents a case of integrative Korean medicine treatment for persistent peripheral facial palsy with delayed recovery, in which long-standing suspected Frey’s syndrome also improved.

Case Presentation:

An 81-year-old woman with diabetes and dyslipidemia presented with right peripheral facial palsy of 4 months’ duration. She also reported gustatory sweating suggestive of Frey’s syndrome that had persisted for approximately 19 years following parotidectomy in 2005. The patient received 56 sessions of manual acupuncture combined with oral Gami-Soyo-san (加味逍遙散) extract granules over 5 months at a public health center branch. The House-Brackmann grade improved from V to II, and the Yanagihara score increased from 17 to 26. The suspected Frey’s syndrome symptoms subjectively improved after approximately 4 weeks, with severity decreasing from 10 to below 5 on a self-rated 10-point scale. Mild subjective synkinesis appeared at week 9 and was considered a natural sequela of aberrant reinnervation. No adverse events were observed. At telephone follow-up 3 months after treatment completion, the clinical improvement was reported to be maintained.

Discussion:

This case suggests that integrative Korean medicine treatment may be associated with a favorable clinical course in persistent peripheral facial palsy with delayed recovery in a primary care setting, with concurrent improvement in long-standing suspected Frey’s syndrome as a secondary finding. Further case accumulation and prospective studies incorporating objective measures are warranted.

Ⅰ. 서 론

말초성 안면마비는 흔히 벨마비(Bell’s palsy) 또는 특발성 안면마비(idiopathic facial paralysis)로 불리며, 제7번 뇌신경(안면신경, CNVII)을 침범하여 48-72시간에 걸쳐 급성으로 발생하는 일측성 하부 운동신경원성 안면마비를 주 증상으로 하고 이통(postauricular pain), 청각과민(hyperacusis), 미각 변화, 안구건조 및 눈물 분비 감소 등이 동반되며, 위험 요인・병태생리・진단・치료에 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증례에서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아 배제 진단(diagnosis of exclusion)에 의존하는 질환이다1. 말초성 안면마비는 특정 바이오마커가 없는 임상적 배제 진단(clinical diagnosis of exclusion)으로, 병력 청취와 신체 진찰만으로 진단 가능지만2 중추성 병변(뇌졸중, 종양 등) 및 말초성 병변(안면신경염, 청신경초종)과의 감별을 위해 MRI가 선택적 활용된다3. 말초성 안면마비의 표준 치료로는 발병 72시간 이내 경구 코르티코스테로이드(prednisone, prednisolone) 투여로 미국신경과학회에서 권고하고 있으며, 중증 환자에서는 항바이러스제 병용을 선택적으로 활용하며, 80-90%는 완전 회복에 이르지만 일부에서는 후유증이 잔존한다4. 말초성 안면마비는 Gardner 등의 최근 리뷰에 따르면 80-90%의 환자가 완전 회복에 이르나, 약 10-20%에서는 안검폐쇄 곤란, 비대칭적 미소, 눈썹 처짐, 식이 곤란 등의 잔존 결손이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5, 대규모 자연경과 연구에서는 치료받지 않은 환자 중 약 71%만이 정상 안면 표정을 회복하였고, 16%에서 영구적 기능 저하가 보고되었으며, 특히 초기 완전 마비 환자에서는 완전 회복률이 약 61%에 그쳐 초기 마비의 중증도가 가장 강력한 예후 인자로 제시되었다1.

최근 시행된 말초성 안면마비 환자 1,569명을 대상으로 한 Cochrane 메타분석에서 조기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치료는 6개월 시점 잔존 기능장애 위험을 약 29%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발병 72시간 이내 조기 투여가 권고되어 현재 표준 치료로 자리잡고 있다6. 그러나 발병 72시간 이내 조기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작하지 못한 경우 회복률이 저하될 수 있으며, 회복 지연의 가장 강력한 예후 인자로는 초기 마비의 중증도가 보고되어, 초기 완전 마비 환자에서는 완전 회복률이 약 61%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6. 말초성 안면마비의 위험인자로는 고령, 당뇨가 한국인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 코호트 분석에서 확인되었으며, 80세 이상의 고령에서도 유의하게 높은 위험을 보였으며7, 당뇨, 고지혈증 등 혈관병증성 동반질환을 가진 환자에서는 안면신경 vasa nervosum의 미세순환 장애와 허혈로 인해 6개월 시점 불완전 회복률(HB III-VI)이 28%로 비동반군(8.7%)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하여 회복 지연의 위험인자로 보고되었다8. 이처럼 고령, 당뇨・고지혈증 등 혈관병증성 동반질환, 초기 마비의 중증도, 그리고 조기 스테로이드 치료의 결여는 모두 회복 지연과 연관된 주요 예후 인자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러한 고위험군에 대한 추가적 임상 근거 축적이 필요한 실정이다.

한의학에서는 안면마비를 구안와사(口眼喎斜) 로 인식하여 과거부터 침, 뜸, 한약 치료를 통해 관리해 왔으며, 최근 메타분석에서도 침 치료가 벨마비의 유효율을 유의하게 높이고9, 경근자법은 전체 유효율, 완치율 및 안면 기능 지표에서 기존 치료 대비 우월한 효과를 보여 그 임상적 가치가 입증되고 있다10. 2021년 한국한의약진흥원에서 발간한 ≪안면신경마비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서는 특발성 안면신경마비의 급성기부터 침과 양약 협진치료를 시행할 것을 A등급(Moderate)으로 권고하고 있어 한의치료의 임상적 유효성이 표준화된 근거로 확립되어 있다. 그러나 기존의 한의치료 관련 임상연구 및 권고안은 대부분 급성기 회복 촉진에 집중되어 있으며, 회복 지연 또는 만성・중증 안면마비에 대한 근거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실정이다. 진료지침은 발병 3개월 이상 경과하고 일반 치료에 뚜렷한 호전을 보이지 않는 회복 지연 환자에 대해 일반 한의치료에 매선요법을 병행할 것을 B등급(Moderate)으로 권고하고 있으나, 다른 중재를 통한병행 치료에 대한 실제 임상 증례 보고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으로, 본 증례와 같이 고위험 인자가 중첩된 회복 지연 안면마비 환자에 대한 한의 통합 치료 경험의 축적이 임상적으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본 증례는 발병 초기 표준 치료인 경구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처치를 받지 않은 채 4개월 이상 경과하여 회복 지연이 관찰된 81세 여성 환자로, 고령과 당뇨・고지혈증을 동반하여 회복 지연의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만성기 말초성 안면마비 환자에 대한 한방 치료 보고는 현재까지 드물며, 특히 본 증례는 일반 의료기관이 아닌 공공보건 일차의료기관인 보건지소에서 약 5개월에 걸쳐 총 56회의 한방복합치료를 시행하여 증상 호전을 관찰한 사례로, 일차의료 환경에서 접근 가능한 한방복합치료만으로도 고령 및 기저질환을 동반한 만성기 안면마비 환자의 안면신경 기능 개선이 가능함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의가 있어 보고하고자 한다.

Ⅱ. 증 례

본 증례는 2005년경 이하선 종양 절제술을 받은 과거력이 있으며, 2024년 6월경 발병한 말초성 안면마비에 Frey 증후군 의심 증상(미각성 발한)이 동반된 81세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2024년 9월경부터 약 5개월간 동해시의 보건지소에서 총 56회 외래 치료를 시행한 환자의 치료 경과를 토대로 작성되었다. 본 증례는 후향적 증례보고 1례로서, 대전대학교 기관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 심의를 면제받았다(심의번호: 1040647-202603-HR-007-03).

1. 환자의 병력

81세 여성 환자로, 과거력상 30여 년 전 자궁경부암으로 난소 절제술을 받았으며, 2005년 우측 이하선 부위 양성 종양으로 절제술을 시행받은 이력이 있다. 이하선 절제술 시행 이후부터 식사 시 환측 안면부에 심한 국소 발한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증상(미각성 발한, gustatory sweating)이 동반되어 약 19년간 지속되었다. 또한 당뇨병 및 고지혈증에 대하여 경구 약물(1일 1회)을 복용 중이며, 내원 약 20일 전 C-spine MRI상 경추 추간판탈출증(C-HIVD) 소견이 확인된 상태였다.

환자는 본 보건지소 내원 약 4개월 전 우측 안면마비가 급성으로 발생하였으며, 발병 다음 날까지 근처 한의원에서 침 치료를 받았으나 호전이 없어 발병 3일째 A병원 응급실을 방문하였다. 응급실에서 말초성 안면마비로 진단되었으나 코르티코스테로이드는 처방되지 않았고, 인근 한의원에서의 침 치료를 권고받았다. 이후 주 5회 이상의 한방 치료를 시행하였음에도 차도가 관찰되지 않았으며, 발병 약 1개월 후 B병원에 입원하여 안면 도수치료를 3일간 시행하였으나 역시 개선되지 않았다. 발병 약 3~4개월 시점에 외부 의료기관에서 Brain MRI를 2회 시행하였으며 환자 진술상 정상 소견이 확인되었다. 안면마비에 대한 호전이 지속적으로 관찰되지 않은 상태로, 발병일로부터 약 4개월이 경과한 2024년 9월경 본 보건지소에 내원하였다.

2. 환자의 진단적 평가 및 증상

1) 임상적 평가 지표

본 증례는 발병 약 4개월이 경과한 우측 말초성 안면마비 환자로, 초진 시 시진상 House-Brackmann 척도 Grade V에 해당하는 우측 안면 근력 약화가 관찰되었고, 이마 주름이 잡히지 않는 점에서 상부 안면 분지를 포함한 말초성 병변으로 판단하였다. 치료 4일째(2회차 내원일) 평가한 Yanagihara score는 40점 만점 중 17점이었으며, 특히 눈 깜빡이기 항목에서 0점(완전 마비)이 관찰되었다. Ramsay-Hunt 증후군은 이통, 소수포성 발진, 감각신경성 난청, 이명, 현훈 등 특징적 증상이 부재하여 배제하였다.

중추성 병변(뇌졸중, 다발성 경화증, 종양)에 대해서는 상・하지 신경학적 결손 및 두통・구음장애・복시 등 전신 신경 증상이 부재하고 이마 주름이 잡히지 않는 전형적 말초성 양상을 보여 임상적으로 배제하였으며, 외부 의료기관에서 시행한 Brain MRI(2024년 9월 및 10월)에서 정상 소견을 환자 진술상 확인하였으나 내원 당시 해당 영상 자료를 지참하지 않아 직접 확인은 시행하지 못하였다. 안면신경초종 및 이하선 종양 등 구조적 병변에 대해서는 이하선부 및 귀 주위 종괴가 촉지되지 않고 청력 저하・이루(otorrhea) 소견이 부재하여 임상적으로 배제하였다. 상기 소견들을 종합하여 말초성 안면마비(벨마비)로 진단하였다.

한편 2005년 이하선 절제술 기왕력과 부합하는 식사 유발성 환측 안면부 발한이 약 19년간 지속되어 Frey 증후군이 동반 의심되었다. 본 증례에서 발한은 환측 이하선 절제 부위에 국한된 편측성 양상으로 수술 직후부터 발생하여 19년간 지속되었으며, 양측성 분포 및 수술 기왕력이 없는 일반적 미각성 다한증(idiopathic gustatory sweating)과 구별되었다. 또한 환자는 우측 안면마비 부위 국소적 다한을 호소하였으나, 전신 다한, 약물 복용 전후 변동, 특정 시간대 악화 등의 소견이 없어 약물성・내분비성・갱년기 다한증 또한 배제하였다. 다만 Minor starch-iodine test 등 객관적 진단 검사가 시행되지 않아 임상적 추정 진단에 해당하였다.

또한 동반된 경항부 통증 및 좌측 상완 방사통은 Spurling test 및 Distraction test 양상과 dermatome・압통 소견 및 외부 영상 검사상 경추신경뿌리병증(cervical radiculopathy)으로 평가되어 함께 관리하였다.

2) 환자의 증상별 임상 소견

(1) 우측 안면마비(Right peripheral facial palsy)

초진 시 시진상 이마 주름이 환측에서 형성되지 않고, 눈썹이 처지며,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는 토안(lagophthalmos) 양상이 관찰되었으며, 우측 비순구의 평탄화 및 구각의 처짐이 확인되었다. 환측에서는 눈 깜빡이기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완전 마비 상태였고, ’O’・’U’ 발음 시 입술 모양 형성이 불량하였다. 환자는 어떤 치료에도 반응이 없는 완강히 굳은 상태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갈 정도라고 진술하였다.

(2) 안면신경 손상 부위 추정을 위한 검사 소견

안면신경의 손상 부위 추정을 위한 표준 평가는 다음과 같이 시행 또는 검토되었다. 각막반사(corneal reflex)는 보존되어 있었고, 혀 앞 2/3 미각 및 청각과민에 대한 임상 문진상 이상 소견은 확인되지 않았다. 환자는 환측의 자각적 누액 분비 저하를 호소하였으나, Schirmer test 및 정량적 등골근반사 검사 등 정량적 평가는 보건지소의 진료 여건상 시행되지 못하였다. NCS/EMG 등 전기생리학적 검사가 시행되지 않아 안면신경의 정확한 손상 부위를 단정할 수는 없으나, 누액 분비 저하 호소는 슬상신경절(geniculate ganglion) 근위부 침범 가능성을 시사할 수 있다.

(3) 기타 증상

환자는 2005년 이하선 부위 양성 종양 절제술 이후 발생한 식사 시 환측 안면부의 심한 국소 발한을 보고하였다. 해당 증상은 수술 이후 약 19년간 지속되어 온 만성 증상으로, 저작・미각 자극 시 이하선 절제 부위 주변으로 발한이 집중되는 양상이었으며, Frey 증후군이 의심되었다. 다만 객관적 진단 검사(Minor starch-iodine test 등)는 시행되지 않아 임상적 추정 진단에 해당하였다.

또한 내원 약 20일 전부터 발생한 경항부 통증 및 좌측 상완 방사통(타 의료기관 영상상 경추 추간판탈출증 진단)으로 인해 입면난을 동반한 불량한 수면의 질을 호소하였으며, 3시간 내외의 짧은 수면 시간을 보고하였다. 이와 함께 피로감, 심계항진, 불안감이 동반되었고, 식욕 저하(1일 2식, 끼니당 1/3공기)와 공복감이 관찰되었다. 또한 야간 빈뇨(수면 중 5회, 1일 총 10회 이상) 및 기침・재채기 시 복압성 요실금이 확인되었다. 추위를 많이 타는 경향을 보였다.

3. 환자의 변증 진단

초진 당시 시행한 망문문절상 정상 체형, 면색은 어두웠으며(面黑), 식사량이 1일 2식, 1끼당 밥 1/3공기로 적은 편이었다. 입면난(+)을 동반한 1일 3시간 내외의 불량한 수면과 함께 피로감(+), 심계(+), 불안감(+)이 관찰되었으며, 야간 빈뇨(5회 이상) 및 외한(畏寒) 경향이 확인되었다. 설진상 박백태(薄白苔) 및 치흔설(齒痕舌), 맥진상 맥침삽약(脈沈澁弱), 복진상 좌측 천추(天樞) 및 전중(膻中) 압통 양성이 확인되었다.

상기 소견 중 불안감・심계・입면 곤란・전중 압통・면색 어두움・맥삽(脈澁)은 肝氣鬱結 및 氣滯로 인한 氣血運行不暢 소견, 치흔설・맥약(脈弱)・식욕 저하・외한 경향은 血虛 소견에 해당하여 肝鬱血虛證(간울혈허증)으로 변증하였다. 특히 입면 곤란・불안감・심계・면색 어두움 등은 肝鬱이 장기간 지속되어 발생한 肝鬱化火(간울화화)의 兼證으로 해석되어, 본 환자의 변증은 肝鬱血虛에 火의 兼證이 동반된 것으로 판단하였다. 기타 유사 변증으로 心脾兩虛는 비기허(脾氣虛)의 핵심 소견인 식소변당(食少便溏)・사지권태가 두드러지지 않아 배제하였고, 肝腎陰虛는 음허내열(陰虛內熱)의 舌紅少苔・脈細數 소견이 부재하여 배제하였다.

4. 치료적 중재

1) 침 치료

침 치료의 자침 혈위 및 시술 기법은 「특발성 안면신경마비 韓醫임상진료지침(개정판, 2015)」¹⁵에 제시된 혈위 선택 및 자침 기법과, 환자의 마비 양상에 따라 마비된 안면 근육을 직접 자극하는 아시혈(阿是穴) 개념을 결합하여 선정하였다.

침 치료는 2024년 9월경 초진일(치료 0일)부터 약 5개월간 외래 내원 시마다 주 3~4회 빈도로 총 56회 시행되었으며, 본 보건지소에 근무하는 공중보건한의사 1인이 모든 시술을 단독 수행하였다. 치료에는 1회용 멸균 스테인리스 호침(길이 30 mm, 굵기 0.40 mm, 동방침, 한국)을 사용하였고, 앙와위 자세에서 자침하였다.

치료 단계와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양측 ST8(두유), GB16(목창), GB14(양백), EX-HN5(태양)에 자침하였다. 관골 하연(顴骨下緣) SI19(청궁)에서 LI20(영향)에 이르는 부위에는 협근(buccinator), 대관골근(zygomaticus major), 구륜근(orbicularis oris) 등 안면신경 협부・변연하악 가지(buccal and marginal mandibular branches)의 지배를 받는 안면 근육을 대상으로, 환자의 마비 양상을 평가한 후 마비가 확인된 근육군에 6~7개소의 자침을 시행하였다. 또한 GV26(인중)과 CV24(승장)은 횡자(橫刺)하였으며, ST4(지창)에서 ST6(협거) 방향으로 투자(透刺)를 시행하였다.

자침 깊이는 부위별 근육층 두께를 고려하여 5~15 mm로 조절하였으며, 득기(得氣)감 확인 후 별도의 수기 자극은 가하지 않고 약 15분간 유침하였다. 본 증례에서는 전기침, 약침, 레이저침 등 추가적 자극을 병용하지 않은 순수 호침 자극(manual acupuncture)만 시행하였다.

침 치료와 병행하여 한약 치료를 동시 시행하였으며, 시술은 모두 보건지소 외래 진료실에서 이루어졌다. 치료 기간 중 자침 부위 출혈, 혈종, 어지러움, 통증 악화 등 이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2) 한약 치료

한약제제는 경방가미소요산엑스과립(Kyoungbang Gamisoyosan Ext. Granule, 경방신약, 대한민국)으로, 1일 3회, 1회 1포씩 식후 30분에 경구 복용하도록 하였으며, 외래 내원 기간 동안 지속 투여하였다. 구성 생약 및 1일 투여량 환산은 Table 1과 같다.

Composition of Gami-soyo-san (加味逍遙散)

3) 양방치료

기존에 복용 중이던 메트포르민(metformin) 500 mg, 다파글리플로진(dapagliflozin) 10 mg, 피오글리타존(pioglitazone) 15 mg(당뇨병)과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rosuvastatin/ezetimibe) 5 mg/10 mg (이상지질혈증)은 각각 1일 1회 아침 식후 복용으로, 본 보건지소 외래 치료 기간 동안 변동 없이 유지되었으며, 별도의 신규 양방 약물은 처방되지 않았다.

5. 임상평가지표 및 치료 경과

1) 임상평가지표

(1) House-Brackmann 척도(H-B scale)11

House-Brackmann 척도는 1985년 House와 Brackmann에 의해 고안된 안면신경 기능 평가 도구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평가법이다. Grade I(정상)부터 Grade VI(완전 마비)까지 6단계로 구성되며, 안면 근육의 대칭성, 수의적 움직임의 정도, 연합운동 및 구축의 유무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본 증례에서는 초진일(2024년 9월경)과 치료 경과 중 주요 시점에 반복 평가하여 안면신경 기능의 변화를 추적하였다.

(2) Yanagihara Score(Yanagihara’s unweighted grading system)12

Yanagihara 점수는 안면 표정근의 기능을 10개 항목(안정 시 비대칭, 이마 주름잡기, 가볍게 눈감기, 강하게 눈감기, 눈 깜빡이기, 코 주름 만들기, 환측 윙크, 치아 보이기, ’O’ 모양 만들기, ’U’ 모양 만들기)에 대하여 각 0-4점으로 평가하는 정량적 도구로, 총점 0-40점으로 산출된다. 점수가 높을수록 안면신경 기능이 양호함을 의미한다. H-B 척도에 비하여 각 항목별 세부 변화를 추적할 수 있어 치료 경과의 정량적 비교에 유용하다. 본 증례에서는 초진 시점에는 점수가 기록되지 않아 2회차 내원일(치료 4일째)부터 평가하였으며, 치료 경과 중 주요 시점에 총 4회 반복 평가를 시행하여 안면신경 기능의 정량적 변화를 추적하였다.

(3) 주관적 평가

환자가 호소한 증상 중 객관적 평가 도구로 측정하기 어려운 항목들에 대해서는 환자의 주관적 보고(self-report)를 기반으로 치료 경과를 추적하였다. 이하선 절제술 이후부터 약 19년간 지속되어 온 식사 시 환측 안면부의 국소 발한(gustatory sweating) 증상에 대해서는 치료 경과 중 발한 양상, 빈도 및 자각적 호전 여부를 추적하였다. 객관적 진단 검사인 Minor starch-iodine test는 보건지소의 진료 여건상 시행하지 못하였다는 한계가 있어, Frey 증후군은 임상적 추정 진단에 해당하였다.

2) 치료경과 및 환자와 의료진의 관찰 소견(Fig. 1)

Fig. 1

Timeline of treatments and outcomes.

환자는 2024년 9월경 초진을 시작으로 2025년 2월경까지 약 5개월간 총 56회의 외래 치료를 받았으며, 치료 기간 동안 안면마비, 경항부 통증, Frey 증후군 의심 증상 및 수면 불량 등의 복합 증상이 단계적으로 호전되는 양상을 보였다. 치료 경과 중 안면마비 관련 평가는 Table 2에 제시하였다.

Treatment course and clinical outcomes

(1) 안면마비 증상의 치료 경과

환자는 2024년 9월경 초진 이후 주 3-4회의 빈도로 침 치료를 시행받았으며, 치료 경과에 따라 단계적 호전이 관찰되었다.

① 초기 단계(치료 0~5주차, 약 5주간)

치료 5주까지는 치료에 대한 반응이 없이 안면 근육의 움직임이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속적인 치료로 인해서 10월 말부터는 미세하게 안면 근육의 움직임이 관찰되었다..

② 급속 호전 단계(치료 6~9주차)

치료 6주차부터 안면 근력에 뚜렷한 호전이 관찰되기 시작하였다. 환측 안면 근육의 자발적 움직임이 점진적으로 회복되어 환자가 자각적으로도 안면 움직임의 호전을 진술하였으며, 시진상 환측 안면 표정근의 미세한 움직임이 확인되어 House-Brackmann 척도 Grade IV에 해당하는 호전이 관찰되었다. 치료 7주차에는 환측에서 구륜근(口輪筋)을 포함한 안면 근육의 자발적 움직임이 보다 명확하게 관찰되었고, 안정 시 비대칭이 점진적으로 개선되어 House-Brackmann 척도 Grade III에 해당하는 호전을 보였다. 치료 8주차에는 환측 눈 주름이 형성되기 시작하고 안정 시 비대칭이 현저히 개선되었으며, 환측에서 가벼운 눈감기가 가능해지고 이마의 주름까지 자발적 움직임이 관찰되어 안정 시에는 약간의 불균형만 잔존하고 움직임 시 경미한 이상이 관찰되는 House-Brackmann 척도 Grade II로 평가되었다. Yanagihara 점수는 치료 4일째 17점에서 치료 8주차 19점, 치료 9주차 21점으로 점진적 상승을 보였다.

③ 연합운동 출현 및 관리 단계(치료 9주차 이후)

치료 9주차에 환자는 ’눈을 뜨면 입이 같이 올라간다’는 자각적 연합운동장애(synkinesis)를 처음 호소하였다. 시진상 ’O’ 발음 시 좌우 비대칭이 관찰되었으며, 휴식 시에는 비대칭이 없는 경미한 연합운동 양상이었다. 이후 치료 10주차 Synkinesis Assessment Questionnaire(SAQ) 14점으로 평가되었고, 치료 11주차, 13주차, 17주차, 18주차 진료 시 자각적 연합운동장애가 확인되었으나 호전이 관찰되지 않았다. 다만 H-B 척도 Grade II는 유지되며 전반적인 안면신경 기능 호전은 안정적으로 지속되었다.

④ 안정화 및 유지 단계(치료 14~22주차)

치료 14주차 평가 시 Yanagihara 점수 26점으로 치료 4일째 대비 +9점 상승하였다. 치료 12주차 진료 기록상 ’구순 부위 움직임이 개선되어 보임’이 관찰되었고, 치료 종결 시점(치료 22주차, 56회)까지 H-B Grade II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2) 기타 증상

이하선 절제술(환자 진술 기반, 2005년경) 이후 약 19년간 환자는 식사 시 환측 수술 부위에 심한 국소 발한이 지속되어 사회적 불편감이 큰 상태였으며, 재수술이 어렵다는 소견을 받아 별다른 치료 없이 지내왔다. 본 보건지소에서 안면마비에 대한 침 치료를 시작한 후 약 4주차에 식사 시 발한이 자각적으로 소실되었고, 치료 11주차에 일시적 재발이 관찰되었으나 치료 이전 강도를 10점으로 하였을 때 5점 미만 수준으로 현저히 경감된 상태였으며, 치료 13주차에 재차 소실됨이 확인되어 치료 종결 시점까지 호전이 유지되었다.

한편 초진 시 호소하였던 경항부 및 좌측 상완 방사통은 치료 초기 3주간 침 치료 병행 후 점진적 호전을 보였으며, 이에 따라 야간 통증과 수면 장애도 현저히 감소하였다. 치료 9주차 진료 시 환자는 “이전에 경항통이 있을 때는 거의 못 자다가, 통증이 없어지고는 그래도 좀 잘 수 있다”고 보고하여, 경항부 통증 호전이 수면 질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3) 환자의 관찰 소견 및 전반적 만족도

환자는 치료 초기 “4개월 이상 호전되지 않은 안면마비와 심한 경항부 통증으로 치료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고 초기에는 치료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존재”하였으나, 설득 과정을 거쳐 주 3-4회 꾸준히 내원하였다. 치료 경과에 따라 환자의 태도는 긍정적으로 변화하였으며, 치료 종결 시점에 환자는 “접근성과 경제적 부담이 없는 보건지소에서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서 호전을 경험하였고, 이제는 여행 등 일상생활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경항부 및 상완 통증의 호전으로 인해서 수면의 질은 이전보다 호전되었으며 크게 수면 문제는 호전 이후 특이사항은 관찰되지 않았다.

특히 예상치 못한 관찰 소견으로, 환자와 의료진 모두 2005년 이하선 절제술 이후 약 19년간 지속되어 온 Frey 증후군 의심 증상이 본 침 치료 과정에서 함께 소실됨을 확인하였으며, 이는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 중요한 요소로 보고되었다.

3) 부작용(Adverse effect)

치료 기간 중 자침 부위 출혈, 혈종, 어지러움, 통증 악화 등 침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한약 복용에 따른 위장관계 증상, 발진 등의 이상반응 또한 보고되지 않았다. 치료 9주차에 환자가 자각적으로 호소한 연합운동(synkinesis, “눈을 뜨면 입이 같이 올라간다”)은 안면마비 회복 과정에서 손상된 안면신경의 이상 재지배(aberrant reinnervation)로 인해 흔히 발생하는 잔존 후유증으로13, 일반적으로 발병 후 3~12개월 사이에 출현하는 자연 경과에 해당한다. 본 증례에서 synkinesis는 안면마비 회복(H-B Grade V → II)이 진행된 시점에 출현하였으며, 침 치료 또는 한약 복용과의 직접적 인과성은 낮은 것(unlikely related)으로 판단되었다.

4) 추적관찰(Follow-up)

치료 종결 시점인 치료 22주차(2025년 2월경) 이후, 본 보건지소의 공중보건한의사 교체로 인해 동일 치료자에 의한 지속 진료가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였다. 환자는 치료 종결 시점에 달성된 안면 기능 호전(House-Brackmann Grade II)에 대해 만족감을 표현하며 재방문하지 않았으나, 치료 종결 약 3개월 후 유선 추적 시 환자는 호전된 안면 기능이 일정 수준 유지되고 있으나 치료 중단 이후 추가적 호전은 관찰되지 않는다고 보고하였다. 이후 환자는 인근 한방 의료기관에서 지속적인 한방 치료를 받고 있으나, 본 보건지소 치료 기간 동안 관찰되었던 정도의 뚜렷한 호전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진술하였다.

Ⅲ. 고찰 및 결론

본 증례는 발병 약 4개월이 경과한 만성 말초성 안면마비에 이하선 절제술(2005년) 이후 약 19년간 지속된 Frey 증후군 의심 증상이 동반된 81세 여성 환자에 대하여, 보건지소 외래에서 2024년 9월부터 2025년 2월까지 약 5개월간 총 56회의 침 치료 및 한약 치료를 시행한 사례이다. 본 환자는 81세의 고령에 당뇨 및 고지혈증을 동반하였고, 발병 초기 응급실 내원 시 표준 치료인 경구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투여받지 못한 채 4개월이 경과하였으며, 초진 시 House-Brackmann 척도 Grade V에 해당하는 중증 마비 상태로 회복 지연의 주요 예후 불량 인자가 다중적으로 중첩된 고위험군에 해당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 결과 House-Brackmann 척도는 Grade V에서 Grade II로, Yanagihara score는 17점에서 26점으로 상승(+9점)하는 임상적으로 유의한 호전이 관찰되었으며, 장기간 지속되어 온 Frey 증후군 의심 증상 또한 치료 경과 중 소실되었고, 동반되었던 경항부 통증 및 수면 장애도 함께 개선되어 복합적 임상 소견 전반에 걸친 호전이 확인되었다.

본 증례에서 사용한 혈위 중 GB14 양백(陽白), EX-HN5 태양(太陽), SI19 청궁(聽宮), LI20 영향(迎香), GV26 인중(人中), CV24 승장(承漿), ST4 지창(地倉)은 ≪특발성 안면신경마비 韓醫임상진료지침(개정판, 2015)≫에 제시된 혈위 및 자침 기법에 해당한다14. 또한 ST8 두유(頭維)와 GB16 목창(目窓)은 측두근 부위의 국소 자극 및 안면부 긴장 완화를 목적으로 추가 선택하였다. Kwon 등(2015)이 시행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에서는 발병 6개월 이상 경과한 벨마비 후유증 환자를 대상으로 8주간 침 치료를 시행한 결과, 대조군 대비 안면장애지수(Facial Disability Index)의 사회・신체 기능 점수, Sunnybrook Facial Nerve Grading score 및 안면 강직도에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호전이 관찰되었으며, 특히 초진 시 House-Brackmann Grade IV-V에 해당하는 중등도-중증 환자 9명 중 6명이 치료 후 Grade II-III로 호전되어, 회복 지연군에서도 침 치료의 임상적 유효성이 입증되었다15. 침치료는 국소적으로는 안면 혈위 자극이 안면신경 압박 부위의 부종 및 허혈을 완화하고 미세순환을 개선하여 신경 재생에 유리한 미세환경을 조성하는 것으로 보고되며, 신경영양인자(neurotrophic factors)의 발현 상향 조절 및 손상 신경의 재생・기능적 회복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6. 또한 최근 기능적 뇌 영상 연구들은 침 치료가 안면마비 환자의 중추 운동・감각 신경 회로에 작용하여 피질 재구성(cortical reorganization)을 유도함으로써 안면신경 기능 회복에 기여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17. 다만 침 치료가 만성기 안면 근력 자체의 강화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며, 본 증례에서 관찰된 임상적 호전 역시 신경 기능 회복, 안면 강직도 감소, 그리고 사회・심리적 안면장애 개선이 복합적으로 기여한 결과로 해석된다. 또한 본 환자에게 투여한 가미소요산(加味逍遙散)은 ≪태평혜민화제국방(太平惠民和劑局方)≫의 소요산(逍遙散)에 치자(梔子)와 목단피(牡丹皮)를 가한 처방으로, 간울(肝鬱)・혈허(血虛)에 번열(煩熱)・불안・수면장애가 동반된 증상군에 활용되어 왔다. 본 환자에서 관찰된 입면난을 동반한 불량한 수면, 피로감, 심계(心悸), 불안 등 자율신경 실조 양상의 전신 증상은 간울혈허(肝鬱血虛)의 변증에 부합하였으며, 가미소요산은 국내 한의 임상 실태조사에서 자율신경실조증에 가장 빈용되는 처방으로 보고된 바 있다18.

또한 본 환자는 이하선 절제술 이후 약 19년간 Frey 증후군 의심 증상을 호소해왔으나 별다른 중재 없이 지내온 상태였다. Frey 증후군(이개측두신경 증후군, auriculotemporal syndrome)은 이하선 절제술의 가장 흔한 합병증으로, 손상된 이개측두신경의 부교감 섬유가 재생 과정에서 피부의 교감 sudomotor 경로와 이상 재지배(aberrant reinnervation)를 형성하여 저작・미각 자극 시 환측 발한을 유발하는 자율신경계 질환이다19. 예방적 graft 삽입과 보툴리눔 독소 A 피내 주사 등의 치료법이 시도되어 왔으나 근거 수준이 충분하지 않으며 효과의 지속성에 한계가 있어20,21. 본 환자와 같이 수술 후 수십 년이 경과한 만성기 환자에서는 확립된 표준 치료가 부재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환자와 같이 수술 후 수십 년이 경과하여 예방적 접근의 기회를 놓친 만성기 환자에서는 임상적 선택지가 더욱 제한된다. 본 증례에서 침 치료 시작 약 4주차에 Frey 증후군 의심 증상이 자각적으로 소실된 것은 예상치 못한 secondary finding으로, 그 기전은 명확하지 않으나 침 치료가 자율신경계의 균형 회복 및 국소 신경 조절 효과를 매개한다는 기존 보고를 고려할 때22, 본 증례에서 시행된 이개측두신경 분포 부위에 대한 안면 국소 자침이 이상 재지배된 자율신경 섬유의 기능적 조절에 기여하였을 가능성을 제한적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다만 본 증례는 단일 사례이며 객관적 진단 검사가 시행되지 않아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 없다.

Peitersen이 25년간 시행한 Copenhagen Facial Nerve Study에서 1,701명의 벨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자연 경과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71%만이 완전 회복에 이르렀고, 약 29%에서 영구적 잔존 근력 약화, 17%에서 안면 구축, 16%에서 연합운동 등 후유증이 잔존하였으며, 특히 발병 3개월 이후 정상 기능 회복률은 현저히 저하되어 6개월이 경과한 시점에도 기능적 문제가 지속된 환자 중 정상 안면 기능을 회복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23. 본 증례 환자는 발병 4개월이 경과한 만성기에 81세 고령, 당뇨・고지혈증 동반, 발병 초기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미투여, 초진 시 House-Brackmann 척도 Grade V의 중증 마비 등 회복 지연의 다중 예후 불량 인자가 중첩되어 자연 회복 가능성이 매우 제한적인 고위험군에 해당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건지소 일차의료 환경에서 시행된 약 5개월간의 한방복합치료를 통해 House-Brackmann 척도 3단계 호전(V→II) 및 Yanagihara score +9점 상승의 임상적으로 유의한 호전을 달성하였고, 19년간 지속되어 온 Frey 증후군 의심 증상 및 동반된 경항부 통증・수면 장애가 함께 호전되어, 본 증례는 회복 지연의 다중 위험 인자가 중첩된 만성기 중증 안면마비 환자에서 한방복합치료가 임상적으로 유의한 호전을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다만 본 증례는 다음과 같은 한계를 지닌다. 첫째, 안면마비의 진단 및 경과 평가에 있어 신경전도검사(NCS), 근전도(EMG) 등 전기생리학적 검사가 시행되지 못하여 안면신경 손상의 정확한 위치 및 정도, 회복 과정에서의 신경 재생 양상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제한되었다. 또한 외부 의료기관에서 시행된 Brain MRI 결과는 환자 진술상 정상 소견으로 확인하였으나 영상 자료를 직접 확인하지 못하여 중추성 병변 배제의 영상학적 근거 검증에 제한이 있었다. 평가 지표 측면에서도 Yanagihara score 및 House-Brackmann 척도와 같은 시진 기반 평가 도구 외에 facial nerve grading의 보다 정밀한 정량적 평가(Sunnybrook Facial Nerve Grading System 등)나 표면 근전도, 안면 영상 분석 등 객관적 측정이 병행되지 못하였다. 둘째, Frey 증후군 의심 증상에 대한 진단은 환자의 주관적 호소와 임상 병력에 근거한 추정 진단(presumptive diagnosis)에 해당하며, Minor starch-iodine test 등 객관적 진단 검사가 시행되지 못하였다. 셋째, 이러한 객관적 진단・평가 도구의 부재는 영상 및 전기생리학적 검사 장비와 정량적 평가 도구가 구비되지 않은 공공보건 일차의료기관(보건지소)의 진료 여건에서 기인한 구조적 제한점에 해당한다. 넷째, 본 연구는 단일 증례 보고로서 일반화에 한계가 있으며, 침 치료와 한약 치료가 동시에 이루어져 개별 중재의 기여도를 분리하여 평가하기 어렵고, 자연 경과 및 시간 경과에 따른 영향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증례는 영상 및 정량적 진단 자원의 접근이 제한된 일차의료 환경에서도 한방복합치료를 통해 회복 지연성 만성기 말초성 안면마비에 대한 임상적 호전을 관찰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동반된 Frey 증후군 의심 증상의 호전 또한 함께 확인되어 한의학적 접근의 임상적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향후 전기생리학적 검사(NCS/EMG) 및 정량적 평가 도구를 병행할 수 있는 연구 환경에서 회복 지연 안면마비에 대한 한방복합치료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추가 증례 축적, 전향적 단일군 연구(prospective single-arm study) 및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을 포함한 단계적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본 증례에서 secondary finding으로 관찰된 Frey 증후군 의심 증상의 호전에 대해서도 Minor starch-iodine test 등 객관적 진단 검사를 병행한 추가 증례 보고 및 검증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감사의 말

이 논문은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o. RS-2022NR07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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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Composition of Gami-soyo-san (加味逍遙散)

Prescription name Herb Name Pharmacognostic name Daily dose (g)
Gami-soyo-san (加味逍遙散) 當 歸 Dang Gui Angelica gigas Nakai 3.0
白芍藥 Bai Shao Yao Paeonia lactiflora Pallas 3.0
柴 胡 Chai Hu Bupleurum falcatum L. 3.0
白 朮 Bai Zhu Atractylodes macrocephala Koidz. 3.0
茯 苓 Fu Ling Poria cocos (Schw.) Wolf 3.0
牡丹皮 Mu Dan Pi Paeonia suffruticosa Andrews 2.0
梔 子 Zhi Zi Gardenia jasminoides Ellis 2.0

Fig. 1

Timeline of treatments and outcomes.

Table 2

Treatment course and clinical outcomes

Visit/Stage Time point H-B grade Yanagihara score Key clinical events
Baseline (1st visit) Day 0 V Not recorded Initial presentation; complete eye-blink palsy

2nd visit Day 4 V 17/40 Baseline Yanagihara score established

Early stage Week 0-5 V→V - Combined facial/cervical acupuncture; cervical pain gradually resolved

Rapid improvement Week 6-9 V→II 17→19→21 Forehead wrinkling restored; gentle eye closure regained

Maintenance Week 12 II - "Improved peri-oral movement" noted in chart

Mid-term assessment Week 14 II 26/40 (+9) Stable improvement maintained

Treatment end Week 22 (56 th session) II 26 H-B II retained; treatment completed

H-B : House-Brackmann scale